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맥주집 크라켄
원주 시청에서 멀지 않은 곳, AK플라자 근처에 꽤 번화가가 있는데 그 곳에 크라켄이라는 맥주집이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펍같은 느낌이지만, 메뉴판을 보면 '크라켄 온리' 라는 페이지가 있어요. 일반 세계 맥주집에서 흔하게 파는 그런 것들 말고 독특한 맥주 리스트가 가득하죠. 듀나 게시판에서 소개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감사.
크라켄에는 생맥주 종류만 10가지입니다. 호가든, 기네스처럼 비교적 흔한 것도 있고, 킬케니 이런 것도 있고, 또 이름을 못외우겠는 것들도 제법 있고. 그 이름을 못외우겠는 것 중에 맛있는 것도 있었어요. 이런 생맥을 제외하고 제가 크라켄에서 마신 맥주들은...
플로레페 두블
트라피스트 로슈폴 (6도/8도)
브류독 하드코어 IPA(인디아 페일 에일)
입니다. 이런 것들은 좀 비싸긴 합니다. 트라피스트 로슈폴은 한 병에 18,000원 정도 합니다. 플로레페 두블은 꽃향기 같은 게 납니다. 맥주에 향이 들어간 걸 별로 안좋아하실 분도 계실텐데, 저도 그래서 호가든을 그냥 그렇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건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트라피스트 로슈폴은 수도원에서 주조한 맥주라는데, 뭐랄까... 상쾌한 느낌이에요. 플로레페 두불의 거품은 굉장히 진득한 느낌인데 트라피스트 로슈폴은 팡팡 거품이 터지는 느낌입니다. 가볍고 경쾌했어요. 그리고 흔히 마시던 맥주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향이 그렇게 센 것도 아니고. 브류독 하드코어 IPA는 크라켄 온리 메뉴판에도 없던 맥주인데요, 서빙하시는 분께 에일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해달라고 하니 추천한 것이 이거였습니다. 남성분들에게 어울린다며. 그래서 받아든 맥주병을 보니 헉, 9도입니다. (왜 하드코어인지 알겠네요. 그런데 트라피스트 로슈폴도 10도까지 있긴 해요.) 역시 에일 맥주답게 독특한 향이 있는데, 그게 도수가 꽤 높아서 와, 금방 취하는 느낌이더라고요. 하지만 맛있었습니다.
크라켄은 희귀한 맥주 외에도 펍 분위기 자체가 아주 활기차고 북적이는 게 좋습니다. 고만고만한 젊은이들이 금방 홀에 가득 차더군요. 적당한 북적임이 또 제맛이죠. 기본안주가 스넥과 초콜렛인데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로바로 채워줍니다. 그래서 신기한 맥주를 먹어보고자 할 경우 굳이 안주를 시키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종업원들도 친절해요. 그 중 여성 종업원이 한 분 계신데 아주 빠릿빠릿하고 친절하고 또 맥주에 대해 해박한 것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각 맥주마다 전용잔으로 서빙해 줍니다. 전용잔을 그렇게 많이 구비하진 못했다고 하지만 되도록이면 전용잔에 서빙하는 게 원칙이라고. 제가 위에서 먹은 모든 맥주도 전용잔에 먹었습니다.
서울에 이런 펍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가격이 훨씬 올라갈테죠. 어쩌다 원주에 혹은 그 근처에 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크라켄에서 맥주 드시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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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백화점과 마트의 세계 맥주 구비 목록이 만만치 않습니다. 롯데 백화점 와인 코너 한쪽이 모두 맥주인데 거기서 플로레페 트리플을 봤어요. 바버복같은 에일 맥주도 크라켄에는 '크라켄 온리' 메뉴에 있는 거지만 백화점에도 있습니다. 그 외 많이 겹치는 게 보이더라고요. 슬슬 다양한 맥주 리스트가 국내에 들어오는 모양입니다. 맥주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신세계보다는 롯데로. 아, 신세계에는 히타치노(부엉이 맥주)가 있긴 하죠. 하지만 그 외 별로 다양하진 않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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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마트가 작정하고 세계 맥주를 수입하는 거 같습니다. 눈의 휘둥그레질 정도로 다양한 맥주들이 많았고요, 또 몇몇 제품은 굉장히 싸게 파네요. 그리고 바코드를 찍으면 그 맥주에 대한 설명을 볼 수있는 모니터도 설치해 놓고 있습니다. 네, 원주 이마트가 이랬어요. 다른 곳도 이러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