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국제영화제 심야상영 이야기 - 3

1) 바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일때문에 내려간 필자는 그냥 심야상영 하나만 보고 다음날부터 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역시 서울에서 일 하다가 밤기차로 내려간터라 심야상영 보는 동안 상당한 피로함을 느꼈다. 

결국 첫 영화만 제대로 보고 두 번째 영화는 거의 대부분을 졸다가 세 번째 영화에서 조금 졸고 겨우 정신차릴 수 있었다. 

다음날 필자는 심야상영을 기획한 프로그래머를 만났다. 

이 프로그래머에게 심야상영 이야기를 대충 하자 "첫 영화는 배급사와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틀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두 번째 영화가 그날의 기대작"이라고 밝혔다. 

사실 필자도 보는 내내 두 번째 영화가 정말 재밌어 보였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피로함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기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정신차리고 본 첫 번째 영화는 심각할만큼 재미가 없었다. 

지쟈 야닌 아니었으면 그냥 집에 가버렸을 영화였다. 

이날 심야상영의 첫 번째 영화는 조재현, 예지원 주연의 <더 킥>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는 부패경찰과 범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브라질산 갱영화 <엘리트 스쿼드2>였다. 

세 번째 영화는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의 아주 기이한 영화 <스머글러>였다.


2) <마스터즈오브호러 S1> 시리즈가 상영하던 해의 부천.

울산에서 어렵사리 올라간 필자는 대학로에서 있던 동호회 정모에 참석했다가 부천으로 갈 계획을 세웠다. 

대학로와 송내역의 거리가 어마어마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울산시민이었기에 그 정도 거리는 감내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지하철 탈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정모는 대학로 토즈에서 <이블데드> 상영회를 마친 후 고기집에서 술 마시는 모임이었다. 

역시 특유의 친화력을 가진 필자는 이 모임에 첫 참석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게 됐다. 

이윽고 약속시간이 다가와 부천으로 출발하겠다며 일어나려는데 한 형님이 잡는 것이었다. 

"더 놀다 가라"는 형님의 말이 있었지만 난 "이미 표를 끊어서 가야 한다"며 출발할 의지를 강하게 고집했다. 

그때 필자가 예매한 표는 <마스터즈오브호러 S1> EP 1~6이었다.

어쨌거나 이 말을 들은 형님은 "표가 얼마짜리냐?"라고 물었다. 

심야상영은 티켓값이 1만원이다. 

이 말을 들은 형님은 "그럼 내가 표값을 주겠다"며 1만원을 주셨다. 

뭐...남는 장사는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에 필자는 심야상영을 포기하고 남아서 술을 마셨다. 

결국 해 뜰 때까지 소주를 들이키다가 오전에 부천으로 향할 수 있었다. 


3) 2008년 부천영화제에는 꽤 특이한 심야상영 라인업이 구축되어 있었다. 

다름 아닌 프로그램상에 두 편만 언급된 것이다. 

보통의 심야상영은 3편을 편성해 상영이 모두 끝날 즈음 첫 차 타고 집에 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날 필자가 본 라인업은 '그라인드하우스 리비지티드' 섹션의 초청작인 <지옥의 여죄수 감방>과 <데스 디멘션>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이 두 작품 외에 '깜짝상영'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더 포함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그 해 부천영화제의 또 다른 섹션인 '코드네임 도란스' 부문 상영작이었으며 같은 해 동명의 영화가 극장에 개봉해 나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박노식 감독, 주연의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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