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우아한 도시 받고, 그렇다면 좋기로 유명한 외국 도시들의 장점은요?

아주 아주 오래 전 가끔 게시판에 서울 얘기가 나오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이 도시를 싫어하는지 의아했어요. 더럽고 공기 나쁘고 사람 많고 불친절하고, 그렇지만 이건 많은 대도시들이 갖고 있는 특성이잖아요? 일관성 없고 난개발, 이것도 다른 대도시들에서 많이 발견되는 현상이고,  고즈넉한 산자락 동네와 정신없는 상업지구를 모두 갖고 있는 도시라니 매력적이지 않나요? 오랫 동안 나와서 떠돌며 살다 보니 향수병이 더해져서 그런지 서울의 장점이 나날이 더 부각되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국내의 지방 소도시 빼고, 해외 도시 중 서울에 대한 증오를 합리화시켜 줄 수 있을 만큼 괜찮은 도시가 어디 있을까요? 뉴욕? 런던? 파리? 파리 빼고는 모두 여행보다 길게 체류했던 곳인데 제 감상은.. 글쎄요.  정말 궁금합니다. 서울이 우아한 도시란 이름을 얻을 자격이 없다면, 그런 점에서 괜찮은 도시, 어디던가요?

    • 여행을 아주 많이 가보지 않아서 단언할 수 없지만 메트로폴리탄으로 불릴만한 대도시는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요? 서울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일거에요. 동유럽의 고즈넉한 도시들하고는 차원이 다르고 또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대도시다보니 과거는 간데없고 현대만 남아 있는 면은 좀 있겠죠.
      • 그러게요. 런던 같은 도시는 사실 서울에 비교하면 엄청 작잖아요. 히드로 공항을 남부터미널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러다 보니 조촐한 분위기를 유지하기가 훨씬 쉬울 듯한데, 유럽의 작고 유서깊은 도시들과 비교당하면서 욕먹는 제 고향 도시가 불쌍해서 그래요.
    • 서울은 우아하다기보단 다이나믹하지 않나요? 핫플레이스도 휙휙 바뀌고..
      재미있는 맛은 있지만 우아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유럽쪽에 오래된 건축물도 잘 보존된 도시들을 보면 우아하다는 느낌을 받긴 하죠. 좀 식상한 이야기지만.
    • 서울은 우아보다는 우와!같아요.
    • 슬프게도,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운명인 것 같습니다. 베이징을 가보고 상하이를 가보고 도쿄를 가보니 그렇게 밖에 설명이 안되어요.

      유럽의 대도시들을 생각해보면;;;
    • 도시의 규모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 안에 살고 있는 도시인들의 삶의 태도와 생활모습을 보면 서울의 삭막함
      과 물질화에 기가 질려 버리곤 합니다.
    • 솔직히 다른나라 도시들을 아무리 어쩌니 저쩌니 봐야 결국은 '이방인의 시점'일 뿐이고, 서울은 '삶의 터전. 생활해야 하는 도시'의 눈으로 재단하게 되니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죠.

      Ti님이 쓰신대로, 서울의 야경을 보면서 '아 우리나라 야근 쩔게 하는군' '저 불빛속에 있는 24시간 하는 수많은 가게들이 과연 편하기만 한걸까.' 같은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홍콩 놀러가서 야경보면서 그런 생각 하는 사람 별로 없죠.

      사실 뭐 세계의 내로라 하는 유명한 도시들도 다 각자가 골머리 앓고있는 문제점이 있고, 서울이 그런 문제를 압도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대중교통 시스템이라던지, 안전한 치안이라던지. 결국은 사람들 각자가 도시에 대해 원하는 점이 다르고, 거기에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인간의 본질(...)도 없진 않은듯 합니다.
      • 하긴, 뉴욕 사는 친구들은 타임 스퀘어라고 하면 여기저기 하늘 쳐다보고 구경하면서 어리버리 걸어가는 관광객들의 수트케이스를 발로 차버리고 싶을 뿐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고, 런던 사는 친구들한텐 물가에 대한 욕을 제일 많이 들었던 듯. 이방인의 시점과 생활인의 시점 차이라는 말 동의해요.
    • 유럽처럼 도시 전부를 고도제한 걸어버려서 제일 높은 건물(대성당) 외에는 다 낮게 해놓으면 그럭저럭 유지는 되는 것 같습니다.
      지방도시 중에서도 분위기가 좋네? 싶은 곳들은 대개 2~3층의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서울에서도 홍대나 가로수길, 북촌/서촌/가회동이 유명해진 이유도 그렇게 설명이 되고
    • 본문이랑은 다른 소리지만.. 전 경주 수학여행때 딱 한번 가봤거든요. 그때 뭘 봤는지 기억도 안나고요. 다 커서 이유도 모르게 경주에 대한 판타지가 생겨서 한번은 꼭 가려고 벼르는 중입니다. 저의 막연한(근거 없는) 생각처럼 경주는 고즈넉하고 우아한 도시인가요?
      • 고즈넉하고 우아한 건 잘 모르겠지만 과거의 유적지가 여기만큼 많은 도시도 흔치 않죠. 먹을거리도 꽤 풍성하고... 하지만 유적 때문에 거기 사시는 분들은 나름 불만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여름에는 너무 더워요.
    • 산 위에선 바다와 상업지구를, 상업지구에선 바다와 산자락을 볼 수 있는 밴쿠버를 좋아합니다. 겨울엔 밤에 그 산자락에 스키장이 있어서, 도시 야경을 바라보며 스노보드를 타는 것도 좋아했었구요. 자연과 도시의 어울림으로 축복받은 도시라 생각해요. 단점은 우기가 최소 5개월은 간다는 게...
      • 그러고 보니 밴쿠버 욕은 들은 적이 없네요. 사는 사람도 살았던 사람들도 좋았다고만 하는.
        • 어떤 사람들은 욕해요. 일년 중 끝내주게 날씨좋은 딱 며칠 잡아서 관광안내책자용 사진 찍어서 홍보하는 거라고. 그놈의 비와 축축한 냉기에 대해 불평 하더라구요.
      • 으악. 앞부분 읽다 솔깃했는데..우기가 5개월! ₩&&@ 비 오는 게 이 세상에서 젤 싫은 저한텐 최악이겠군요ㅠ ㅠ
    • 아마 좋은곳만 찾아다닌다면 우아할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흔히 보이는 모습이 별로 우아하진 않네요.

      일단 이곳저곳 들어선 고층아파트는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죠. 주택이 들어선 모습도 중구난방 막 들어서고, 사람많고 에너지는 있고 놀기는 좋겠지만

      서울은 우아한 도시는 아닌것 같아요.
    • 못생긴 물건에도 애정은 가질 수 있는거고.. "우아"는 미적인 측면에 대한 단어 아닌가요. 일단 간판부터은 에러에요. 웃는 돼지얼굴이 크게 그려져있는 식당 간판이나 멀리서도 잘 보이게 전화번호가 크게 적힌 간판을 보면 머리가 끙..
      그리고 말씀하신 인구밀도에도 별로 동의가 안되는게.. 인구가 천만 넘는 나라 중에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사는 나라가 흔한가요. ;
      고향이니 미워할 순 없지만 전반적으로는 서울을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흉한 간판과 뒤덮인 고층아파트가 도시 미관을 해치는 원흉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만 빼면 서울도 괜찮을 듯) 안타깝게도 이 점은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 편리하고 대중교통 잘 되어있고 치안 좋고 등등.. 서울의 좋은 점도 많죠. 저는 미관에 한정해서 말하는 거예요. 미적 취향이야 뭐 주관적인 거죠.
    • 제가 서울을 썩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서울이란 도시 특유의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감각 등을 얼얼하게 만드는 공감각적 공해 때문입니다. 눈을 피곤하게 만드는 몰개성한 간판들과 길바닥에 널린 찌라시들, 사방에서 터져나오는 차량과 인파의 소음과 상점에서 튼 각기 다른 음악, 골목마다 뒤섞인길거리 음식 냄새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가 전부 그런 것도 아닌데, 유독 서울은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어요. 모 님의 표현대로 '정신질환'에 걸리게 만드는 도시 같아요. 물론 24hours party people 에게는 제 격인 도시가 또 서울이죠. 근데 저와는 영 안맞습니다.
    • 저는 다른 나라에서 도시-소도시-시골을 두루 돌아다녀 봤는데도 도시에 있을 땐 항상 싫었어요 -_- 시골은 너무 적적하고, 소도시정도가 제일 좋았는데...이건 그냥 제가 사람 붐비고 시끄럽고 지저분한걸 싫어해서 그런 거니 개인 호불호의 문제인 거 같아요
    • 서울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혼잡한 것에 익숙해서 그게 싫어보이지 않는 탓도 있겠군요.
      도시의 시끄러움들 사이에서 생각지 않게 다가오는 강과 산, 빌딩숲과 야경 등의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폭풍의 눈처럼 정적이 흐르는 공간에 서 있는 느낌을 받는달까요.

      그 안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고뇌는 어느 도시나 만만치 않을거라고 생각하기에 외관을 따지는 문제에서 함께 생각하진 않고요.
    • 저는 강북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강남같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는 싫어해요.



      다른 도시는 일단 서울처럼 빽빽한 아파트아파트 그리고 또 아파트촌의 이미지는 못받았어요. 그리고 트램이 도시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거 같아요. 더 느리달까 분위기 있달까...
    • 회사에 외국인 직원들이 좀 있는데 얘기 들어보면 서울거주 서양권 외국인 입장에서는 서울이 그럭저럭 만족스러운가봐요~
      서울에 대한 증오의 합리화라...ㅎㅎ 이건 좀 일상을 대처하는 개인의 성격/성향 문제가 클 거 같은데요.
    • 제게 서울은 열등감의 도시예요. 아파트가 대표적이고, 전통과 전혀 관련 없으면서 대문짝만 하게 전통, 전통 써놓은 음식점 간판. 빠리 바게뜨, 뚜레주르 같은 상호. 범람하는 영어사인간판. 외국궁전 흉내낸 러브호텔들. 전반적으로 보면 어떻게든 과시하고, 뭔가를 자랑하고 싶어하고, 어느 곳인가 잘사는 부자나라를 부러워하고, 그 부자나라를 흉내내고 싶어하는 욕구가 홍수처럼 범람해요. 위에 어느 분 말씀대로 아시아개발도상국들 대도시가 다 그런 듯. 서울에는 우아하다는 표현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다고 봐요.
      • 구구절절 동감이요. 오모리 김치찌개 간판-.-;이 저한텐 참 서울적인 간판인데... 선비 갓을 쓴 남자 얼굴을 사진 그대로(그림도 아님) 김치찌개라는 음식과 접목시킨 키치함은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죠. 그런 '한국적인' 키치함과 더불어 말씀하신 빠리 바게뜨의 범람으로 대표되는 서구 문화(또는 '우아함')에 대한 열등감의 혼재가 서울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전. 뒤틀린 자존심에서 기인한 과시와 열등감은 슬프긴 하지만, 그건 비단 서울이 아닌 한국문화가 지닌 병폐라는 생각이 들구요.
    • 저는 카나자와가 참 좋더라구요.
      작지도 크지도 않은,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은 도시.
    • 살기 편한것과 별개로 전 로마가 참 우아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건 순전히 시오노나나미늬 로마-고급콜걸 비유에 동감해서 그래요 ㅎㅎ
    • 어데에서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서울에 거주중인 외국인에게 서울의 느낌을 형용사로 표현하라고 하자 '빡쎄다'라고 했다는 얘길 들었어요.
      대학입학하면서 서울살이 벌써 15년인데 요몇년은 정말 빡쎄단 생각을 종종 해요.
      오늘 듀게에서 서울이야기에 스르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저는 수원사람이에요~
    • 서울에서 인생의 많은 부분을 보냈고 도쿄에서 짧게 생활, 뉴욕에서 사는 중입니다. 살다보면서 "거대도시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하다"는 지론을 갖게 되었는데 거기에 맞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위의 이방인의 시점 얘기 공감합니다. 처음에 유학와서 허드슨 강에서 도시의 야경을 본 적이 있는데 (마침 절묘하게 시나트라의 뉴욕, 뉴욕도 흘러나와주시고)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그 이후 이런 야경은 그냥 생활이 되고 감동은 덜해지고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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