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동물임을 느낄 때

따라쟁이. 훗.

 

때로 제 삶이 대형 마트 고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확히 계량되어 부위별로 분리되어 스티로폼 박스 안에 얌전히 계측되어 비닐로 꼼꼼히 포장되어 산패를 막아내는.

 

그런 삶.

 

그런 고기를 먹는데 아무런 죄책감도 없죠.

더 이상 날것이라는 느낌도 없죠.

참치통조림과 차이도 느낄 수 없죠.

 

재활용 분리수거 할 때 한 번 인식할 뿐이죠. 아 이건 스티로폼이군.

 

올림픽은 옛날 거죠.

요즘 하는데도 경기들이 옛날 거라 그런가

옛날 느낌이 납니다.

막 창도 휘두르고 (물론 인식은 전자장치가 합니다만)

진짜 메치고

맞으면 진정 아프고

역기는 참으로 무거워 보여요.

 

그리고 거기에서 이긴 사람은

정말 이겼다는 실감이 있습니다.

 

그 표정을 보기 위해 올림픽을 보신다는 분도 계셨죠.

저도 그 표정 참 좋아합니다.

일상에서 보기 힘든 표정이죠. 이 소 제가 잡았어요. 이 닭 목은 제가 비튼 거에요.

 

비건 분들이라면 거북할 수도 있는 비유겠네요.

 

하지만 전 그 느낌이 좋습니다.

그 생생함이 좋아요.

제가 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귀하고요.

 

그래서 국가에 1그램도 관심이 없지만 국제경기를 봅니다.

움직여서 동물이라는데

나는 못 움직이니 의사체험이라도 합니다.

 

    • 원래 현대 스포츠 상당수, 특히나 프로 쪽이 활성화된 스포츠는 그런 대리체험/전쟁적 요소가 흥행에 크게 작용한다고 크다고 들은 거 같습니다.
    • 동물임을 느낄때는 많지만 이거슨...신선하기까지하네요. 이소 제가 잡았어요!의 쾌감으로 올림픽을 즐기시다니 ㅋㅋ
    • 저는 스포츠 즐겨보지는 않지만 비유가 와닿아요.
      전에 동거묘가 너덜너덜한 쥐 장난감 2개를 방문 앞에 놓아둔 적이 있는데 "아우 얘 네가 이걸 사냥감이라고 가져온거니" 하고 막 귀여워해줬어요.
    • 이런 대리체험이 충실히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전 아마 영원히 비건은 되지 못할 겁니다.. 내가 잡지 않은 소야 돼지야 닭아 미안해.
    • 말씀대로라면 4년을 기다려야 하고, 전제 자체가 국가대항인 올림픽보단 격투기가 더 순수한 만족을 줄 거 같은데요. 펜싱이나 역도는 없지만 동물적 쾌감은 확실하지 않나요?
    • 격투기도 물론 좋아합니다.. ㅠㅠ K1과 프라이드 팬이었는데 위축되어서 굉장히 상심했어요.
      • 이번에 태권도를 보면서 가장 쎄고 실제로 써먹을수있는 격투기는 태권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서웠어요;;
        • 식에 있어 약간만 더 유연해진다면 굉장히 위협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저랑 완전 동감이시네요... 저도 아마 영원히 비건은 되지 못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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