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새로운 습관_중권의 글

전통 좌파는 촛불대중이 오른쪽에 있다고 느끼고, 촛불대중은 외려 전통 좌파가 오른쪽에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는 동일한 현상에 대한 주관적 느낌의 차이에 불과한 게 아니다. 촛불대중이 전통 좌파의 오른쪽에 있는 상황, 그리고 전통 좌파가 촛불대중의 오른쪽이 있는 상황은 주관적 평가라기보다는 사태에 대한 객관적 기술에 가깝다. 촛불대중은 ‘실제로’ 전통 좌파의 오른쪽에 있고, 동시에 전통 좌파의 왼쪽에 있다. A가 B의 왼쪽에 있으면서 동시에 오른쪽에 있다는 것은 일종의 이율배반이다.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시차적 상황이다.


여기서 “A도 옳고, B도 옳다”고 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에서 이 두 입장이 때로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이 동시에 파동이자 입자다. 하나의 규정이 다른 규정을 부정하나, 그러면서도 둘 다 빛에 대한 올바른 기술이다. 시차적 관점이란 이렇게 서로 충돌하는 두 입장을- 마치 힘껏 당겨 묶은 활줄처럼- 그 팽팽한 긴장 속에서 함께 유지하는 사유의 새로운 습관이다. 그것이 얼마나 실천적으로 효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A만이 옳다’, 혹은 ‘B만이 옳다’는 독단보다 우리를 현실에 더 가깝게 데려가줄 것이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3029&article_id=61783


http://www.chrisorwig.com/flipside/wp-content/uploads/2010/04/sea.jpg

http://www.chrisorwig.com/flipside/2010/04/05/the-se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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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철학하시러 갔군요..

    • 요즘 진중권씨가 지젝의 <시차적 관점>을 읽는 것 같던데. 지젝은 기본적으로 진중권 류의 <포스트모던 자유주의자>를 혐오하는 입장이죠.
    • ㅋㅋ 네 몰랐어요. 지젝 왜그랬니
    • 자꾸 때리다 / 닉 잼써여.
    • 글 멋지군요. 머릿속으로는 뱅글뱅글 도는데 영 정리가 안되는 생각을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읽으니까 너무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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