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것에 민감한 분 있나요?혹은 계절 잡담.(+bgm)

전체적인 계절의 흐름 전부도 해당되고 특정 계절만 해당되기도 합니다.


뭐 예를 들자면 장마가 오기 전에 벌써부터 허리가 쑤신다던지


항상 같은 새벽 출근 때 문득 공기가 차분히 가라앉아서 서늘한 느낌이 들 때 '가을이다' 한다거나 


눈이 맵고 코가 근질근질 하다 싶으면 푸헹취! 또 꽃가루/송진가루 날리는 계절 찾아왔구나 싶은거요.



보통은 겨울날 길을 가다 앙상한 가지에서 개나리를 발견한다거나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하늘이 유독 높고 푸르게 느껴질 때 바뀐 계절을 실감하겠지요?



아 또 궁금한 게 있어요.


어떨 때 내가 이 계절 한복판에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시나요?


이 질문 관련하여 제가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모두 유년기에 겪었어요.


중학생 시절, 최근처럼 비가 쏟아지는 장마 기간에 부모님 모두 외출해서 혼자 자려고 자리에 누웠는데요.


집 바깥이 4차선 도로였는데 가끔씩 지나가는 차소리가 마치 파도치는 소리처럼 들렸어요. 


장마기간은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 순간 그 소리와 그 분위기, 그리고 장마까지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네요.


하지만 지금 다시 장마 기간을 좋아하지 않으니 fail!(...)


그리고 또 하나의 기억은 꼬꼬마 국딩 때 집 근처 주공아파트와 놀이터 사이에 작은 언덕배기가 있었는데요.


가을이 되면 빨갛고 노란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져서 이불처럼 폭신하게 쌓였거든요.


가끔 친구와 놀이터에서 놀고 집에 돌아가다가 그 언덕위에서 인간 롤러 처럼 데굴데굴 굴러서 내려오는 것을 즐겼어요. 


그렇게 언덕에서 한바탕 뒹굴면 온 몸이 낙엽 투성이가 되었는데 스스로 그 꼬라지가 우스워서 가을 햇살 아래에서 마구 웃었습니다. 




점점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아열대성 기후에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조금 슬퍼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p.s.


아까 점심 먹으러 가면서 음악 넣는 것을 잊었어요!


마녀배달부 키키 ost "순환하는 계절" 유튜브 영상 넣고 갑니다.



 


    • 냄새죠. 여름냄새, 가을 냄새...
      • 아, 냄새! 그러게요. 겨울냄새에서 그 콧속에 살짝 차가운것이 닿았다 떨어지는 감각이 좋아요.
    • 낙엽에서 굴러내려와 온통 낙엽을 뒤집어쓰고 웃고 계시는 어린 헤일리카님을 상상하니 동화 한 편 읽은 것처럼 마음이 따땃하니 기분이 좋네요!



      저도 냄새! 아침에 집문 열고 딱 나와서 들이마시는 하루의 첫 공기냄새로 계절이 바뀌는 걸 느껴요.
      • 하지만 그 어렸던 헤일리카는 정작 인간관계에서는 잘 웃지 않는 아이였답니다.;ㅁ;
        하루의 첫 공기냄새 참 낭만적이지요. ^^
    • 오늘 아침에 집 밖을 나서는데 가을 냄새가 났어요. 겨울은 추워서 싫어하는데 겨울 냄새는 좋아요.
      • 저는 그저께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서 - 아파트 16층인데 어째서?! - 가을이 다가온 것을 실감했어요.
        저도 겨울냄새에 동감해요.
    • 민감해요. 여름을 혐오 수준으로 싫어하기 때문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가슴이 뜁니다. 드디어 왔구나 싶어서. 겨울의 마른 냄새를 기다리고 있어요.
      • 헉 저는 여름 만만세에요. 하지만 그와 별도로 겨울 냄새도 좋아하고 겨울에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 - 아주 전형적인 '뜨뜻한 온돌방에서 솜이불 뒤집어 쓰고 만화책 발치에 놓은 채 귤 까먹기!' - 을 좋아한답니다.
    • 저나 어머니나 약간 계절성 비염과 천식이 있어요.<br />자고 일어났는데 코가 지글거린다 싶으면 계절이 바뀌더라구요.<br />봄에서 여름되는 것보단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봄 넘어가는게 민감해요
      • 비염이 있으면 보통 환절기에 민감하더라구요. 물론 저도 그래요.ㅠㅠ
    • 저는 피부가 계절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라구요. 덕분에 요즘 피부뒤집혀서 고생중
      • 친구 중 한명도 건조한 날씨로 넘어가면 바로 피부가 상하더라구요.
    • 헤일리카님 저요저요저요!!!

      가을이 되면 오후 세 시~ 네시 사이에 나는 가을냄새가 있어요.
      가을공기에 나뭇잎 그스르는 냄새가 섞여 있는데요, 길 가다가도 이 냄새를 맡으면 내가 살아있구나, 엄청 행복하다 이런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겨울은 새벽에 콧구멍으로 슉슉 들어오는 바람이랑,
      낮에 따뜻한 볕이 나서 눈이 녹을 때 나는 냄새가 좋아요.

      한여름엔 동네 슈퍼 과일 냉장고 옆에 초록색 달팽이모양 모기향을 피워놓잖아요. 그거랑 수퍼 특유의 냄새가 겹쳐서 나면
      오메~ 내가 아직 살아있구먼 살아있어!!! 란 생각에 기분이 엄청 좋아집니다.
      • 오메~ 글루건님 댓글 참마로 구수합니다.d'ㅂ'b 마지막 에피소드가 인상깊네요. 전 비염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어서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계절의 맛이 희미해지고 있지만 뇌 속에 남아 있는 기억은 계절 냄새는 아직 뚜렷하네요. ^^
      • 맞아요!

        어른들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소리, 어른이 되니까 어렴풋이 무슨 얘기인 줄 알겠네영ㅋ
        나중에 뒤돌아보면 두고두고 곱씹을 일이 많게끔 좋은 냄새, 좋은 소리, 좋은 풍경 많이 담아 두어야겠어요.

        아니 근데 비염이 심한테 아롱이 털을 감당하실 수 있으세요? @_@
        아니면 아롱이 털 때문에 비염이 심해지는 건가요?
        • 그쵸. 뇌는 평생 기억하니까 좋은 것들을 담아두면 두고두고 남는 것 같아요!

          비염은... 원래 없었지만 그건 고양이 아롱이를 데려올 때 각오 해 두었던 사항이에요. 걍 약 먹으면서 버텨야죠. 그리고 오늘도 저는 저 뱃살에 얼굴과 코를 마구마구 부빌 예정이구요..ㄱ-;(이렇게 아롱이 배에 제 콧물이...)
          사실 본가로 들어오면서 가장 염려스러웠던 점이 가족들에게 비염이나 천식이 올 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는데요.
          다행히 저를 제외한 가족들은 비염이 오거나 하지 않아서 한 숨 돌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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