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이야기

초등학교 때 선생님은 저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주말에 한 번 저랑 볼링치자고 아침 약속을 잡으셨거든요. 


뭐 제가 한 인기하기도 했고, 볼링 잘 친다고 뻥을 좀 쳐놓기도 했습니다. 


일요일날 아침 부스스하게 볼링을 치러 갔는데, 선생님이 없는거에요. 뭐야...하고 기다릴 생각은 안하고 오락실에 갔습니다.


오락실에서 형들 게임하는거 구경하다가 선생님한테 뒷통수 맞았어요. 


선생님이 약속에 늦었잖아요. 하고 말았죠 뭐. 



중학교 때는 무지 착한 담임 선생님이 있었는데, 덕분에 우리는 맨날 방과후 청소를 튀었어요. 


선생님은 종례가 끝나자 마자 도망가는 우리를 잡으려고 복도에서 수비를 하고, 우리는 으하하하하 하면서 이리저리 페인트 모션을 취하면서 도망갔어요. 


다음날 청소 도망 갔으니까 맞아! 하면 네! 하고 맞고 말았죠 뭐. 


선생님이 빗자루 들고 우리 몫의 청소를... 



고등어 때는 학교를 땡땡이 치고 싶은데, 도저히 학교 밖을 나갈 수 있는 길이 없었어요. 


학교 뒷산에 철망 사이를 친구들과 낑낑거리며 일렬로 올라가고 있는데,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는 창문족들 덕분에 전교생이 우리의 땡땡이를 생중계로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으하하하하 하고 인사하면서 학교를 나갔어요. 


다음날 학교 도망갔으니까 맞아! 하면 네! 하고 맞고 말았어요. 



고등어 때 우리는 학교 끝나고 학교 밖에 어느 운동장에서 매일 축구를 했는데, 어느 날부터 우리 하교 시간보다 조금 일찍 와서 축구장을 선점하는 아저씨들이 생겼습니다. 


종례 끝나자 마자 헉헉거리며 뛰어가면 아저씨들은 축구화를 갈아신으며 얇밉게 웃었어요. 


다음 날 점심 먹고 혼자 학교를 나왔습니다. 뭐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네시간 동안 아저씨들을 기다렸습니다. 


좀 있다 제 친구들 올꺼거든요? 


몇 안되는 학창시절의 뿌듯한 순간이었어요. 근데 그 날 축구하다가 팔 부러졌어요. 



점심이든, 석식이든 학교 급식실은 밥을 일초라도 먼저 먹으려고 뛰어오는 애들로 북적북적했는데, 


석식시간에 30분 일찍 내려와서 식당 아줌마들 몰래 식당문을 잠궛어요. 애들이랑 여유롭게 밥을 먹고 있다가, 문 잠근걸 까먹고 있었는데 


식당 아줌마가 이게 뭔일이야 하는 소리에 쳐다봤는데, 


식당 유리문은 이미 뛰어온 학생+뒤에서 미는 학생들로 인해 지옥도가 펼쳐지고 있었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아비규환에 덜컥 겁을 먹었다가 지옥도가 차츰 풀리면서 식당에 애들이 차기 시작하자, 으하하하 하고 웃었습니다. 



그때는 뭐가 그리 하루 종일 즐거웠는지, 어릴 때부터 눈가에 웃음주름이 있어서 선생님은 넌 뭐 애가 벌써 눈가에 주름이 있냐 했네요. 


    • 눈가에 다크서클
      그리고 그 아이는 야구선수가 됩디다..
    •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네요. 으하하하
    • 별로 같이 웃어드리기는 힘든 이야기들 같습니다만?
      • 그냥 시덥잖은 이야기 좋아해서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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