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시험 / 백만년만에 가본 만화방

1.

 

어제 몇 년만에 토익을 봤습니다. 이건 뭐 끝이 없어요. 취직한지가 어언 몇 년인데 회사 내부적으로도 계속해서 내 영어 실력이 아직 맛가지 않았다는 걸 계속 점수 업데이트로 인증해줘야 하니... 물론 귀찮음보다는 "이번엔 정말 맛 간 점수가 나오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입니다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정말 못해먹겠던데요. 일단 시험 전날까지도 도저히 책 펴고 앉아서 공부를 못하겠어요. 그냥 모의시험 하나 구해서 오디오에 틀어놓고 들어봤는데, 이놈의 시험이... 미국 외 영어 발음이 섞인 뉴토익을 지나치게 의식했는지 아주 희한한 발음 퍼레이드를 하고 있어서 더 피곤하더군요. 그리고 시험 치러 가서도... 모 중학교에서 봤는데, 중학생 체형에 맞는 작은 책상에서 두 시간 동안 쪼그리고 있는 것도 고역이고, 결정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이젠 리스닝 와중에도 자꾸 딴 생각이.. ㅠㅠ 난 누구? 여긴 어디? 끝나고 뭐하지? 아 배고파 등등...

 

두 시간 시험도 이렇다니.. 지금 수능 다시 보라고 하면 중간에 쓰러질지도... 그땐 어떻게 하루 종일 정신줄을 안놓고 시험을 봤나 모르겠어요..

 

2.

 

토익으로 인한 국부유출을 좀 막아보자고 서울대가 텝스를 개발한 걸로 아는데, 이쪽도 인기 많은가요? 전 아직 한 번도 안봤는데, 곧 봐야할 것 같습니다. ㅠㅠ 주변에서는 주로 쓰이는 단어 등이 다르기 때문에 텝스용 영어(?)를 따로 공부하고 쳐야한다고 하고, 토익보다 많이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공부를 해도 평소에 받던 토익점수에서 150점 이상은 까여 나올거라고 하는데 그럼 그냥 쳤다가 200점 이상 까여 나오면... 안되는데.. ㅠㅠ

 

정말 텝스용 영어라는 게 따로 있는 걸까요.. ㅠㅠ

 

3.

 

시험을 치르고서... 정말 오랜만에 만화방을 가봤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본지가 어언 5~6년은 된듯해요. 취미삼아 가는 편은 아니고 주로 약속 잡고 나갔는데 너무 일찍 도착했거나 상대방이 왕창 늦을 것 같다고 연락 올 때 시간떼우러 가는 편이어서요. 어제는 어쩐지 꼭 가보고 싶어서 집에 가는 길에 들러봤습니다. 9권까지 보고 못 본 "라이어게임"을 보려고 했는데 그건 없고... 예전에 좀 봤었지만 어디까지 봤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검은 사기"만 한 7권 보고 왔네요. 근데 책을 하도 안읽어서 그런지 이젠 만화책 보는 속도도 느려졌네요. 시간당 1500원으로 읽었는데 한 3시간 좀 넘는 동안 7권 읽고 나가려고 하니 계산은 5500원. 헉. 6시간 정액이 6000원이던데. 그냥 김성모 화백 작품이나 읽었으면 수십권을 읽었을텐데...

 

간만에 가서 2인용 소파를 혼자 쓰며 소파에 누워 만화를 읽으니 잠도 솔솔 오고.. 옛날 생각 나고 좋더군요. 앞으로 가끔 땡땡이치는 일탈을... ㅎㅎ

    • 텝스는요
      문제가 "더럽습니다." (.....)
      150점이면 아주 선방하신걸텐데요. 720 넘으면 인정해주는 분위깁니다.

      서울대 유관기관이나 외교부 등에서는 반드시 텝스를 해야 하는데,
      제 옆 파티션의 박사님 한 분은 인증을 위해 아예 일주일 휴가내고 공부하시더군요 ㄱ-;
      • 혹시 그 더럽다는게 제가 상상하는 그런 거라면.. 꺄악!!

        전에 모의 토익을 하나 풀었는데, 리스닝 파트 1(사진을 맞게 묘사한 문장 하나 고르기) 문제를 아무리 들어봐도 도대체 답을 모르겠더군요. 배가 하나 나오는 사진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두 개 같은 상황. 도저히 모르겠어서 찍고 나중에 해설을 보니 정답은 ship 어쩌구 저쩌구 했고 오답이라고 해놓은 건(제가 죽어라 헛갈렸던) sheep 어쩌구 저쩌구 라서 답은 ship 들어간 문장. 주변에 보여주니 공통된 반응. "이거 100% 한국인이 낸 문제!!"
        • 상기하신 예도 아예 없는 건 아닌데 그래도 국가대표시험이라고 만든거라 저런 건 적구요... 대신에
          평생 가도 한 번 쓸 일 없을 것 같은 비정규적인(학술적) 단어나 용례들이 튀어나오는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럽죠;
          (평생 Geo-infrastructure 분야에서 밥벌어먹고 영어로 SCI 논문을 쓰는 양반이 문제 더럽다고 그러면 말 다 했죠. 쿨럭.)
          토익은 확실히 꽤 실무적인 문제들로 출제된다고 생각합니다. 텝스는 저도 한 번 본 적 있는데 꼭 느낌이 일본식 사립대 입시 본고사 푸는 느낌이었습니다(...)
    • 텝스 최근에 칠 일은 없었지만 시험 개발 초기부터 몇 년 전까지 꽤 수험 회수가 됩니다. 영어권 생활 안해보신 케이스라면 관용구, 숙어 묻는 게 제일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토익과 토플은 한 두 번 쳐봤지만 좀 기계적인 시험이란 느낌인데 텝스는 그렇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뭐 지저분하다는 생각은 전 안들었는데;; 시험 공부도 텝스가 토익이나 토플보다 훨씬 재미있었고요. 하여간 문제 특성이 토익과는 확연히 다른 시험이니까 본격적으로 시험 보시려면 문제집 몇 권 풀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토익이 기계적인 시험이란 말에 동의합니다. 텝스가 더렵게 느껴지는 건 제 실력이 딸려서일지도 모르겠네요. ㅠ
        • 근데 말씀대로 수험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깐 확실히 논란되는 문제도 있나보더라고요. 어디까지나 몇 년 전 경험에 의거한 거지만요.
    • 텝스 문제가 더러운 건 모르겠고요, 텝스용 영어가 따로 있지는 않아요.다만 어휘 파트에 나오는 단어들만은 확실히 좀.. 실생활에서 접할 일이 별로 없는 단어들이라 2/3 이상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 듣기 파트에서는 지문이 긴 문제들은 두번 씩 들려준다든가 하는 특징이 있어서 유형 연습은 몇번 해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월간텝스가 문제 질은 제일 좋았습니다.
    • 저도 어제 토익 쳤는데,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쳐서 그런가 듣기문제에서 진짜 집중이 안되더라고요.ㅠ 별 필요는 없지만 2년 전 점수 (자기만족용으로) 유지는 시켜야지- 싶어서 친 건데 아마도 가을데 다시 쳐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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