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개강이 한 달 조금 안남았네요...

근데 벌써부터 학교가기가 싫어요. 으허헝ㅠㅠ... 

늦게 들어간 학교인데 이렇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거 잘 알아요. 그렇지만...1학년 1학기만 다녔을 뿐인데도 미대라는 곳에 대해 이런저런 환멸과 실망이 많이 생겨버렸어요.

무엇보다도 미대 내에서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돈이 있다는 게 너무 싫으네요.


입학하자마자 MT비+학생회 운영비 명목으로 신입생 각자 24만원씩 내야 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무슨 행사 및 세미나 있을 때마다 작게는 3천원 많게는 5만원씩 걷더군요... 정말 기가 막혔던 건, 학기 말 세미나(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1박 2일 놀고 먹는 행사)때 전 도저히 참석하기가 싫어서 불참 의사를 밝혔더니, 그래도 의무적으로 3만원을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었어요. 절대 못 낸다고 우겼고 이런 저런 안 좋은 말을 들었지만 결국 내지 않았어요. 그런데 안 내는 걸 <허락>해 주던 선배가 한다는 말이 '네가 이 돈을 안냈다는 사실이 절대로 4학년들 귀에 안들어가게 해라'였어요. 왜냐하면 불참자도 3만원씩 내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라네요. 결국 그 돈은 체제유지비에 불과했던 거예요. 


안 그래도 미술대학은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서 힘든데 이런 식으로 부담해야 되는 돈이 많다는 게 정말 너무 짜증나고 괴롭고 그래요. 그런데 다른 학교의 미대를 졸업한 지인에게 물어보니, 자기 학교도 그런 식이었고 우리나라 미대는 다 그렇대요. 그런데 그게 안 내도 되는 검은 돈이니 그냥 버티고 안 내면 그만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다음 학기서부터는 무슨 욕을 듣더라도 아무 돈도 안 낼 결심을 했어요. 


위에 쓴 거 말고도 미대에 대해서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점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이 학교 말고도 우리나라 미대란 곳 관행이 그런 식이라니 벗어날 방법이 없네요. 유학을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 마음껏 그릴 수 있다는 걸로 위안을 삼으면서 앞으로 3년 반을 보낼 생각이에요. 사실 수업 자체는 즐겁고 교수님들도 정말 좋은 분들이세요. 그런데 왜 학생회는 이 모양인지...



요즘 너무 더워서 뭘 하고 싶은 의욕을 거의 완전히 상실하고 지냈는데, 오늘은 조금 덜 더워서인지 뭔가 그릴 수 있었어요. 카페에서 제 옆자리에 앉았던 분을 그린 건데... 얼굴은 일부러 별로 안 닮게 그렸고 분위기만 닮았어요. 





    • 근데 선배들이 반말하나요?

      그냥 저는 저보다 3살위인데 2년후배 존대 해줬던게 생각나서요.

      전 공대였는데... 저런 불합리한 돈 뜯어내기 있었던거 같아요.

      미대뿐이 아니라... 많은 학교에서 그럴거에요. 악습 같은거죠.
      • 아뇨, 선배들이라고 해도 저보다는 거의 다 어려서 존댓말을 해요.
        미대 말고 다른 대학에도 그런 악습이 있는 줄 몰랐어요. 화가 나네요.
    • 진짜 짜증 불러 일으키는 꼬라지네요. 아무 돈도 내지 마세요. 내가 다 열받는다.
      선배래봤자 낭랑님보다 다 어린애들이죠? 나이가 어떻다는 게 아니라, 조무래기들 놀음에 콧방귀도 뀌지 마시고
      도도하고 꼿꼿하게 할 일만 그냥 충실히 하면 "4학년 선배"들도 어쩌지 못할 거예요.
      • 고마워요:) 덕분에 용기가 나요. 사실 제가 워낙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ㅠㅠ, 지난 학기 때는 이것저것 많이 참고 그랬는데 이제는 정말 안 그러려구요.
    • 전 미대가 아니라 문과계열 학과를 졸업했지만, 십수년 전에도 저런 관행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유지되고 있군요...;; 저희는 졸업할 때 논문 심사를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패널티를 줬기 때문에 4년 동안 억지로라도 첫 학생회비는 무조건 내야 했는데 요새는 어떤 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 더 할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참 씁쓸한 악습이죠.
    • 제 친구도 작업실이 덥고 모기가 들끓어서 그림을 못 그리고 손 놓고 있다며 걱정하던데 어서 더위가 좀 가셨으면 좋겠어요. 여름은 참 좋지만 무더위가 계속되니 비가 그리워지네요.
    • 저는 미대를 다니는데 한번도 돈 내본 적이 없어요. 엠티 불참비는 한번 냈지만 학생회비가 이십만원 넘는 것도 놀랍고, 쓸 돈이 어디 있다고 돈을 수시로 걷는다는지도 의아하네요;; 지금까지 무슨 행사 하는 꼴도 못봤고 한다고 귀찮게 한 적도 없었는데 아마 선후배 유대가 있는 곳인가보죠?;;;
      • 실제로는 별 유대도 없는데 있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학교예요. 사실은 뒤에서 서로 욕들을 얼마나 하는지...
        저같은 괴로움 안 겪고 학교 다니신다니 정말정말 부러워요.
    • Bitter&Sweet/와, 문과계열도 그래요?? 이거 정말 한 두 군데 문제가 아닌가봐요. 어디 언론사든 크게 이슈화시켜서 다들 문제로 자각했으면 좋겠어요.
      calmaria/정말이지 시원하게 비가 내리든지 해서 얼른 더위가 물러갔으면! 저처럼 더위 잘 안타는 사람도 이 정도인 걸 보면, 이번 더위 정말 대단해요.
    • 생각해보니 패션모델을 고용해서 학기말 행사를 할때라던가 바디나 랩탑 공구, 아니면 포토그래퍼를 고용해서 포폴사진 찍을 때 돈을 추렴한 적은 있었는데 무슨 세미나;; 대체 명목이 뭐래요? 그 집부 웃기네;;
    • 저희는 문과계열이고 입학시에 학생회비 8만원을 걷는데, 안 내도 아무도 안 신경쓰고 불참비도 없어서 학생회비 계정이 넉넉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2/3정도는 항상 납입해주는 거 같아서 유지는 되는데... 학생회장에게 돈 십원이라도 주면 좋겠건만 그렇지 않으니 아무도 안 하려고 하게 되네요. 써놓고보니 딴소리....죄송

      다른 곳에서는 학생회장에게 무슨 특전을 주시나요?
      • 물론 학생회장으로 한몫챙기는 건 옳지 않은 것인데, 과외 등 생활비 버는 시간을 왕창 쏟아부으며 하는 거다보니 요즘엔 정말 다들 기피하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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