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재 창작물을 바라보는 한국 독자들의 이율배반적 태도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이야기는 장편 4편과 단편집 5권이 전부였죠. 이 작품들 이외의 셜록 홈즈 이야기는 이 매력적인 영웅을 그대로 놔두고 싶어하지 않은 후세 사람들이 만들어낸 패러디나 파스타시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원작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셜록 홈즈 이야기는, 그러니까 어떤 형태로 표현되든 파스타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에요. 그러니까, 최근에 나온 BBC의 현대식 홈즈 이야기도 파스타쉬이죠.  

 

  그런데 이 셜록 홈즈 이야기를 바라보는 한국 독자들의 태도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영상물로 나온 셜록 홈즈 이야기는 어떤 사람들이 봐도 셜록 홈즈 이야기 중의 하나로 봅니다. 심지어 셜록 홈즈 캐릭터를 아주 이상하게 바꾸어 버린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 영화를 보더라도,  논란은 있을 지언정, 원작에 충실했다 하여 작품 자체를 등한시 하는 태도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건 우리 나라에서 만든 셜록 홈즈 뮤지컬도 마찬가지이죠.

 

 그런데 소설 쪽에 오면, 이상하게 독자들이 매우 까다로워 집니다. 제가 작년에 교보 문고에 갔을 때 이야기인데, 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들었는데요, 니콜라스 메이어가 쓴 <셜록 홈즈의 7% 용액>을 꺼내 들면서, "이건 진짜가 아니잖니."라고 말하는 것이었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셜록 홈즈 파스타시 소설들은 무조건 약간 '아류'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셜록 홈즈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든 안 했든 영화 셜록 홈즈나 드라마 셜록 홈즈를 즐겼던 사람들이, 소설 쪽에 넘어가면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이야기에만 메달리더군요. 그래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은 셜록 홈즈 파스타시 물들이 국내에 소개됐지만  대부분 다 '아류'취급 당하며 실패 했지요. 저는 정말로 못쓴 셜록 홈즈 파스타시 물을 옹호해 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나름대로 꽤 재미있게 쓴 작품들도 코난 도일이 쓰지 않은 작품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등장부터 무시당하는 국내 독자들의 태도는 좀 이해가 안 가요. (예외도 있습니다. 셜록 홈즈 실크 하우스 비밀은 홍보를 꽤 잘해서인지 성공했지요.)

 

 이렇게 피 본 작품들을 정리하면,

 

 셜록 홈즈의 7% 용액-니콜라스 메이어; 셜록 홈즈 파스타시 물의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허버트 로스 감독이 만든 영화도 있지요.

 셜록의 제자- 로리 R. 킹; 셜록 홈즈 파스타시 시리즈 중에 해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이에요.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시마다 소지; 일본에서도 셜록 홈즈 파스타시 물은 꽤 쓰여졌는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

 

이것 말고 사실 셜록 홈즈 파스타시 물 중에 유명한 게 몇 편 있는데, 지금 이런 시장이면 소개하지 못할 것 같아 좀 안타까워요. 후디니랑 셜록 홈즈랑 조인트하는 작품도 있는데.....

 

    • 소설로 홈즈의 파스타시까지 보는 사람들은 원래 홈즈 소설의 팬인 사람들이고, 영상물로 홈즈를 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실 홈즈 소설 한 권도 본 적 없고 이름만 알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은 일반사람들이니까요.
      • 저도 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서점에서 이건 진짜가 아니잖니라고 하신 그 분은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도 이건 가짜야라고 했을 거예요.
    • 가이 리치는 그전에 그냥 재미가 없으니...

      사람들이 원하는건 재밉니다. '이건 가짜다' 라고 말한다는건, 가짜 진짜를 따지기 이전에 그냥 재미없다는 얘깁니다.
    • 개인적으로는 셜록 홈즈의 7% 용액이 제일 신선했어요. 재미도 있고.
      실크 하우스 비밀은 실망이었는데, 홍보의 승리였는지.
    • 저도 7퍼센트 용액은 꽤 재미나게 봤습니다. 그런데 실크하우스 비밀은 그 '비밀'이 몹시 실망스러워서 그닥...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와 이건 작품이닷 하면서 읽었는데 말이죠. 그것 말고 웬만큼 다 나온 패스티시는 읽어봤는데 원더보이즈 작가가 쓴 뭐지.. 아무튼 할아버지 홈즈가 나온 작품은 그 묘사;;;가 너무 리얼해서 두 번은 들쳐보기 싫더군요ㅜㅜ
    • 패스티시는 일종의 팬픽 같은 것이라 원작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면 재미를 느끼기 힘들죠.
      • 그런데 영상물들도 비슷한데요 ㅎㅎㅎ
        • 영상물은 메이저 영화사와 초특급 배우, 특수효과 등의 후광이 있어서 단순비교가 불가능해요. ㅋ
    • 거의 다 읽었습니다. 베이커가의 살인, 셜록홈즈 미공개 사건집까지, 아동용 패로디까지 읽었지만 참 이상하지요. 코난 도일의 그 '서툰(!)' 필체가 그리는 홈즈를 잊을 수가 없으니
    • 경성탐정록 좋았어요.
    • 며칠전에 시작한 뉴욕판 셜록은 어떠셨나요?

      전 그냥 그랬는데 루시 루가 왓슨이라니 흠....
      • 완성도가 별로인가 봐요. 엄청 욕 막던데.
    • 저는 원작 팬이지만 소설로 나온 2차 창작물은 잘 보지 않습니다. 접근성 등등을 떠나 장르의 차이가 있지 않나 싶기도.. 소설->소설일 때는 그 장르에서 획득가능한 다양한 규칙들이 여전히 기준이 되어 남아있죠. 예를 들어 문체같은..원작과 비교할만한 기준들이 많아 더 서인듯.. 하지만 영상물에 있어서는 장르와 차원이 달라지니, 문체같은 것도 비교할 수 없고, 어차피 바뀔거 맘놓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문제는 캐릭터 해석이 갈리는 것이죠ㅠㅠ....그래서 저는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셜록홈즈가 아니고 bbc셜록은 멋진 셜록 홈즈입니다. 우리 홈즈쨔응은 그렇게 블록버스터틱한 사람이 아니라능!! 바닥이나 킁킁 냄새맡고 다니는 소박한 또라이라능..!!
    • 영화나 드라마가 성공한 것은 '아류지만 재밌어서' 아닌가요? 토토랑님 말씀처럼 영화나 드라마 재미있게 본 사람들은 대부분 홈즈에 대해서 엄격한 사람들도 아니구요;
      저도 국내 소개된 홈즈 패스티시들은 거의 다 읽었는데, 사실 홈즈가 나온다는 이유로 꾹 참고 봤지(...) 추리소설로서 재미있지는 않던데요;;

      +
      실크 하우스의 비밀은 초반에 위긴스가 너무 바보같이 나와서 열불나서 읽다 말았습니다. 혹시 나중에도 계속 이렇게 바보같이 나오나요?ㅜㅜ
    • 코넌 도일 정도의 필력이 있으면 전 솔직히 지금 영어로 글쓰는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노벨 문학상을 다섯개쯤 받았는 초초천재라 하더라도-- 부럽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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