가격 흥정 못하는 제가 겪었던 일화

안녕하세요. 가격 흥정 바보계의 스티브 잡스 멍멍입니다.

 

저 아래 가격 흥정에 대한 글을 읽고 얼마 전에 제가 여행지에서 겪은 일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아래 글에 제가 이런 답글을 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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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위 10%에 들 듯.
저는 꼭 필요한 물건이면 미리 최저가와 적정가를 검색해보고 사고
아니면 가격 물어봐서 대충 내 기준에 적정하다 싶으면 두말없이 사고 아니면 안 사버려요.
다른 사람이 같은 걸 샀어도 가격을 절대 물어보지 않고 남이 물어봐도 잘 가르쳐주지 않고요.
덕분에 여행지에서 돈은 다른 사람보다 많이 썼지만 물건사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는 거의 안 받은 듯.

흥정에 약하시면 휴브리스님 블로그에 언급된 손정의식 협상법을 써보셔도 좋을 듯. (농반진반)

- 1995년, 손정의는 컴덱스를 인수하기 위해서 셀던 아델슨 회장을 만났다. 기업인수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대상 기업의 가치평가다. 기업을 인수하려는 쪽에서는 아무리 많은 보고서를 읽고 치밀한 분석을 해도 한계가 있다. 기업의 가치는 결국 소유한 쪽에서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손정의는 아델슨 회장을 만나서 "받고 싶은 가격을 딱 한 번만 말하되, 그 가격이 적정하지 않으면 나는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델슨 회장은 고민 끝에 8억 달러를 제시했고, 손정의는 컴텍스를 인수했다. 손정의가 속으로 생각했던 적정가격은 8억 5천만 달러였다. 만약 손정의가 아델슨에게 이것이 유일한 기회라는 확신을 주는 데 성공했다면, 손정의는 적정한 가격으로 컴덱스를 인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델슨이 "한 번뿐인 협상기회"에 회의적이었다면 그는 손정의를 속였을 가능성이 높다.

아줌마. 이 시금치 한 단에 얼마에요? 잠깐! 가격을 딱 한번만 말해서 그 가격이 적정하지 않으면 나는 이 시장을 떠날거에요. 자 이제 말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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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미 이 스킬을 시전해본 적이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기념품 시장을 갔는데 맘에 드는 걸 파는 노점이 있어서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문제는 제가 그 동네 물가도 모르고 특히 기념품 물가는 더더욱 몰라서 적정가를 전혀 알 수 없었다는 거.

그래서 그냥 얼만지 물어봤는데 제가 어림짐작한 값의 대략 10배정도더군요...

 

도저히 합의점을 찾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가려는데

비수기라 백만년만에 찾아온 손님을 그냥 보낼 수 없었던 가게 주인이 미친듯이 달라붙더군요.

 

얼마를 원해. 네 가격을 말해봐. 스페셜한 가격에 줄게. 네 가격은 얼마야. 말해봐. 가격 좋아. 말만 해.

 

무시하고 그냥 가려는데 내가 그냥 가면 삼대가 굶을 것 같은 간절함으로 매달리길래

문득 생각난 손정의식 협상법을 적용해봤습니다.

 

사실 저 글을 읽기 전이어서 손정의식이라고 할 순 없고

그 전에 읽었던 협상에 대한 책인지 게임이론에 대한 책인지 둘 다인지에서 읽었던 내용이었어요.

 

어떤 거냐면

그 책 저자는 차를 살 때 이런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근처 자동차 매장 여러군데에 전화를 걸어서 딜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내가 차를 살 건데 지금 이 근처 딜러들에게 전화를 쭉 돌리고 있어.

그 중에서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하는 데서 살 거야.

단, 전화를 딱 한번만 해서 한 번만 물어볼거야. 가격 협상은 없어.

그러니까 네가 딱 한번 가격을 말해서 그게 제일 싸면 너한테서 사겠지만 더 싼 데가 있으면 너한테 다시 전화할 일은 없어.

 

그렇게 말하면 딜러는 진짜 가격을 말하게 되기 때문에

자기 경험으로는 매장에 가서 싸니 비싸니 따지는 것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었다네요.

 

그거 읽을 때 호오 그럴듯한데? 했던 기억이 있어서

푼돈이지만 기념품 가게에서 적용을 해봤습니다.

 

아주 송곳같이 날카로운 눈빛과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죠.

 

얼마에 해줄건데? 난 흥정하기 싫으니까 네가 가격을 말해서 괜찮으면 사고, 아니면 그냥 갈거야. 기회는 한 번 뿐이야. 얼마에 팔 거야?

 

그러자 약 3초의 정적이 흐르고...

 

주인은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어? 하는 표정으로 다시 말했습니다.

 

얼마면 살거야? 네 가격을 말해봐. 스페셜한 프라이스에 줄게. 얼마를 원해. 얘기해봐. ... (네버엔딩)

 

저는 게임이론은 현실에서 잘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교훈과 함께 퇴각했습니다.

 

 

이 얘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한 친구가 날카롭게 지적하길

 

네가 영어를 못해서 못 알아들었을거야.

 

그런 진실 함부로 얘기하지 마..

 

 

    • 감히 선수한테 선수를 쳤군요.
      근데 뭐 살 때 형편 등 여러변수가 있어 항상 같지 않게 되더군요.
    • [우리의 기대]
      나 - 흥정하기 싫으니까 블라블라
      상인 - (눈빛 날카롭게 삐씽~하고 빛남) '오옷! 대단한 사람이야... 굴복할 수 밖에 없군. 허헛, 내 솔직하게 가격을 제시함세.'

      현실은 그런 거 없고 우린 호구
    • 세계 3대 거짓말에 상인들의 말이 들어가죠.
    • 용산은 일상다반사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총판에서 물건 떼다 파는 곳 중 자기네가 먼저 가격 말해주는 곳은 대형업체 밖에 없더군요.
      요즘은 저런 게 인터넷 겸업이라 많이 사라졌지만요. 가게에 왔는데도 주문은 PC로 하는 세상이니.
    • 이것이 바로 '제시요. 역제시 즐'
    • 이건 비슷한 경우로 이건 용팔이의 상습적인 대사인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를 원천봉쇄 할 수있는 협상법이죠.



      가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하는 심리전에서 '니 패 먼저 까봐'라고 하는거니까요. 어쨌든 손님은 갑이고 정당성도 있으니.



      "이거 얼마에 줄 수 있어요?"(얼마까지 디스카운트 되냐는 뉘앙스로)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는데요?"



      "그게 무슨 상관이예요? 이걸 여기서 파는 가격이 있을테니 얼마인지는 가게에서 말해줘야지, 왜 손님이 그걸 대답해야되나요?"
    • 글이 재미있어요. 저는 저한테 가격 깍아준 사람들이 말하길, 조용히 잘 깍는다고 하더군요. 무리하게 깍진 않아요, (조용히) 안 깍아주시나요, 라고 하면 멈칫하며 깍아줘요. 그러면 보통 만족하고 삽니다.
    • ㅋㅋㅋㅋ 우오 대단한 장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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