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은 ‘죄책감’이란 감정에 왜 그렇게 주목하는걸까요

박찬욱 감독은 ‘죄책감’이란 감정에 왜 그렇게 주목하는걸까요

 

 

어제 여의도cgv에서 박쥐랑 친절한 금자씨를 재상영해줘서 보고왔습니다
언제 이 영활 극장에서 다시 보겠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봤고,
무진장 재밌었습니다,둘 다.뭐 도둑들이나 dark knight급으로 재밌게 봤어요
영사 상태는 엉망 진창이었지만.

 

 

친절한 금자씨는 특히 재밌더군요.이 영화가 막 개봉했던 당시의 저는 영화학과 들어가려고 안달난
수험생이었던 터라 지구상 모든 영화들을 무슨 수학 문제집 풀듯이 대했거든요.
금자씨는 특히 그랬죠.비평적으로 할 말이 워낙 많다보니.그런데 어느덧 나이 먹고 영화 아닌 일을
하며 먹고 사는 현실이 덤덤한 아저씨가 되고 나니,재밌었어요.예전보다 더.

 

 

그런데 궁금한 게 생겼어요.두 영화 모두,죄책감에 대해서 정말 집요할 정도로 파고들더군요.
특히 금자씨는 아예 ‘죄책감’이란 단어가 배우들 입에서 막 나와요.표면상 주제가 ‘복수’
인데도 말입니다.

 

 

하여 문득 궁금해졌습니다.박찬욱이란 예술가가 죄책감이란 감정에 대해 이토록 몰입하는
이유는 무얼까.

 

 

죄책감이란 소재에 대한 관심의 이유가 뭔가 개인적인 계기로 인함이라면 본인 말고는 그 이유
영원히 알 수 없겠습니다만,그가 철학도였고,철학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예술가란 점을 상기해보면
그것과 연관이 있을수도 있지 않겠나,전 그렇게도 보는 겁니다.하여 말인데요,철학적으로
죄책감이란 감정이,학문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감정인지.궁금하고요.
뭐 굳이 철학이란 영화 외적 요소를 끌어오지 않더라도,박찬욱 세계관에서 죄책감이란 주제가
무게감있게 언급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 효율적인 복수를 위해서는 당하는 사람의 죄책감이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죄책감에 집착하는 게 가톨릭 신자들의 습관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 종교적인 이유겠죠
    • 복수하려는 자(피해자)/복수를 당하는 자(가해자)의 이분법에 박찬욱 감독은 항상 의문을 품는 듯 해요. 복수하려는 자의 입장에선 자신이 피해자였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전제하에 억울하게 당한 것을 갚아주려고 하지요. 하지만 자신도 티끝 하나 없이 깨끗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죄책감이 부각되는 듯합니다. 더군다나 복수의 과정 속에 자신이 가해자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을 알게 되면 "죄책감"의 그늘이 더욱 짙어지지요.
    • 박찬욱에게 죄책감이란 인간과 짐승의 경계선이 아닐까요. 올드보이에서 '아무리 짐승같은 놈이라 할지라도 살아갈 권리는 있지 않습니까'라는 문구가 앞뒤로 반복해서 나오죠. 흉악범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걸 보고 사람들이 흔히 '짐승같은놈, 짐승보다 못한놈'이라고 하잖아요. 사람들에게 부여된 '짐승'이라는 꼬리표는 곧 사회적 매장, 또는 추방을 의미하지요. 박찬욱은 기본적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고 진보주의자들이 바라보아야할 대상 또한 그런자들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철학적으로는 푸코가 문학은 도스토옙스키가 떠오네요. 정치로도 당연히 진보주의입니다. 박찬욱이 진보정당 당원으로 알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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