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일에는

 

무엇을 하나요.

2년전 이맘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현재는 어머니와 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존재의 부재가 아직 익숙치 않고 그냥 멀리 어디 가신것만 같아서

특별히 어떻게 제사를, 2주기를 챙겨야 할 지 모르겠네요.

 

원래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제사를 지내고 같이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봤는데

아버지 아프시고, 돌아가시면서 제사대신 미사만 보고 있습니다.

제사를 하더라도 올 가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작년 1주기때는 간단히 미사를 본 기억만 납니다.

 

올해는

살아계셨다면 아버지가 환갑이 되시는 해라서

어떤 식으로든 어머니를 위로한다거나, 무언가를 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혹시 저보다 먼저 부모님을 떠나 보내신 분들. 기일에는 어떤 것을 하나요.

해야 하나요.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것들이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들어보고 싶어서요.

정말 이상하고 부끄러운 질문이지만 궁금합니다. 물어볼 곳이 없어요.

 

 

 

    • 도움되는 답변이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담담하게 써내려가신 짧은 글인데
      자꾸 읽고 또 읽게 됩니다.
      죄송합니다.
    • 저도 죄송합니다. 담담하게 쓰신 글인데도, 읽고선 그냥 잠시 울었습니다.
      저 역시 지난 5월에 아버지 2주년 기일을 지냈고, 고향에 내려와 홀로 계신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어요.
      저도 아버지의 부재는 여전히 익숙치 않아요, 제사, 기일, 산소 이런 표현이 여전히 깔깔하고 낯설기만 하죠.

      2주기... 저희는 그냥 산소에 찾아가고, 제사 지내고, 신자이신 엄마는 미사 넣으셔서 성당 가시고 그랬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제사 지낼 가족이 좀 있는 편이어서 당연한 듯 제사 지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그 외에 저는 그냥, 아버지에 대한 시를 어설프게나마 한 수 지었어요. 이런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더군요.
      미사 보시거나 간단하게나마 제사 지내시고,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떠나시는 건 어떨지요.
    • 기일엔 늘 제사를 지냈어요. 앞으로도 지낼테고.
      제사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기억하는 날이니까요. 영원히 잊고싶지 않은 날이기도 하고요.
      엄숙한것까진 아니지만 제사준비를 하면서 이런저런 추억들을 말하면서 그렇게 익숙해졌습니다.

      그러고보니 모친은 아버님 떠나시고 첫해보단 둘째해, 둘째해보단 세째해를 더 힘들어 하셨네요.
      덕분에 집안에 새로운 습관이 생겼는데 신년이 되면 어머니 모시고 여행을 가요. 외국으로.
      신년이라고 사람들이 어머니나 우리를 가여이 여기는게 꼴보기 싫어서 떠나기 시작한건데
      모친도 즐거워하고 그러다보니 우리도 좋아지더라구요.
      기운내세요. 아버님은 고통없는 곳에서 즐겁게 지내실터이니
      남은 사람들도 즐겁게 지내야지요^^
    • 저희도 세식구라 단촐하지만 제사지내고 미사드리고 그랬어요. 그냥 같이 제사음식 마련하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하는 것도 좋구요.
      제사가 어색하시면 제수음식 싸서 성묘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졸려님 댁처럼 다음부터는 가족여행을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엄마랑 우리 내년부터는 제사지내지 말고 그냥 가까운 데로 여행가자, 했는데 그냥 계속 제사만 지내고 있네요;;

      마음이 많이 허전하시겠어요. 손 꼬옥
    • 저희 아버지는 환갑되시던 해에 가셨지요. 올해로 4년됐는데, 아직도 기일 즈음이 되면 일이 손에 안잡히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처음에는 저도 슬픔에 잠기지 않으려고 어머니 모시고 여행도 가고 맛있는것도 먹으러 다녔었는데..
      지내고보니.. 그냥 그날을 인정하고 해야하는것들을 하면서 담담히 지내는게.. 지나고보면 마음도 훨씬 좋더라구요.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고, 더운날 삼계탕이라도 한탕하시고 기운내세요!
    • 성묘를 가는 게 참 좋던데요. 가서 괜히 오랜만에 만난 사람처럼 이야기도 건네고.
    • 저희도 제사는 안 지내는 기독교 집안이라 모일 수 있는 가족끼리 모여서 추도예배 같은 거 해요.
      아예 그럴 분위기가 아니면 다같이 여행을 가기도...
    • 저도 작년에 아버지 기일... 2주기를 보냈고, 올해 저희 아버지도 살아계셨다면 환갑잔치를 해드렸어야 할 연세셨죠.
      저는.. 아버지 형제분은 많으시지만, 자식이 저 하나라 기일에는 작년과 같이 제사를 모셨고, 10월에 생신이신데 할머니가 아직 살아계셔서 그냥 절에 가서 불공해드리기로 했어요.

      저도 아직 아버지의 부재가 실감이 안나요, 아직도 아버지가 제 이름을 부르며 웃으실거 같아서요.. 동네에 소문난 딸바보셨던 분이라 제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거든요.. 늘 큰 방패가 되주셨던 분이 안계시니 저도 1-2년은 너무 힘들었는데 이젠 좀 견딜만 해지네요..

      힘내요:) 씩씩하게 잘 사는게 아버지가 바라는 모습일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꿋꿋하게! 씩씩하게 살고 있구요..whks님도 기운내서 씩씩하게 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먼저 위로 말씀 드려요.
      2년이면 아직 돌아가신 게 믿기지도 않고 그렇죠.
      저는 3년쯤 되서야 아, 이제 아버지는 돌아가신거구나 싶고 마음 정리가 되더라구요.
      이래서 옛날 사람들이 삼년상을 치렀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는 원래 제사를 지내는 집이예요.
      얼마전, 아버지 살아계시면 환갑 되는 생신날이기도 하고 어느덧 10주기가 돼서 겸사겸사 아침 제사상을 차렸어요.
      뭐 제사 음식 다 차린건 아니고 생신상처럼 조기 굽고 잡채 하고 아버지 좋아하실걸로다가, 케잌도 살려고 했는데 늦어서 못사구요.
      집안 어른들이 그렇게 하면 된다 하시더군요. 올해 제사는 예전처럼 평이하게 지냈구요.
      저희도 식구가 단촐하긴 하지만 음식 가짓수대로 다 차려놓고 절도 우리 하고싶은만큼 많이 해버려요ㅎㅎ
      그렇게 해야 엄마가 맘이 편하시대요.
      제가 무신론자라 그런지 이런거 다 산 사람 위해서 하는거다 싶어요.
      남은 사람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보듬고 계속 살아나가야 하니까요.
      성당 다니시면 성당 가서 미사 보시고
      두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 좋겠네요.
      아무쪼록 힘내세요. 옆에 계시면 손잡아드리고 싶어요. 토닥토닥~
    • 아 나 또 울컥ㅋㅋㅋ
    • 2년이시면 아직 마음이 많이 안좋으시겠어요.
      사실 전 아버지께서 제가 중3때 갑자기 주무시다 돌아가신 터라...
      지금은 돌아가신지 거의 10년이 다되어 가고 저도 성인이 되었지만
      어릴 때 겪은 충격이 너무 커서였는지, 아직도 아버지 얘기가 나오면 눈물이 주르륵 흐르거든요.
      아버지 생각이 나서 딱히 더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이 들기도 전에, 자동반사적으로 울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기일에 기분이 너무 울적해서 오히려 더 바쁘게 지내는 편인데 의식안하려고 최대한 노력해요.
      댓글을 쓰다보니 또 울고있네요...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담담하고 웃으면서 아버지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식구들끼리도 아버지 얘긴 아직까지 좀 금기시 되어있어서, 거의 하질 않는데 저희 어머니께서는 또 어떤 마음이실지 맘이 아파요.
      글쓴님도 저도 빨리 힘내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글쓴님도 어머님께도 위로를...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날만큼은 같이 아버님 얘기하면서 이런저런 추억이나 좋아하셨던 것들, 이런 얘기 함께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언제나 그렇겠지만 더더욱 기억나는 날이기도 하고 또 기억하는 날이잖아요. 기억하되 너무 슬퍼하시진 않으셨음하고 바랍니다.
    • 저의 아빠는 이틀전에 60세가 되셨어요.그리고 올해 3월에 돌아가셨구요.당시에 바로 옆,곁에있었고 모든것을 보았어도.
      언제나 들어올 시간이면 들어오실것도 같이 느껴지다가도 정말 이젠 오지않는구나.하게 되요.저도학교다니고작업한다면서 서울에 있다가
      고향집으로 내려와서 엄마곁에 있으면서 투닥투닥 거리며 살아요.이러나 저러나 제가 아빠의 존재감에 달리 무얼 대신 할수있는게 아니라 가끔은 짜증이 날때도 있더라구요.이 지금 살아 있는 존재 그대로 힘을 내야하는데 기운 빠질때가 종종 있어요. 서로 각자의 방에서 울고있겠죠.
      기일은 아니지만 아직 일년이 채 안된상태에서 돌아가시고 맞는 첫생일이라 생일상 이라고해얄까... 과일이랑 미역국 같은걸 엄마가 챙겨서 다녀오셨어요.옛날에 좋아하셨던 술이랑.해서요.그새 몹시 자라난 풀을 오빠가 베구요. 저도 오후에 같이 다시 가서 묘를 보고왔지요.흙 꾹꾹 밟아 주고요. 울 엄마는 어디 어깨가 아프다 그러면 아빠에게 일러요. 아프다고 그럼 낫는대요.그렇게 이야기도 하시고 아버지 좋아하시던 음식 싸가셔서 상보고 좀 드시고 바라보시다 오심 좋지 않을까...싶어요.
    • 이미 묻혀버린 글이지만 리플 달아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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