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대선후보) 기자회견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저는 지난 7월말에 말씀 드린 대로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동안 저는 재미있는 별명도 얻었고.

또 최근에는 저를 소재로 한 유머도 유행하더군요.

그동안 제 답을 기다려오신 여러 분들의 애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또한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기업인과 교수의 삶을 살아온 저로서는,

국가경영의 막중한 책임을 지는 결심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춘천에서 만난 어르신, 명예퇴직을 앞둔 중년의 가장,

30대의 쌍둥이 엄마와 같은 많은 이웃들을 만나 뵈었고,

각 분야에서 경륜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만났습니다.

가능하면 조용하게 경청하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어느 한분 힘들지 않은 분들이 없었습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층이 너무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고 고단한 삶의 과정에서도

그분들은 끊임없이 희망을 만들고 계셨습니다.

나 자신보다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참고 견디고 희생하고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희망을 드린 것이 아니라 제가 오히려 그분들께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제게는 스승입니다.

그 분들이 저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했습니다.

그 분들이 제게 한결 같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 하셨습니다.

또 한 번도 정치에 발 딛지 않은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많은 분들이 왜 제게 지지를 보내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 새롭게 출발해보자"는 뜻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제 역량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국가의 리더라는 자리는 절대 한 개인이 영광으로 탐할 자리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당선여부보다는 잘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거듭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통해 답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답을 내어놓으려 합니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합니다.

저는 먼저 정치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입니다.

선거과정에서 부당하고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계속하면,

서로를 증오하고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며, 나아가서는 국민을 분열시킵니다.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에서 이겨도 국민의 절반 밖에 마음을 얻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된다면 다음 5년도

분열과 증오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통합과 사회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부터 선거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저는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그 결과를 존중하고 같이 축하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 제안합니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국민들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할 것을 약속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선거후에도 승리한 사람은 다른 후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패배한 사람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여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도 같이 약속하면 어떨까요?

그래야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바꿔 놓을 수 있을 겁니다.

누가 당선 되더라도 국민을 위해서라면

서로 도울 수 있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통합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책 대결 속에서 제가 만약 당선된다면

다른 후보들의 더 나은 정책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또 경청할 겁니다.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덧셈의 정치, 통합의 정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정치 경험도 없는데

막상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정치라는 험한 곳에 들어가 괜히 만신창이가 되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는 정치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습니다.

정치경험 대신 국민들께 들은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지고 가겠습니다.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5년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현명한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요소요소에서 각자가 역할을 하는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속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합니다.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

계층 간의 이동이 차단된 사회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구조,

지식산업시대에 역행하는 옛날 방식의 의사결정구조,

이와 같은 것들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은 이제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앞으로 5년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매우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국내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세계적인 장기불황까지 겹쳐 한꺼번에

위기적 상황이 닥쳐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제가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하고 실수도 하고 결점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국민들과 전문가들 속에서 답을 구하고, 지혜를 모으면

그래도 최소한 물줄기는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시대에 힘을 합쳐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가 들어서야 민생경제 중심 경제가 들어섭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체제는 역시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가능합니다.

제 정책비전과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 과정부터

국민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지는 첫걸음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면 좋겠습니다.

저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두렵지 않습니다. 극복하겠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싸울 것입니다.

사람의 선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여러분과 함께 증명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그리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여러분

저와 함께 해주십시오.

그래야 정치가 바뀌고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뀝니다.

변화의 열쇠는 바로 국민 여러분께 있습니다.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하나 소개하고 싶습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미래는 지금 우리 앞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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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가지 생각이 맴돌지만, 읽은 것만으로도 뭉클합니다.
    • 윌리엄 깁슨 이라니... 윌리엄 깁슨이라니.... 뉴로맨서 다시 꺼내야겠다.
    • 힘든 길을 선택했네요. 응원하고 싶어지는 선언문입니다.
    • 윌리엄 깁슨 인용 부분은 뉴로맨서에 관해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를 하면서 나온 인용구라고 하네요. 깁슨 책 안에는 없는 문구.
    • 글을 읽으니 뭔가 희망이 보이기는 하는데 박근혜가 이기겠다라는 생각만 듭니다. 그 미래가 너무 암울해요....
    • 가슴이 뛰어요. 그 분이 드디어 이렇게...
    • 용기 있는 결정 고맙네요.

      윌리엄 깁슨 옹은 싸이를 언급하고, 안 후보는 깁슨을 인용하고...
      요즘 여러번 등장 하시는군요ㅋ
      (네이버 검색어 1위 등극!)
    • 이쯤에서 안철수가 언급한 윌리엄 깁슨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언급한거 보기.

      http://djuna.cine21.com/xe/4743751
    • 이분이 대통령이 되면 진짜 뭔가 달라질거 같은 느낌이 들고 뭉클하네요.
      이분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뭐든 돕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제 생각엔 여태까지의 대선 양상을 하나도 공부 안 한거 같습니다.

      여태까지의 대선이 모두 후보는 정책경쟁을 장엄하게 선언하고 캠프는 흑색비방 네거티브를 펼치는 양상이었는데 문재인 박근혜 모여서 정책경쟁 선언한들 새머리당이 네거티브를 안하겠습니까.

      이래서 기업인 출신 정치인들은 그 인격과 별개로 정치적 역량을 믿기 어렵습니다.

      안철수는 적이 경쟁자의 인품에 감화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아는지 모르는지부터 모르겠습니다.
      • 예언이 틀려서 심통나셨나봐요?
      • 상대편 후보들은 안철수의 진심을 진심으로만 받아들이지는 않을 가망성이 크지만, 국민들은 다르죠.
        오늘 그 진심에 감동하고 받아들인 국민들은 많을 거라고 봐요. 결국 표도 국민이 주는건데요.
      • 그 사람들은 어차피 버리고 가는..
    • 눈물나네요... 진짜로.
    • 예언이야 뭐 저 하나 쪽팔리면 되지만 삼자구도->박근혜 필승->새머리당한테 정권을 다시 가져다 바치는 루트가 아직 살아있는게 답답한거지요.
    • 심드렁하게 관전하던 대선에 갑자기 아 내 힘 보태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김대중, 노무현처럼 '훌륭한 마인드 + 난 인물'의 조합 느낌을 준달까요.

      게다가 어차피 세 후보가 모두 아마추어인데 그렇다면 머리가 가장 비상해보이는 사람을 뽑고싶어요. (안, 문 모두 훌륭한 마인드에 똑똑하지만 안이 뭔가 더..)
      노무현이 퇴임후 인터뷰에서 (김대중을 칭송하며) 대통령이란 자리는 좋은 참모들 모아서 어찌어찌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더라, 본인이 엄청나야 한다 대강 이런 요지의 말을 했었는데, 셋 다 이에 부합되는 인물은 없어보이지만 그나마 안철수가 여러모로 비범해보이는지라 뽑고싶어요. 그리고 안철수는 뭐랄까 영감을 줍니다. 이런 분이 대통령자리에 있으면 좋지요.
    • 적어도 안철수는 지지자들이 바라는 모습을 연출할 줄 아네요.
      2007년 같이 지리멸렬한 분위기의 대선은 아니란 것만 해도 벌써 절반의 성공이라고 봅니다.
    • 출마를 했으니 당선이 목표라는 분도 계시겠지만 왠지 이분에게는 "출마선언"(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가지 활동 등) 자체가 행위의 목표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저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됩니다.
    • 아 고민이네요.

      안철수냐 문재인이냐



      젊고 머리좋고 뭔가 있는 안철수.

      도덕적이고 성실하고 인간적 매력 넘치는 문재인.
    • 사실 이 전 까진 관전자...(안철수도 뭐 나오려나? 나오겠지)였달까 非정치인으로서 안철수씨가 안고 있는 리스크들도 있어서 좀 어렵지 않을까..생각했었는데,
      ㅠㅠㅠ멋있어요. 반했습니다.
    • 뭐 여태껏 적진에 신경써서 이긴 대선이 있던가요. <br />오랜만에 지지자 몰빵으로 한번 이겨봐야겠네요.ㅋ
    • 화려한 수식어 없는 간결한 연설문이네요. 투표권 얻고 나서 처음으로 정치나 변화에 희망을 갖게 됐어요. 문재인, 안철수 화이팅입니다.
    • 사람 많은데서 봤는데 울컥해서 혼났네요. 저는 딱히 지지자도 아닌데 왜 눈물까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예요. 옛날부터 광팬이라 뭐라도 돕고싶다던 남푠은 이제 대선캠프 찾아가서 막일이라도 할 판. ㅎㅎㅎ
    • 저도 수업시간에 몰래 읽으면서-_-; 혼자 울컥했어요. 저도 지지를 보탭니다. 앞으로 힘든 길이 이어지겠지만 다 이겨내고 원하는 바를 이루실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깁슨을 인용한 것에서도, 남의 눈치 안 보고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행동하는 분이란게 느껴지네요. 웬만한 사람이라면 유명한 철학자라던가 누구나 다 아는 작가의 말 같은 걸 인용했을텐데요. 아무튼 안후보님도 깁슨 팬이시라니 마구 친근감 느껴져요^^. 덕분에 깁슨 작품이 줄줄이 번역될 걸 생각하니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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