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delay 게시판.

저는 우리나라에서 성공할리 없는 게시판 형식에 대해 공상하곤 합니다. 글을 등록한 후 게시되기 까지의 기간이 의도적으로 지연되는 게시판인데, 그 지연기간이 얼마인지에 따라 게시판의 특성이 더 달라지겠지요. 글을 '등록'을 누르고 한 달이 지나야 올라온다던가, 한 달이 너무 길면 일주일, 아니면 이틀 정도를 생각해봐요. 그 시스템 내에서 댓글에 대해 생각 해봤는데 댓글은 글의 지연 시간의 1/6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면 아예 댓글 시스템이 없이 예전처럼 글로 댓글을 단다던가.


이런 시스템에 있어서 문제점 몇 가지 중 하나는 글 도배가 있을 겁니다. 많은 글을 한꺼번에 등록한다면 어떤 날 그 글쓴이의 글로 도배가 되어버리겠죠. 그렇다고 해서 하루에 글 하나 씩으로 제한을 두는 것도 이상하구요. 어쨌거나 게시판은 최초의 룰 외 다른 룰을 계속 붙여나가는 건 조금 깔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이미 들어온 이용자들의 자율에 맡겨야 겠죠. 외국의 포럼형식으로 업데이트 되는 글들을 위로 올리는 형식도 좋겠지만, 한국 내에서야 제로보드 이후의 새로운 글이 내림차순으로 전면에 개시되는게 좋으니까 고수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이렇게 할 필요도 없이, 이미 오랜 시간을 함께한 게시판이라면 한 달이나 1년, 또는 10년 전의 게시글을 찾아보면 되긴 합니다. 듀게의 전 게시판을 익숙하게 손 대지 못해서 그렇지 가능하다면 10년전의 듀게 하루 글을 읽고 갈무리해서 그 때의 문제 인식의 특이점 같은 거나, 다루던 주제의 몇 꼭지를 모아 써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1년 전은 이 게시판 내에서도 가능하더라구요. 저는 여기 이사온지가 1년도 안된 기분인데 이미 3년이 되었더라구요.) 아니면 대선, 올림픽, 월드컵과 같은 일정한 주기로 돌아오는 주제 삼아 모아보는 것도 재미있어 보이구요.


지연 게시판 이전에, 주기 게시판(가제) 도 생각을 해봤어요. 365일 또는 52주 등의 시간 구분순으로 오픈/클로우즈 되는 게시판인데, 1월 1일의 게시판 글은 2일이 되면 볼 수가 없는거죠. 그 대신에 2009년 1월 1일, 2010년 1월 1일, 2011년 1월 1일… 의 게시판 내용을 그 날만 잠시 볼 수 있는 겁니다. 2일이 되면 2일 것만. 2월 29일의 게시판은 4년마다 한 번씩만 열리겠죠. 그런 단속성적인 게시판에서 서로의 아이디를 기억하긴 어렵겠지만, 1년 주기의 연결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무엇이든, 실행되기는 너무 힘든 머릿속 생각만으로 즐거운 그런 망상이었어요.

    •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게시물 제목을 다른 의미로 읽었을 겁니다.
      • 아. 이렇게 쓰면 우아하게 적을 수 있었는데!... '나..낚였다. 죄송합니다' 수준에서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 댓글을 안 달고 있었어요.
      • 뭐가 있나요?

        댓글 세 개에 신나 확인했는데... 예상외의 댓글;
          • 죄송할 필요까지야 ;

            제목 수정했어요. 주기 게시판을 이름으로 해서 그 내용을 주로 할껄이란 후회를...
    • 본문에 충실한 댓글을 달자면

      1) 댓글이 아닌 답글만 가능하고
      2) 글 등록 후 게시지연은 1일
      3) 글 등록은 하루에 1개

      정도의 제도를 시도해본다면 상당히 진지한 게시판이 될 것 같아 기대되기는 하는데, 인기가 없을 것 같아요.
      • 형식으로 느림을 추구해보는 건데 실상은 서로 쪽지로 물밑 대화 다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디어는 편지로 바둑을 두는 사람들이 있다더라구요.

        그게 참 좋았습니다.



        .. 인기 없겠죠.
        • 그럼 쪽지도 늦게 가게끔 하면 되지않을까요.
          그나저나 편지로 바둑을 두다니... 굉장한데요.
          • 실제 만든다면 쪽지시스템과 자기소개의 메일 홈페이지란은 빼야겠죠.
    • 지연이요?
      티아라 지연이요?
      나는 지연인이다?!
      • 검색해보고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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