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석화처럼 일은 진행됐다. 천안의 '백석교(敎) 신도'들은 자료에 관한 한 국내 최고로 꼽히는 송준씨를 수소문했고,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를 4월에 찾아냈다. 대장암 수술을 막 마친 상태였다. 이들은 송씨의 열정을 되 살렸고 전기 출간에 의기투합했다. 출판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는 아마추어지만 새로 출판사 등록을 했다. 이름은 '흰 당나귀'.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가져온 이름이었고, 천안시 '백석'동에 사무실을 차렸다. 우연이겠 지만 이 책을 찍기 위해 찾아간 인쇄소는 일산 '백석'역 3번 출구 앞에 있었다. 이들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우연 아니 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