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관람한 영화들 간단한 느낌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재미있게 봐서인지 이쪽은 살짝 실망스러웠습니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1편에서 너무 만화같은 디자인이 튀었던 그린고블린에 비해선 이쪽의 악당 역은 사실감이 있어 좋긴 했어요. 하지만 스파이더맨 자체로는 토비 맥과이어 쪽이 제 취향입니다. 궁핍한 생활을 하는 피터 파커가 거미줄 발사기를 뚝딱 만들어내는 장면은 (원작 만화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설정적으로 맞지 않는다 싶더군요. 여주인공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피터 파커를 바라보는 표정 연기가 예사롭지 않다 싶더니 피터 파커 역을 맡았던 앤드류 가필드와 사귄다나 뭐라나.암튼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해준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커스틴 던스턴은 외모도 외모지만 극중에서 엠제이(MJ) 이렇게 부르는 것이 영 어색해서 몰입이 안되기도 했어요. MJ라민 마이클 조단, 마이클 잭슨, 2002년 당시 월드컵으로 인기 절정이던 정몽준의 이니셜이 아니겠어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깜짝 출연했던 브루스 켐벨(이블데드)나 어벤져스에 출연한 스탠리 같은 카메오 출연이 없었던 것도 아쉬웠지요.

 

더 레이븐: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훑으면서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냅니다. 실제 인물의 이야기, 실제로 쓰여진 소설과 가공의 인물, 가상의 이야기을 비교해보며 ㅋㅋ거리는 재미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의 관객들에게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이나 일생이 그렇게 익숙한 것도 아니고 하니 그런 재미는 덜하겠죠. 천재 시인 이상의 시와 죽음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할 때 교과서 등을 통해 이상의 시와 일생을 알고 있는 한국 관객들과 이상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재미가 다르다고 생각하면 비슷하겠지요. 끔찍한 장면도 나오고 범인을 잡느라 진땀 빼는 과정도 나오고 총과 칼, 추격전이 펼쳐지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인물의 작품과 일생을 이렇게 갖고 놀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며 킥킥거리면서 볼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연가시:

(아주) 나쁘진 않았어요. 김명민이 말론 브란도도 아니고 그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해서 이 영화는 문정희와 김동완의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두 사람이 잘해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악질 제약회사의 뒤에는 외국 투자회사 맥키리가 있고 그 맥키리에는 최고권력자의 친인척이 있다는 식으로 직접적으로 현실 세상을 깔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추는 것도 나름 좋았습니다.

 

미드나잇인 파리:

찬사가 많았던 영화였죠. 더 레이븐이 그렇듯 이 영화 역시도 실제 인물의 작품과 인생을 알고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겠지요. 헤밍웨이에 피카소에, 피츠제랄드에... 유명짜한 사람들도 많고 그러다보니 최소한 몇 명은 한국관객들도 맞아 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볼 수 있게 됩니다. 더 레이븐이 수박 겉핥기에 그친 영화라면 이 영화는 과일의 껍질을 모아 그 맛으로 또 다른 맛을 창조해냈다가고 할까요. 타임슬립,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파리'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까지 더하여 한 편의 교양 영화로 잘 빚어졌다 싶습니다.

 

다크나이즈 라이즈:

기대가 컸던 영화죠. 어떻게 싸우느냐보다 어떻게 끝내느냐에 초점을 두시고 보시면 좀 더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어요.

좋게 말하면 시리즈의 마무리를 잘한 것인데 나쁘게 말하면 그 과정을 위해 악당 베인의 카리스마가 희생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도둑들:

제목이 너무 성의없죠. 영화는 좋게 말하면 종합선물세트, 나쁘게 말하면 짜깁기 같습니다. 김혜수는 타짜의 정마담 연기를 그대로 가져갑니다. 예전에 다른 영화에서 소매치기 역을 했던 김해숙도 그렇다면 그렇고 임달화는 홍콩 전성기의 그 모습 그대로죠.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구요. 전지현에게 열광하는 것은 그동안 못본 캐릭터라서 그렇겠지요. 신예 김수현도 전지현과 얽히면서 깨알 같은 웃음을 주긴 합니다. 미인계 장면 같은 경우는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는 장면이죠. (영화의 앞뒤를 장식한 신하균 역시 전지현과 관련된 인물이구요.)

홍콩 도둑 첸(임달화)이 한국의 씹던껌(김해숙)과 느닷없이 사랑에 빠지는 것도 이상합니다. 솔직히 목숨까지 걸만큼 매력적인 여인은 아니지 않아요?

단점을 나열하자면 몇 개 더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더위를 식히기에는 제일 좋은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날씨 탓인지) 저도 제일 만족하면서 봤어요. 다른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었구요.

    • 스탠리는 도서관에서 나오죠

      헤드폰 끼고있는 할배
    • 그리고 거미줄은 이번작이 오히려 원작에 맞는 거라더군요

      다만 저도 저걸 저렇게 뚝딱 만들다니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 그렇다고들 하는데 웹슈터 부분은 이상하긴 해요.
    • 저도 첸과 씹던껌의 로맨스는 조금 끊기는 느낌이었어요. 어쩐지 저러다가 서로를 또 배신하려고 연기할 것만 같은 인상이었죠.
      • 김해숙씨는 이미지가 워낙 친정엄마 같은 이미지가 박혀 있어서 남녀관계는 뜬금없더라구요.
    • 엠마스톤도 재능있어 보이지만 커스틴 던스트가 워낙 제눈에 이뻐서 던스트가 아닌게 서운하기도 해요. 그치만 토비 맥과이어도 없으니까~ 앤드류 가필드는 체격이 왜소한 걸로 알고 있어서 이번 캐스팅 듣고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서 만든 이런 장르는 큰 기대를 안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연가시에 대해 대체로 호평인 것 보면. 평론가는 빼고요./베인 캐릭터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나봐요. 그가 순정남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서 실망하는 분들이..
    • 개봉 전에 보지도 않고 미리 욕많이 먹었던 연가시 괜찮았죠.
      연가시 김명민에게 부담을 준 영화는 아니죠. 인터뷰 읽어보니 이전 작품에 비해 부담감이 없을 듯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연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영화에서 김명민의 존재감은 분명했습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니까요.
      드라마의 조연을 주로 했던 문정희도 재발견된 작품이죠.
      하지만 김동완은 아직 연기 내공이 부족하더군요. 이하늬는 더 그렇구요.
      도둑들, 배우들 보는 맛이 좋은 영화죠.
      새로울 것 없지만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 나름 괜찮았어요.
      오락영화로서 역할은 충실히 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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