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생명력을 가진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을 거의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못 본 작품을 발견했어요. 레인보우 스토리.

H2보다 훨씬 전에 그린 작품 같은데 어떻게 오늘 처음 볼 수 있는거죠. 그의 작품을 모조리 다 봐야

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도 모르는 건 없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좋은 만화가의 기준이란건 저마다 다르겠지만 제 생각에 가장 좋은 만화가는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작가예요. 그러니까 한 작품가지고 몇십년씩 끌고 있는 작가는 어쩌면

천재일지는 모르지만 좋은 작가는 아닌 셈이죠.

작가도 천재, 등장인물도 천재인 유리가면 같은 경우에는 삼십년을 끌었나요? 지금의 유리가면은

많이 망가졌어요. 작가 본인을 생각하자면 생명력은 죽을 때까지 가겠지만 독자들이 기다리던

그 만화가 아니예요.

역시 마찬가지로 마모루 나가노도 같은 과구요. 연대기를 채썰어 놓은 그의 작품은 진을 빠지게 해요.

 

아다치 미츠루처럼 한편을 끝내고 새로운 다른 작품, 그 작품을 끝내고 다시 새로운 다른 작품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좋아요. H2도 미유키도 슬로우 스텝도 러프도 크로스 게임도 다 같은 내용처럼

보이는 새로운 이야기였어요. 질릴만도 한데 좀체 질리지가 않아요.

다카하시 루미코도 좋아하는 작가죠. 우루세이 야쯔라부터 단편까지 모두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특히 인어의 숲이나 다카하시 루미코 극장을 보며 이 사람이 부지런한 천재라는 것에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어요. 하나를 끝내고 다음 작품도 이리도 훌륭하게 내어놓다니... 우라사와 나오키도

이런 과라 좋아요. 야와라부터 본 그의 세계가 해피같은 이야기로만 나아갈 줄 알았는데 20세기 소년이

되고 플루토가 될 줄은 몰랐어요.

전자의 작가도 후자의 작가도 똑같이 긴 생명력을 가졌지만 품고있는 세계는 전혀 달라요. 비교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후자쪽의 세계가 저에겐 훨씬 풍요로워 보여요.

 

그래도 일찌감치 생명력을 다 뺐기고 이제는 잊혀져 가는 작가들 보다는 더 나을지 모르지만...

 

클램프를 빼놨네요. 호불호가 갈리는 만화가지만 자기 작품만으로 한세계를 이루었다는 데에서는

놀랍다고 말하고 싶어요. 마츠모토 레이지의 크로스 오버 쪽이 좀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개성에서 오는 거겠죠.

    • 타카하시 루미코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단편들. 특히 'P의 비극'.
    • 저도 다카하시 루미코 좋아해요~ P의 비극도 재밌게 봤네요. 어렸을 때 친구네 집에서 란마를 처음 봤을 때 신세계를 만났다고 생각했어요
    • 일곱 빛깔 이야기인가? 시대물같은 모양새를 했던 작품 이야기 맞지요. 쿠니미 히로와 비슷하게 생긴 주인공만 나오면 환장하는지라 참 재미있게 보았던 게 기억납니다. 크로스게임은 몇 권 읽어두고 완결나면 봐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그 몇 권 본 바로는 애들 얘기라 그런가 실망스러웠어요. 최근 전개는 좋은가요?
      흡인력은 뛰어나지만 결말 맺는 방법을 모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떨어지는 만화가들한테 실망한 적이 많아서 그런지 공감하게 되는 글이에요.
    • 다카하시 루미코에 저도 한표 던집니다.
      전 '메종일각'이 특히 좋았어요. 우리나라에는 '도레미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는데 이건 애장판으로 안 나올려나요.
      결말 부분의 후끈한 감동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정도는 돼야 로맨틱 코미디에 '웰메이드'란 말을 붙여줄 수 있죠.
      지금은 다시 보고 싶어도 보기 힘든 작품이라서 더욱 아쉬워요.
    • 쿠란 / 저는 -네가 있는 것만으로-를 제일 좋아해요. P의 비극도 재밌었구요.
      개복치 / 란마 신세계였죠. 전 란마를 처음 봤기 때문에 철저히 남자작가라고 믿고 있었어요. 그 다음에 메종일각, 그 다음에 우르세이 야쯔라를 봤죠.
      Terry / 찾아서 다시 읽어보세요. 재밌으실 거예요.
      푸른육포 / 메종일각에서 남자주인공 대사가 굉장히 인상에 남은게 있어요. 포용력이 참 넓구나 했죠.
    • 베르세르크가 없군요. 34권이나 나왔는데 아직 전체 플롯의 5/1도 안했다고 하더군요. 허허 아무리 봐도 중반 이상은 넘은 것 같은 데 말이죠. 그리고 연재속도가 너무 느려요.
    • 마모루 나가도는 연대기를 보고나서 '헐...' 이었습니다. 연대기와 설정을 주절주절 늘어놓는건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라서.. -_ -;
      아다치 미츠루는 그림이 평면적이다. 늘 같은 얼굴이 나온다 등의 비판이 있지만 제게는 제일 좋아하는 작가.. H2가 제일 인기가 많고, 러프의 엔딩도 최고지만 제게 최고의 명작은 터치에요. 기본적으로 아다치의 작품들은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이고 야구건 권투건 수영이건 그냥 곁가지 일뿐이지요. 특히 히로나 타츠야 같이 사춘기 소년의 수줍음이 좋아요. 좋아하는 소녀에게 좋아한다고 말은 못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메종일각의 마지막권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란마를 먼저 보고 메종일각을 봐서 처음에는 그림체가 낡은 것에 실망했는데 15권을 보면서 티슈로 눈물 콧물 닦아내면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다치 작품은 거의 다 샀는데, 루미코 여사의 작품은 단편집으로 나온 것들 말고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메종일각 애장판으로 나오면 바로 지를겁니다.
    • 메종일각에 한표요

      그 마지막에 "어디 나보다 하루라도 더 일찍 죽기만 해봐라"에선 그야말로 전율이...
    • 막내 닌자 무지 귀엽습니다. ^^
    • 타카하시 루미코에 미츠루 아다치를 꼽으시다니...
      저와 취향이 굉장히 비슷하시군요. 으허허. 저도 이 두 작가를 가장 좋아합니다. ^^

      푸른육포/ 저는 도레미 하우스 전권 다 갖고 있습니다! 자랑하고 싶어서...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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