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한국 아저씨의 하소연 한 번 들어주시겠습니까

아 힘들어요

서비스업 종사중인데요
가족들한테 소외되지 않고 싶어서
하루종일 정여사님 따님들 응대하고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한텐 정여사님 대하듯 합니다

그들도 제 노력을 알아요 다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정 조절이 원활하지 않을 땐
(그러니까 제가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땐)무슨 전염병 대하듯이 합니다

마치 ‘상담 내용에 만족하셨다면 일번,만족하지 못하셨다면 이 번을 누르세요’처럼
늘 저를 평가하는 눈으로 바라봅니다

 

월급봉투 당연해진건 뭐 옛날 일이고

저도 집에 갖다주는 월급봉투 그냥 집에 하숙비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해 내 돈으로 우리 가족들 먹고 사는 걸 지켜보는 보람 뭐
그런 식의 그림이라면 좋겠지만,어떡하겠어요

 

남편들 이야기 같으시겠지만 사실 장남 이야깁니다
구치소 갔다와서 경제력이 상실된 아버지 대신해서 생계를 이끌어오는 중인데요

힘들어요 되게 외롭습니다

 

어저께도 가족들 생각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샀어요
막내동생이 장염으로 고생하는 걸 사나흘전에 봤던터라 이제쯤이면 나았겠지,
그리고 며칠 못 먹었던 아이스크림같은거 먹고 싶겠지 하는 마음이었죠
그랬는데 뭔 놈의 장염이 세상에 열흘을 가더군요 아직도 안 나았다고
그래서 아이스크림 못 먹는다고

 

하는 수 없이 알았다고 이야기하고 애 좋아하는 초콜렛맛 아이스크림만 두고
다른 부분 몇 숟가락 퍼먹었는데 혼났어요
애가 얼마나 먹고싶겠냐고

서러워서 내가 내돈주고 산거 눈치보고 먹어야되냐 그랬더니
‘그건 아니지 않냐’는 가족들의 합창 질타가…

 

그렇다고 어디가서 힘든 내색 하면 저만 약한 놈 매력없는 수컷이 돼요
제가 저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힘들다고 털어놓고나면 정말 그렇게 되더라고요 사회에선

그래서 결론은 뭐

 

결론이 없네요 허허

 

네 이상입니다

    • 아직 20대 이신 걸로 아는데, 정말 대단하고 장하십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계세요.
    • 친구라면 꼬옥 안아드리고 싶네요
      • 아니 이런 촉각적 심상의 댓글이라니…감사해요
    • 3,40대 아버지,남편이 되어야 느낄 감정을 미리 느끼시는군요.

      힘내세요.
    • 좋게말하면 가족들에 대한 배려, 나쁘게 말하면 가족들 눈치를 많이 보시는군요.
      아니 제가 안보는건가...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세요.
      끙끙 앓지 마시고.
      집이 그렇게 눈치보이고 불편한 곳이어서야 어디 사람이 살겠어요?
      게다가 식객도 아니고 가장이신데.
    • 마음이 빚 때문에 의식적으로 당당해지려다가 나중에는 아예 의식도 못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자식 많아도 결국 마음 약한 놈이 떠맡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참 답답합니다.
      요령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생색 제대로 내주고 본인 숨쉴 구멍 만들어 놓는게 장기적으로 관계가 좋게 흘러가던데요. 사회에서는 약한 소리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고요. 남자든 여자든. 여자라고 괜찮은 게 아니라 여자는 아예 약한 소리나 하는 종족으로 분류돼서 처음부터 이너서클에서 제외되기도 하니까요.
    • 어허... ㅠㅠ

      달아나라고 하고 싶지만...

      ㅠㅠ
    • 가족들 본인들도 답답하고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보니 오히려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표현하지 못 하고 세게(?) 나가면서 그런 기분을 묻어버리려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orz
      military look님도 너무 희생하지 마시고 적당히 뻗대고 꾀도 부릴 수 있을 만큼 부리셨음 좋겠어요. 나중에 배신감 느끼지 않도록.

      뭐...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나중에라도 꼭 복 받으실 거에요! ㅠㅜ
    • 토닥토닥...
      통닭통닭...
      힘 내세요.
    • 읽기만해도 답답하네요. 그런데 가족에게 너무 희생하려고 하지 마시고, 그냥 할 말 하고 사시면 좋겠어요.
    • 사실 삐끗하면 회사와 노동자 사이는 씹어 먹을 정도로 착취가 발생하기 쉬운 게 가족 사이에서죠.
    • 정말 (듀게에서 늘 그렇듯) 가족생각하지 말고 독립하라고 하고 싶네요.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더 가슴아파요. 힘내세요.
    • 힘내세요. 저도 독립하라고 말해드리고 싶지만 가장 노릇은 피할 수 없다면, 집에 가서까지 기분 맞춰주고 눈치보고 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해보는 편이. 좀 도움이 되려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우선 해결해야하니까요.
    •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ㅠ
    • 일이 힘들고 상황이 외롭다고 좀 다정하게 대해달라고 차분하게 그러나 직설적으로 가족들에게 말씀하심 어떨까요. 식구들도 속으로는 사랑하고 감사한 마음, 안쓰러이 여기는 마음이 있을 거예요. 아마. 힘내세요. 강한 분 같아요.
    • 여기서 일부라도 털어놓고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으실 수 있다면 좋겠네요. 집안의 기둥인 것도 쉽지 않은 부담인데 보람 대신 외로움을 느끼신다니 저도 슬퍼집니다. 기운내세요. 잘 되실 거에요.
    • 그냥 한국 아저씨 중 한 명의 입장에서 충고드리자면 아직도 수 십년 그 생활을 더 하셔야 해요. 그런데 가족이건 애인이건 상대가 내 마음을 미리 찰떡같이 알아줄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더군요. 정 짐이 힘겹다 싶으시면 사전에 미리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기운내세요(토닥토닥).
    • 너무 휘둘리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military look님도 본인 인생이 있으시잖아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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