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연애를 합니다.
그것도 수년간 한 사람과 줄기차게 하고 있습니다.
5년이 넘은지도 몇 년 되었으니 연애기간이 꽤 긴 편입니다.
애인은 공기업에서 일을 하고 저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아닌자입니다.
그래서 둘 다 재미없는 사람입니다.
처음 만날 때는 대학생이었고 몇년 뒤엔 고시생이었으며 최근에 이렇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는 저는 재밌는 사람이었는데 고시 실패와 잇따른 취업 실패로 인해 우울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애인에게 약간의 열등감이 있습니다.
애인은 저보다 명석하며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승승장구 중입니다.
저는 그런 애인을 뛰어넘고 싶어하지만 그게 늘 좌절되어서 힘듭니다.
애인이 언젠가 나를 버릴까봐 불안하여 집착도 합니다.
우리 사이가 꽤 견고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꽤나 위태로운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애인은 늘 바쁘고 회사에서 동기인 이성과 친하며 퇴근하고 전화할 때도 귀찮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끊임없이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고 확인하고 싶어하고 그기 잘 안 되면 서운합니다.
요즘은 저 혼자 애인을 짝사랑하는 것 같아 비참해질 때가 있습니다.
싸우거나 대화하거나 하면서 합의점을 항상 도출해내긴 하는데 그게 완벽하게 지켜지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가 양보한다고 생각하고 애인은 자기가 양보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지나친 면도 분명히 있는 걸 아는데 서운한 건 서운한거다 라는 아이 같은 투정을 부립니다.
하지만 이 사람을 놓고 싶지 않아요.
애인 역시 바쁘고 몸이 힘들어 그렇지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수년간 한 사람만을 열렬하게 사랑해왔는데 지금 와서 헤어진다거나 하면 저는 진짜 죽을지도 몰라요.
전 같이 있을 때는 너무 좋고 행복한데 이 행복이 갑자기 끝나버리면 어쩌지 하고 불안해 하는 겁쟁이입니다.
조금씩 무너져 가고 있는 것 같은 사이를 다시 단단하게 쌓아올릴 방법이 없을까요.
시간을 갖자 이런건 안됩니다.
시간을 갖자=헤어지자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서요.
남자분이신 것 같은데... 제가 이런 말 드릴 처지는 아니지만 님께서 느끼는 불안감이나 열등감이 역으로 관계를 나쁘게 몰고 갈 수도 있어요. 님께서 결과로 생각하는 게 원인일 수도 있다는 거죠.
불안함이나 열등감을 놓아버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내가 애인보다 잘 나가는 것이 사랑과는 관계가 없자나요? 남자분들이 그런 생각 많이 하는데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아닐까요? 사랑이 사회적 지위로 경쟁하는 관계는 아니죠. 애인이 잘 나가면 그것도 좋은 거구요. 뭐 리드 좀 당하면 어때요?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한거죠.
열등감에서 불안과 의심이 생기는 거죠. 아마 님 애인께서 님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면 사회적 지위보다는 님의 행동에서 보이는 열등감이나 불안에 대해서일거에요.
사회적 지위는 껍데기에요. 님께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좀 더 긍정하고 사랑하시면 좋겠네요. 그런 모습을 애인도 더 좋아할 거에요 ^^
연애 말고 다른 취미를 만드는건 어때요. 열정적으로 사랑하는거랑 상대에게 목 매는건 다르죠. 연애 말고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관계도 더 윤활해지는 거 같아요. 일단 상대가 야속한 수렁에 빠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어요. 나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걸 괜히 상대에게 투사해 속상해하죠. 그런 연애 하고 났더니 참 피폐하더라고요. 지나고 생각하니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못할 짓 했단 생각도 들고.. 날 사랑해서 참아준 상대는 뭔 죄겠어요. 당장 직업이나 명예를 획득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없는 사황이라면 다른 취미를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라도 일단 내 여유를 되찾아 보는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