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야기
저는 어릴때 부터 동물과 함께한 생활이었어요.
제 최초의 기억부터 저의 삶에는 강아지와 함께였었지요.
당시 10살이 되어가던 치와와믹스 남자아이였어요.
그 아이는 제가 초등2년에 가출.. 그 후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지만요.
그 아이 후에는 지인의 지인(..)집에서 학대 받고 있던 치와와 남아였어요.
4~5달된 아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아이가 쉬야,응아를 못가린다고 주인이 혁대(!!)로 학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 열혈 어머니가 달려가서 업어온 아이였어요.
처음 데려왔을 때엔 너무 말라서 갈비뼈가 겉으로 보일 정도였고, 너무나 심한 모낭충때문에 병원에서는 안락사시키는 것이 어떻겠느냐 했었지요.
이 아이는 6개월 정도는 사람눈도 보지를 못하고, 1~2년동안은 화장실 근처에도 못갈 정도로 트라우마가 심했어요.
그러나 저희 할머니의 지극정성 덕분에 집안서열2위(1위는 아버지..), 왠만큼 맛있지 않은 음식에는 입맛도 다시지 않는 상전이 되었지요.
이 아이와 함께 저는 청소년 시절을 보냈네요.
큰 수술도 받고, 휴가지에서 동네개들한테 집단 린치도 당하고,
그렇게 파란만장한 생애를 보낸 아이는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몇달 후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그 후 저희 어머니가 적적해 하셔서 쇼 독을 위한 모견인 치와와를 데려오시더군요.
이 아이의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가 무슨무슨 대회에서 수상한 영국 직수입(..)한 치와와이며,
이 아이의 아들, 손자는 현재 무슨무슨 대회에서 뛰고 있는, 치와와계의 로열블러드라더군요.
당시 8살이던 아이는 이미 여러번 아이를 낳고, 더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자 중성화 수술을 하고 저희 집에 오게 되었어요.
상전에, 신경질적이던 전의 아이와는 달리, 이 아이는 치와와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게 순종적이더군요.
짓는 소리도 못들을 정도로 조용하고, 사람한테는 무조건 순종, 산책할때도 한발자국 뒤에서 따라가는, 영상에서만 보던 바로 그런 쇼 독!
하지만, 저희 가족들은 그런 아이의 모습이 슬펐답니다.
인간의 이기를 위해 아이의 본성을 저리도 죽여놓았는가, 아무리 몸 값이 기백, 기천이면 뭐한답니까. 그냥 순혈의 아이를 낳던 기계가 아닌가 싶어서요.
(뭐.. 이 점은 논란도 많고, 다른 생각을 하시는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다만, 저희 가족은 이 아이의 견생을 보면서 그냥 맘이 아팠다는 것이지요.)
이랬던 아이는 올 초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그리고 요즘, 저는 코숏남아를 저희 어머니는 유기견이던 말티즈 여아를 기르고 있습니다.
말티즈 아이는 저희 부모님에게 오지 못했다면, 저세상으로 가게 될 예정이 었던 아이지만, 자신의 운명과는 관계없이 데려온 첫날부터 명랑, 활발, 해맑았구요.
그리고 제 집 냥이는 처음 데려온 날부터 고양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친화력 짱에, 어리광쟁이, 무릎냥이, 겁쟁이랍니다.
20여년동안 반려동물과 함께하면서, 저희 가족이 단 하나의 의문도 없이 주장 할 수 있는 사실은
무슨무슨 쇼 우승견의 몇대 손이던, 혈통을 알 수 없는 길거리에서 거지(..)생활 하던 유기견이던, 함께한 이상 가족이라는 것이에요.
그리고, 숍 쇼윈도에서 예쁘게 꾸미고 주인의 손을 기다리는 아이보다도 더 많은 아이가 버려져서, 자신의 생을 걸고 누군가가 데려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믹스라는 이유로,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혹은 귀찮아졌다는 이유로, 많은 아이가 보호소 철창 속, 찬 비가 내리는 길거리 위에서 떨고 있어요.
반려동물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런 아이들에게 먼저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것은, 품종견/묘에 대한 근거 없는 자부심을 키우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냥 울적해서 끄적여본 것입니다.

그 와중에 코숏이라고 무시하던 말던 열심히 몸단장하는 저희 냥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