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형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감정적인 부분이 오히려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소위 '인간말종'이라 불리는 범죄자들의 사건들이 보도될 때마다 '사형시켜라~!!!' 하는 여론이 일어나곤 하죠.

저 개인적으로는 머리로는 사형제반대지만, 사건 보도를 접할 때마다 '아, 저 끔찍한 것들 세상에서 없어졌음 좋겠다'는 심정이 되곤 해요.

아무런 일도 없는 평상시에 사형제에 대한 논쟁을 접하면, 그것이 왜 잘못된 제도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납득이 가죠. 동의하구요.

근데 자꾸 발생하는 흉악범죄에 대해 접하게 되면, 그 순간 만큼은 제 감정을 어쩌질 못하겠어요.

그래서 되게 오랫동안 고민했어요. 나는 사형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 걸까.

감정적으로는 동의하지 못하면서 머리로만 사형제 반대라고 말하는 것은 위선 아닐까.

나는 과연 내 가족이나 친구가 피해자가 되었을 때에도 사형제 반대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한 가지 새로 든 생각이, 바로 이 감정의 영역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는 거였어요.

이 감정들, 치 떨리고, 무섭고, 끔찍하고, 저 가해자들에게 복수하고픈 감정, 그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우리가 사형제의 완전한 폐지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면 더더욱, 사형제 반대와는 별개로

이 감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해결 방법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사형제 논쟁을 들여다보면 이 부분을 다룬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사형제 반대나 범죄자의 인권 얘기에 더 많이 반발하고, 피해자의 인권을 무시한다고 오해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고통에 대해, 그리고 그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괴로워하는 일반 대중들의 고통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하고 위로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 그런 논의가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말만으로는 소용이 없다고 느껴져서요.

그건 마치, 인간이 필요하다면 자의로 손쉽게 자신의 감정을 제거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 것처럼 들리거든요.

감정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 감정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가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그저 이성적으로 생각해라 라든지 넌 인권을 잘 모르는 구나, 이런 식으로는 설득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의 사형제와 관련한 입장에 대해 고민하다가

범죄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범죄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 중 사형제 반대 운동을 하시는 분들

에 대해 좀 공부해봐야 하겠다..........는 결론만 내린채로 아직 공부는 못 해봤네요;;

 

 

 

    • 전 그렇게 간단히 죽여버림?으로서 벌이 끝나게 된다는 점에서 사형 반대입니다.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아남아서 속죄하게 해야죠.조머시기같은 넘들은 정말..
      다른면으로는...좀 뜬금없지만,그것을 되돌릴 능력이 없는 일은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살려낼수 없으니 죽이면 안된다..뭐 그런 생각.
      이성적인 일조차도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가는 사태가 생기는데 감정이라는 문제를 공공의 입장에서 해소한다는건..정신의료쪽이 더 활성화가 되어야 가능할거라고 봐요.정신건강이 중요하다는 문화가 더 많이 일상이 되어야죠.지금으로선 인터넷에서 기형적으로 해소되는 흔한 집단감정-증오-조차 별 갈피를 잡을게 없잖습니까.보고있기 괴로운 광경이죠.
      • '속죄'라는 것, 굉장히 중요한 주제인 것 같네요. 그 부분도 생각해봐야겠어요. 아, 근데 그런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끔찍한 범죄자들의 경우, 자신이 죽을 상황에 처해지 않고서 과연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알게 될까. 근데, 사실 이건 논리적인 생각은 아니죠. 죽을 상황에 처해서야 하는 속죄는 진정한 속죄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감정이라는 문제를 공공의 입장에서 논하자는 건, 꼭 정신의료쪽이 아니더라도 어떤 담론 같은 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 사형제가 범죄 예방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보지는 않고요. 다만 흉악한 범죄를 지었느니 그에 합당한 최고의 벌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벌이 사형인지 감형없는 무기징역인지는 개인적으로 확실히 모르겠는데... 범죄자가 느끼는 공포는 물론 사형이 강하리라 봅니다. 죽을 때까지 내가 낸 세금으로 그런 흉악범에게 밥을 주는게 아깝다는 논리도 있지만 죽을 때까지 갇혀 있는다는 것에 비하면 그 세금이 그리 커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살인자가 아니지만 후에 밝혀지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는 점에서도 사형이 그렇게 쉽게 이루져서는 안될 것 같지만 또 너무나 명백한 경우도 있어서 혼란스럽기는 하죠.

      이런 문제에 감정이 개입하면 사실 사형은 폐지되기 어렵죠. 내가, 내 친구가, 내 가족이 당한 문제는 객관적으로 본다는게 거의 불가능하니까요. 감정이 개입하면 살인 뿐만 아니라 사형이 구형되어야 할 범죄가 아주 폭넓게 늘어날 겁니다.
      • 제가 말한 감정 얘기는, 법에 감정을 개입해서 형량을 책정하자 이런 게 아니고;;; 제가 본문에도 썼던 것처럼 사형제 반대를 위해서라도 감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어떤 방법이 있어야하지 않겠나 이런 고민이었어요.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별개로,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어떤 지원들, 대중들이 공유할 수 있는 담론들 그런 거요.
    • 이미 형벌에는 범죄자에 대한 응분의 댓가를 치루게 하여 대중의 분노감정을 해소하고 정의가 실현되고 있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감정도 중요한 논리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사형제를 찬성하는 주요논거가 될 수 없다는거죠. 특히 법은 감정보다는 이성과 합리성에 근거하여 만들어져야 하는 거고요.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들의 감정에 입각하여 법이 만들어진다면 사형이나 법정최고형이 난무하겠죠.
      • 제 글을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저는 사형제 찬성입장도 아니고, 제 글도 그렇게 쓰지 않은 것 같은데;; 감정을 근거로 사형제를 찬성하자고 말하지 않았거든요. 위에 기글님 댓글에도 썼지만, 사형제 폐지와 별개로, 사형제를 요구하는 그 감정들을 위한 어떤 사회적 담론과 지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인데요..
        그리고 형벌에 대중의 분노감정을 해소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는데.. 그게 실제로 발휘되어야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1. 저나 사형제 반대론자들은 감정에 휘둘려서 성급히 제도를 도입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거기에다가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면 저처럼 읽을 가능성이 많죠.

          2. 그러면 현재 국가에서 아무런 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은 아닐테고... 사형이 집행되어야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지...?
          • 1. 상황이 오독의 여지가 있다는 말씀은 이해가 가지만.. 제 글이 그렇게 쓰여있는지가 글쓴 사람으로서 좀 궁금하네요. 제가 좀더 설명을 덧붙였어야 했나 싶어서.

            2. 상황을 약간 이분법적으로 보고 계신게 아닌가 싶은데요. 저는 사형제라는 제도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나 없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게 아니에요. 사형제 찬성은 감정적이고 반대는 그렇지 않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범죄 사건을 접할 때마다 사형을 집행하라고 외치는 부분이라든지, 강간사건들에 대한 형량의 가벼움을 이야기할 때를 보면 말씀하신 형법의 기능이 잘 발휘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거죠. 말씀대로라면 사형 말고 다른 형을 집행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이 만족해해야 하잖아요. 그냥 그 얘기를 하는 것이고, 그러니까 사형을 해야 만족할 거라는 게 아니라!! 현재의 형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람들의 감정 부분을 해결해주는 어떤 사회적 제도와 담론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그게 제 생각이라는 겁니다. 위에 다른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신의료쪽이 담당할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인권'처럼 어떤 철학적 담론이 있었으면 하는 거거든요. 내가 혹은 내 가족과 친구가 이유 없이 당하는 범죄피해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것인가, 사회는 이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 우리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그들에게 죗값을 치르게 한다는 것, 교화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논의들을 궁금해하는 거에요. 이미 나와 있는 논의들도 많겠지만, 제가 아직 공부가 부족해서 많이 접하지 못했구요.
            이 정도 설명했으면 제가 말하고 있는 부분이 어느 쪽인지 오해 없이 전달이 되었을지?
    • 전 사형제 반대입장인데, 흉악범죄 일어났을때 어딘가에서 리플로 논쟁한적있는데 보복성으로 감정이 충족되야 하는걸 말하더라구요.

      흉악범죄보면 감정이 끓는거야 이해가 가긴 하고, 복수의 감정이 충족되야하는것도 이해가긴합니다.

      제 생각은 사형은 반대고 형량이나 피해자 보호, 피해 예방, 제대로 법 집행이나 됐으면 좋겠어요. 29만원짜리 인간도 있는 마당에.
      • 마지막 줄에 저도 100% 공감합니다. 형량, 피해자 보호, 피해 예방, 제대로된 법집행.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피해자 및 가족들 지원까지. 아마도 전체적으로 소위 말하는 사회정의란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현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이겠지요.
    • http://news.nate.com/view/20120629n22911
      http://news.nate.com/view/20120706n18336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링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번째 기사는 사실 전에 읽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구요;;; 두 번째 기사는 지금 처음 읽었는데.. 아직 공부를 더 해봐야할 것 같아요. 영화 <오늘> 상영 뒤에 감독과의 대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감독님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라고 했던가 그런 일화를 말씀해주셨죠. 어떤 사형제 반대 영화였는데, A라는 사건의 가해자 부모를 B라는 사건의 피해자 부모가 안아주고 용서해주면서 주변 사람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쳤다는. 그게 너무 이상했다고 하셨더랬죠. 영화 <밀양>도 비슷한 얘기지만, 용서라는 가치가 당위가 될 때, 역으로 그 용서를 선택지로 갖지 못하게 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 이미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들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그 국가들이 사형제 폐지 여론의 비율이 더 높아서 폐지한게 아닙니다.
      여론은 국가가 어떤일을 결정하는것에 대해서 참고는 될수 있지만 절대적인 가치가 될수는 없죠. 그리고 사실 일반인들의 법감정은 법집행에서 고려대상이 될수 없고요.
      피해자의 유족들의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은 사후지원으로 해결할수 있지만 그외에 사건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의 감정도 고려해봐야지 않냐고 하시는데 전 그건 고려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 관계없는 사람들의 감정까지 국가가 해결해야 하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모든인간의 존엄성을 규정한 이상.국가는 그에 따를 의무가 있다는 말 이외에 저는 다른 근거는 찾지 못하겠군요.
      •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의 감정까지 국가가 챙겼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이유는.. 저는 사형제 반대/폐지라는 가치가 더 많은 사람을 설득했으면 좋겠거든요.
        제게 헌법에 그렇게 되어있다는 말이 설득력이 없는 이유는, 어떤 절대적 가치가 먼저 있고 그게 법에 반영되는 것이지 법에 써있으면 따라야 하는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서요.
      • 인간의 존엄성이 절대적인 가치라는게 근현대에 확립이 되었으니 헌법에 들어간거고 대다수 국가들이 사형제를 없앤겁니다.
        조선시대처럼 양반 상놈 구분이 있었으면 저런 법이 만들어질수가 없죠. 뭔가 거꾸로 이해하시는거 같습니다.
        저걸 법에 써있는거지 나는 납득이 안되는 조항이다라고 하신다면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뜻이신지요.
        • 음.. 제가 '법' 혹은 '헌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가 봐요. 아니면 그동안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해온 결과인지도;;; 말씀하신대로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라는 가치가 헌법에 들어간거죠. 근데 사형제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근거로 모든 인간은 존엄하니까, 하고 말하는 것과 헌법에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고 되어 있으니까, 하고 말하는 건 느낌이 좀 달라서.. 헌법에 대해서도 좀더 공부해봐야겠네요.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가치만 두고 얘기하자면, 사형제가 제게 안겨주는 모순적 상황과 비슷한 반응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당연히 모든 인간은 존엄하지! 하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하지만 저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한 사람들인데! 하는 감정도 함께 일어나요. 아직은 제 한계가 여기까지구나, 하고 인정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언젠가는 마음으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도 존엄하지!'하고 생각하고 싶구요. 공부할 게 너무 많네요.
    •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래도 일반 대중들이 느끼는 불안함과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리지않는 것같은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감같은건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요.
      특히 우리나라! 좀 심하지 않습니까!
      저는 진짜 사형은 집행하진 않되 사형제도는 남겨두고 가짜 사형을 집행해서 극악범죄자들도 공포심을 느꼈으면 하는 못된 바램이 있습니다.
      • 저도 말씀하시는 불안감이나 불신감에 대해 해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긴 한데, 현재 한국의 형량이 외국과 비교해서 무엇이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른지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참 궁금타는 생각만 늘 하고 있습니다^^;;
      • 쓰고보니 시계태엽오렌지가 생각나네요.
        오늘 댓글 너무 달린 듯. 고마해야겠습니다.
        • 그렇네요.. 시계태엽오렌지. 여러 의미로 충격받은 영화 중 하나였어요.
          남은 저녁 편안히 보내시길..
    • 사형 찬성론자들의 논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결국 수렴되는건 그런 범죄인들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니다.라는 것인데 결국 그 이야기는 모든 인간이 같은것은 아니니 차등 대우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간단하게 끝날 문제죠.

      근데 어떻든 한국에서는 EU하고의 FTA를 하려는 이상 사형을 집행할수는 없죠. EU는 사형집행국가하고는 FTA 안합니다. 아마 명목상의 형벌로만 남고 실제적으로는 집행안하는 사실상 폐지 단계로 갈수밖에 없습니다.
      • 이건 비꼬는 게 아니고 진심인데요,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그렇게 분명하게 이해하고 사형제와 관련한 문제에 간단하게 사고를 정리하실 수 있다는 게 부럽네요. 근데 사형제라는 문제와 별개로, 각 범죄사건들이 주는 충격이나 그로 인한 감정적 동요 같은 건 어떻게 해결하세요? 저는 논리적으로는 사형제 폐지가 맞다고 생각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제를 옹호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지만;; 참혹해지는 감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 부분은 계속 고민하거든요. 끔찍한 보도를 접한 날은 거의 하루 종일 때로는 며칠 간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답답하거든요. 결국 내가 당사자는 아니니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기는 하지만.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재미있게 생각해요. 결국은 강대국의 가치가 지배적 가치가 되는 것. 강대국들이 지닌 잘못된 가치도 참 많지만, 평등 개념, 인권 개념 죄다 그쪽에서 먼저 발생해 퍼져나갔으니 그런 부분은 인정 안 할 수가 없어요.
      • 수원 오원춘 사건 같은 경우 KBS의 관련 시사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는데 원래 그 지역이 범죄 발생하기 딱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가로등이 어둡거나 없고 길 사이사이에 숨어있을만한 은폐물이 많아서 숨어있다가 보행자를 공격하기 좋다. 이런거죠. 문제는 오원춘은 잡혔지만 그 환경 자체는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는 겁니다. 범죄자들이야 항상 어딘가에 있지만 그들이 범죄를 저지를 충동이 들지 않도록 근본적인 환경도 개선해야죠.
        1차적으로 범죄자를 잡아서 죽이고 싶다고 느끼는것보다 더 중요한것들을 간과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봐야죠. 최근 이슈가 된 상당수의 범죄들이 저소득층이 주로사는 지역에서 발생했다는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흉악범을 잡았다.사형시켰다.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면 그 뒤에 어떻게 그런일이 다시 안 생기게 할것인가.가 더 중요한것이지 일반인들의 인보응과 감정이 그렇게 중요한가.저는 그게 의문이네요.
        • 일단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사형제를 찬성하거나 옹호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재발을 막는 것'과 '일반인들의 인과응보 감정'을 두고 어느 게 우선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구요. 저는 두 개를 각각 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재발을 막는 것은 당연히 너무나 중요하구요, 그게 중요한 만큼이나 이미 일어난 사건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회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여기엔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정서적 지원도 중요하다는 생각이구요), 그리고 이 사건들을 접하는 일반 대중들의 감정적 동요에 대한 해결책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마지막 부분에 제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차적으로는 사형제 폐지의 가치가 더 많이 설득되길 바라기 때문이고, 또한 일반 대중들의 감정적 동요도 일종의 정신적 충격으로서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가령 반성폭력 이론에 보면, 많은 여성들은 자신이 강간을 당한 경험이 없더라도 그런 사건들을 계속해서 듣고 접하면서 그것만으로도 일종의 트라우마를 입는다고 하거든요.
    • 전 입장이 왔다갔다 하는데 사형제의 대체로서 절대적인('감형 없는'이라는 의미죠?) 종신형 이야기가 나올 때면 흉악한 범죄자의 격리 차원에서 사형과 종신형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둘 다 그 사람을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하는 건데 한쪽은 물리적 존재를 확실하게 없애버리는 거고 한쪽은 존재는 보전해주지만 어차피 사회 복귀 가능성은 제로잖아요?
      전 흉악범 X가 앞으로 회개한다고 해도 받아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내 눈 앞에서 완전히 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 눈 앞에서 안 보이게 X를 감방에 가두고 먹을 거 주고 입을 거 주고 합니다. 가끔 밖에 나가 햇볕도 쬐게 해주지만 풀어줄 생각은 전혀 없죠. (-> 가끔 생각해보면 이 무슨 변태스러운 짓인가 싶어요;;)
      • 종신형에서는 그래도 어떤 교화와 속죄를 유도하는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든가 사형집행인들에게 남의 생명을 빼앗는 짐을 지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은 다른 것 같아요. 죄수가 평생을 갇혀있는 것과 사형을 당하는 것 중 무엇을 더 괴로워할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요.
        흉악범죄를 접하면 저도 같이 흉악하게 복수하는 생각 들곤 해요. 그리고 제 안의 잔인함에 깜짝 놀라고, 이래서 괴물과 싸우다 괴물과 닮는다 하는 걸까 그런 생각도 하구요;;
    • 13인의 아해/ 저도 어떤 범죄를 보면 피해자 입장에 강하게 감정이입하는 편이에요. 순간적으로 저 사람에게 인권이라니 하는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에 항상 제동을 걸어주는 사건이 있어요, 제게는. 바로 한국에서 벌어진 사법살인, 인혁당 사건입니다. 사법살인 때문에 사형제를 반대한다는 건 부실한 논리이지만, 저 사건은 제게 인간이 인간에게 행할 수 있는 최악의 실수이자 악행이거든요. 저 사건을 떠올리다 보면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웟하지말라는 그런 착한 이유가 아닌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가, 악한 인간이 권력을 잡고 있다면 무슨 짓을 할 수 있는가, 그런 인간의 권력이 절대적이라면 권력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무능한가 이런 이유가 생각나면서 사형제는 폐지에 대한 확신같은 게 다시 생겨납니다. 저는 그러네요.

      논리적인 이야기들은 스타더스트님의 말씀에 동의하구요.
      • 네. 저도 같은 이유로 사형제에 반대해요. 돌이킬 수 없고, 이게 일단 시행되면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열리는 거니까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피해자 입장에 강하게 감정이입하여 그러부터 사형제 찬성! 지지! 옹호!가 아니었어요. 사형제를 폐지하는 게 옳은데, 그렇다면 피해자들이나 그 가족들, 일반 대중이 겪는 감정적 고통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이런 취지로 쓴 글이었습니다.
    • 사형제도와는 관계없는 댓글이지만, 원글님께서 천부인권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하신 듯하여 보론 남깁니다.
      천부인권론에 의하면 인간은 평등하고, 인권은 (마치 하늘에서 하사한 것마냥) 모두가 평등하게 애초에 갖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몇 세기 전에는 인간 사이의 불평등이 공공연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제도화된 현실이었기 때문에, (기독교문명적 관점에서) "좋아 그럼 하늘이 모두에게 준 거라면 절대적으로 평등하겠지?" 라고 못박아버린 거죠.
      천부인권적 평등사상은 인간이 절대적으로 평등하다고 보기 때문에, 범죄자들의 인권 또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합니다. 따라서 처벌 등이 이루어질 때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부득이하게' '인권을 제한' 한다는 논리죠. 그래서 그 부득이한 인권 제한은,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약속의 집합인 헌법, 그 헌법상에서 기능하는 형법에 딱 박아놓은 것 외에는 안된다.는 게 조건이고요. (이것이 소위 죄형법정주의이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파생되는 근거입니다.)

      인간의 절대평등성에 근거한 부조리한 결과가 가끔 천부인권론을 공격하는 대상은 됩니다만... 인간의 절대평등성이 깨지는 순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 불평등이 발생하고 힘의 논리는 현대문명시대 이전으로 되돌아가 더욱 노골화되겠죠.
      • 제가 부족한 것이 천부인권에 대한 이해인지 헌법에 대한 이해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설명 감사해요.
        • 헌법은 외려 사실 별 거 없죠. 사회적 약속의 총합 - 헌법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는 사회 구성원들 수준에 비해서는 좀 괜찮은 헌법을 갖고 있습.. 쿨럭)
    • 음 전 원문의 글을 '사형제를 폐지하더라도 남은 이들의 감정을 다스릴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라는 내용으로 보았는데요. 여기에 제 개인의 해석을 좀더 보태서, '꼭 범인에게 해꼬지를 강하게 하자던가 그런게 아니라, 피해자 주변인들이 입었을 감정의 상처를 추스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던가 뭐 이런게 필요한게 아닌가 ...'로 이해했는데 다르게 보신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즉 '감정을 추스르기 위한 조치'로서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1. 범인에 대한 조치
      2. 피해자의 주변인들에 대한 조치

      중에서 꼭 1번일 필요는 없고, 2번에 해당하는 방법들은 뭐가 있을까? 하는게 제가 떠올렸던 거거든요. 예컨대 헐리웃 영화에서 보면 극악한 범죄의 피해자들을 구하러 온 경찰들이 대체로 모포 한 장 둘러주고 '괜찮아. 네가 잘못 한거 없어. 이제 안전해. 걱정마' 등등의 말을 해주잖아요? 우리 현실과는 꽤 거리가 있죠. 마찬가지로 가해자가 사형에 해당하는 일을 저지른 흉악범일 경우, 그 피해자에게 이런 식의, 안심시켜 줄 수 있는, 정신적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가하는 ...
      • 저 잠깐 좀 울고 올게요 (ㅠㅠㅠ) 제 원래 취지를 이해해주신 분의 댓글을 보니 마음이 좀 놓이네요. 제가 진짜 글을 이상하게 썼나 봐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들어주신 예시처럼,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를 안심시켜주는 것도 정말 중요하고, 조사과정에서 2차 피해 없게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죠. 저는 더 나아가서 근본적으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왜 나/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하는 고통을 겪을 때 그것을 설명하고 위로하는 어떤 담론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게 사회가 함께 아파한다는 인식을 줄 때 위로가 될 것 같고,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었어요. 여전히 말이 정리가 잘 안 되네요. ;ㅁ;
    • 사형제에 대한 직접적인 얘기를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감정과 용서. 그리고 어떤 의지로 어떤 인생을 선택할 것인가 등등에 관해 다룬 이정향 감독의 오늘이란 영화가 있는데 고민하시는 부분에 대해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영화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어쩌면 다른 이야기고 많은 분들이 사형제 등에 대해 논의할 때 거론하시는 얘기지만 사형제도의 존재나 실행 여부가 강력범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납치나 강간 등의 경우 사형을 시킨다. 라면 사형을 무서워해 그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며 동시에 목격자인 그를 차라리 없앨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형제도는 반대하지만 화이트컬러 범죄나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범죄(성범죄가 가장 적합한 예라 생각합니다)는 양형기준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뭐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초범이거나 하면 적지 않은 경우 집행유예로 나오거나 잘해야 5년 미만으로 형을 살고 나오니 제대로 된 처벌이라 할 수 없고 교정 시설에서 제대로 된 교정도 없고 여튼 엉망이죠. 재범율 가장 높은 범죄 중 하나가 바로 성범죄인데 모든 것이 너무 허술합니다.

      끝으로. 역시나 좀 다른 얘기고 미국내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소위 범죄와의 전쟁이란 식으로 범죄를 바라보고 처리하는 방식은 오히려 범죄율을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교정 시절로만 국한하면 - 흉악 범죄자들도 당연 포함됩니다 - 수감자들의 재범율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도소에서 학위를 따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 범죄사건들이 주는 피해자의 주위사람들과 사회에 주는 충격이나 정서적 피해의 면은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극악한 범죄는 그 자체로 인간성의 파괴라고 할 수 있고, 피해자의 가족 등 주변인물에게 말 못할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대중들의 정서에도 영향을 미치지요. 하지만 사형제도는 결국 이러한 '인간성의 와해' 를 다시 야기시키는 것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국가에서 종종 공개 처형을 하는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요즘도 일부 국가에서는 행해지는 모양입니다만...) 죄질을 떠나서 한 사람의 숨이 끊어져 가는 모습을 다수가 감상하고 왈가왈부하는 풍경 자체가 그야말로 '인간성의 붕괴' 이자 '정서적 충격' 인 것 같아요. 사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지금도 다른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형 집행인이 있고, 참관인도 있으니까요. 극악 범죄자는 죽어 마땅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직접 처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또 다르게 받아들이실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괴로워하는 일 없이 단죄할 수 있으니 사형제도에 대해 선뜻 찬성할 수 있는 면도 있을 겁니다. 인간성의 붕괴, 피해자의 주변 사람과 대중의 고통과 동요를 메우기 위해 또 다른 인간성의 붕괴와 정신적 충격을 낳고 또 이를 타인(집행과 관련된 분들 등)에게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주변 분들의 고통을 완충시켜 줄 수단은 위에서 이미 언급된 것처럼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서 모색해야 합니다. 사회의 담론도 단죄 일변도로 가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는 걸로 가야하고요.
    • 글에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것 같아요. 사형제는 아무래도 찬반 논쟁이 가장 강렬한 이슈라서 더 그것과 '별개인' 이야기로 이동하는게 어려운 일이 되는것도 같구요.<br /><br />보면서 제가 궁금한건 <br />일단은 피해자 당사자와 제3인물들 ,뭐 대중들의 범죄자와 범죄자 처벌에 대한 감정적 입장을 갖게 볼수 있을지인데요, 피해자 당사자에게라면 몰라도 대중들의 감정적인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소한다는게 가능한가, 그리고 그런 접근 자체의 위험성에 대한 생각은 해보셨나구요..<br /><br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글쓴분의 글에 공감이 가네요.
      • 스맛폰으로 썼더니 문장이 막 ㅠㅠ

        갖게 ->같게

        로 읽어주세요!
    • 범죄예방, 피해자에 대한 빠른 조치와 도움들..외에는.물론 듣는 우리도 괴롭지만 당하는 사람만 할까요.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더 깊고 넓게 확대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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