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청사 논란 - 예쁜 건물은 누구 좋으라고 예쁜걸까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20727060309739

 

오며가며 서울시 신청사 건물을 보는데, 전 일단 그 디자인 자체도 좀 이상하지만, 바로 앞에 있는 구 청사와의 조화가 너무 안어울려서 이걸 어쩔건가 궁금합니다. 구 청사는 허물 계획인건가요? 만약 두 개를 같이 쓴다면 이건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서울시 신청사 말고도, 요즘 도심에 올라가는 빌딩을 보면 디자인에 신경 많이 쓴 티가 납니다. 겉보기에 예쁘게 지으려고 많이들 노력했죠. 그렇다보니 트렌드가 통유리입니다. 겉보기에 번쩍번쩍하고, 꾸준히 유리 청소를 해주면 깔끔하게 유지하기도 괜찮겠죠. 내부도 고급스럽게 만든 티가 많이 나요. 이젠 오래된 건물이 되었지만, 광화문의 파이낸스센터 건물에 처음 갔을 때 전 무슨 호텔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결국 그런 보기 좋은 건물이 누구 좋으라는 걸까 하는데에 생각이 미쳤는데, 당시 그 파이낸스센터 입주 회사에 일하면서 절 만나러 내려온 친구에게 "와 건물 보기 좋은데?" 했을 때의 답이 생각나네요. "그게 뭐 중요한가. 들어가서 앉아있으면 다 똑같아."

 

기사를 보니 서울시 신청사는 정말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안중에 없고 겉에서 보는 사람들만 신경쓴 이상한 디자인의 전형이네요. 취향에 따라 겉에서 서울시 신청사를 봤을 때 "멋있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 사람한테 그 안에서 일해보라고 하면 과연 좋다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통유리 건물의 특성 상 온도 조절도 어려울거고, 외벽 디자인때문에 낭비되어버린 내부 공간을 생각하면 "저것만 아니었어도 xxx가 더 생겼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겠죠. 게다가 벽을 뒤덮은 철골 구조물들도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천지차이. 안그래도 일하기 답답해 죽겄는데 숨 좀 돌리려고 창밖을 보면 보이는건 온통 철골.

 

뭐 사실 건물 디자인을 가치 있게 짓는건 의미 있는 일이죠.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고요. 초고층빌딩이 들어설 때마다 주차, 교통, 안전 문제 등으로 비난받지만, 외국의 경우 그런 초고층빌딩이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우리나라도 63빌딩이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로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모았나요. 하지만 시청의 청사가 꼭 그런 관광 랜드마크 역할을 해야하는지도 의문이고, 결과적으로도 별로 성공한 것 같지도 않고...

 

몇 년을 셋방살이하며 새 청사를 기다렸을 직원들은 심정이 어떨라나 모르겠네요.

    • 구청사는 일반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쓰인다고 들었어요. 신청사의 디자인 조건 중 하나가 구청사와 어울릴 것이었고요. 그런데 전, 위의 링크에 있는 것과 같은 모습, 그러니까 정면에서 바라본 구청사와 신청사만의 모습을 보면 은근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제법 모양새 괜찮은 구닥다리와 그걸 잡아먹을 것 같지만 실은 수줍게도 뒤로 물러서 자신의 40% 정도를 가리고 있는 괴팍하게 생긴 신청사의 모습에서 묘한 시각적인 만족을 얻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야를 더 넓혔을 때 그 주변의 여러 건물들, 공간과 함께 보면 너무 안어울린다는 거죠. 특히 광화문 4거리에서 시청쪽을 보면 신청사가 조금 삐져나와 있는 게 보이는데, 마치 서울시내 한복판에 괴이한 우주선이 내려와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아주 아주 이상해요. 묘한 쾌감도 없고 그냥 거지 같아요. 음, 전문가들에 의해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의 작품이 나온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들의 노력과는 별개로 정말 아닌 건 아니네요.
    • 원래 이런 건물은 절대 처음 설계도처럼 지어지지도 않고
      설계한 유걸 건축가는 유리를 많이 쓰는걸로 유명한데...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냥 너무 옛 스타일인 구청사와의 부조화가 문제인듯
      처음에 구청사 없애자고 제의했다가 거절당했다죠
    • 보아하니 신청사는 지어졌고 구청사는 조만간 철거하겠죠. 그리고 신청사에 어울릴 신신청사가 올라올것이고.
    • 사실 많은 건축가들이 반대했었을 겁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시 디자인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인데 이것 역시 말이 많죠
      올해 초에 <말하는 건축가>도 보고, 관심이 생겨서 정기용 건축가의 <서울 이야기>라는 책을 봤는데
      이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재미도있고 관심있으면 보세요.

      암튼 서울이라는 도시에 아 이건 누구나 인정할만한 랜드마크인 건축물이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랜드마크를 만드려고 서울시청 새로 짓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도 만들고 하는데 참 어처구니없죠, 모두 실패입니다.
    • 저런 쿨싴 건물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판단 불가고요, 지금 저 있는 곳이 외양은 저런 타입으로 지어졌는데 창은 크지만 막상 열리는 창문은 거의 없고. 요즘처럼 냉방 온도 규제하면 덥고 답답해 미치는 거죠.
    • 동대문운동장의 건물이야 해외 유명건축가의 디자인을 들여놓는다로 생각했을 듯. 그런데 그 양반의 디자인 스타일도 곡선이 하 괴이해서... 단독으로 있으면 모르겠지만 안그래도 복잡한 동대문에서는 어떨는지.
    • 자기만족입니다.
      누구 좋으라고 청사 디자인에 신경쓰냐는 질문은 좀 아닌 것 같아요.
      거창하게 관광자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서울시청사인데 당연히 외관에 신경을 써야죠.
      • 그러게요. 경제논리에 충실하게 건축비 절감하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느라 성냥갑 형태만 되어가는 상업건물은 어찌할수 없겠지만 시청정도는 과감하게 독특하고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가줘야 한다고 봐요. 어차피 시청주변 도심에야 창문 다 열리는 건물 거의 없구요 문열어놓고 환기할것도 아니라.

        근데 안예쁜게 함정-_-;;;
    • 대부분의 스타건축가들에게 일을 맡기면 저렇게 됩니다. 유명건축가들의 '작품'치고 사용자들의 원성을 듣지 않은 사례가 드믈죠. 건축은 예술이 아닌데....
      • 비새는 빌라 사부아는 압도적으로 아름다우니 쉴드라도 칠수가 있는데 저 건물은 그 정도로 예쁜것도 아니라서 참 슬픕니다..
    • 예산낭비 관련해 오늘 이런 관련 기사가 떴더라고요.

      '박원순 시장 "신청사, 안들어가면 안되나"'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20727060309739&RIGHT_COMMENT_TOT=R1
      • 본문에 있는 링크가 바로 이것!
        • 앗 ㅋㅋ 링크가 있었군요;;
    • 신청사 디자인이 이미 두번이나 빠꾸먹고 다시 시행한 공모전에서 저 당선작과 경합한 설계안들입니다.


      이 설계안을 제출한 건축가는 다른 설계안들이 꼼꼼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투덜대면서 나도 그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면 다른 모양이 나왔을 거라고 했죠.


      이 설계안이 주변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기는 한데.. 저 내부에 사람들이 모이는 마당을 만든다는게 컨셉이었어요. 그런데 정작 시청 바깥의 큰 마당과는 단절되는 게 아이러니였죠.


      지금 지어진 설계안과 이 설계안이 마지막까지 경쟁을 했다고 합니다.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는 건물이죠. 그런데 심사위원장은 "...건축적 완성도는 높았지만 오피스형의 획일적 건물 형태에 관한 기존 논란이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네. 별로 튀지 않는다는 거죠.

      지금 지어진 건물이 그리 예쁘지 않기는 하고 원성을 저리 듣는 것도 이해는 가는데, 솔직히 제가 심사위원이라고 해도 저걸 뽑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ㅠㅠ 다른 것들이 오죽 안이뻐야죠(사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도 마찬가지.. 자하 하디드의 안 말고 다른 안들이 원채 안 예쁘고 독창성도 없어요)
      • 헉. 첫번째 안 뭔가요. 저 계단식 형태는..설마.. 상승의 이미지를 형상화?
        그나저나 흉물스러운건 저 뒤에 서울신문-프레스센터 간판이에요. 대체 도심 고층건물은 간판 규제 안한답니까? 광고판도 아니고 혼자 저렇게 크고 '많이' 글자를 써도 되는건가 싶어요 볼때마다 안이쁨;;
        • 시청 왼쪽이 덕수궁인데 거기서 고층건물이 눈에 띄면 안됩니다. 그러니까 덕수궁에서의 시선을 피하면서 많은 용적을 얻으려면 저 모양을 택해야 하죠;
    • 참고로 구청사는 서울 대표 도서관으로 활용됩니다. 철거되지 않아요.
    • 사실 개인적으로는 파리 퐁피두 센터나 오스트리아의 쿤스트하우스 그라쯔처럼 주변 풍경과 정말 안 어울리고 어이없는 건물이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어그로킹)
      • 심사할 때 이런 효과를 좀 노린 걸수도 있겠네요. 마을에 거대 해삼 한 마리. 그런데 저건 또 해삼을 제외하곤 일관적인 건축 모양새들이 있어서 저거 하나 유별나니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 저 이거 보고 빵터졌는데 합성이 아니라 진짜 이런 건물이 있는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앜ㅋㅋㅋㅋㅋ
    • 회사 건물이 통유리에요. 안에서 일하면 똑같은 건 아니고, 한쪽 벽이 거의 창인 사무실에서 일하면 전망은 좋은데 (+) 겨울엔 장난 아니게 춥고 여름에는 좀 더워요 (-).
    • 광화문 파이낸스는 건축당시 호텔용도였다가 아이엠에프 터지고 뭐하고 부침을 겪으면서 싱가폴쪽으로 넘어간 후 사무용으로 전환된 건물이래요. 그래서 한 층의 높이가 오피스용으로는 좀 낮다고 하더군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7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8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0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7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5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