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냥클] 겁많은 고양이는 귀여워

 

 

 

쿨타임이 지났으니 다시 우리집 고양이 자랑을 좀 해보겠어요(뻔뻔)

 

(엄밀히 말하면 우리집고양이라기보다는 본가에서 키우는 고양이지만 아무튼 우리집고양이라고 부르겠어요)

 

 

우리집 고양이 미코는 겁이 많아서 항상 모든것을 의심한답니다.

 

밥주고 씻겨주고 똥치워주는 엄마도 좀 수상하다 싶으면 (못보던 신발을 신었다거나 미용실에 다녀와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거나 커다란 짐을 들고 온다거나) 바로 의심의 대상이 됩니다.

 

 

 

미코의 겁많음을 보여주는 몇가지 일화를 말씀드릴게요.

 

 

 

 

 

 

 

 

 

 

1. 미코는 겁은 많아도 순하기 때문에 집근처 동물병원을 갈때 이동장을 사용하지 않고 가슴줄만 맨 채로 엄마가 꼭 안고 갑니다.

(이동장에 넣으면 넣는 순간부터 꺼내줄때까지 야옹야옹 울어요ㅠㅠ)

 

평소 미코는 집 밖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약간 있어서 현관문을 열면 뛰쳐나갈때도 있지만

 

막상 나가보면 바깥 세상이 생각보다 무서운지 몸이 뻗뻗하게 굳어버리곤해요.

 

동물병원에 가서도 어떻게든 구석으로 숨으려고 하고 똑바로 서있거나 앉아있질 못하고 질질 기어다니지요.

 

동물병원에 다른 강아지들은 미코를 보고 다가와서 냄새도 맡고 같이 놀자고도 하고 그러는데 얘는 등치는 제일 커서는 쩔쩔매는거예요.

 

 

그날도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손님들이 미코 주변으로 와서 털빛깔이 예쁘다며 칭찬해주었대요.

 

(지방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다들 신기하게 볼때가 많아요.)

 

엄마는 뿌듯하지만 미코가 겁내는것 같아서 품에 안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스탠다드 푸들을 안은 손님이 병원에 들어온거예요.

 

 

푸들은 미코보다 좀 덩치가 커보였고, 미코가 여지껏 본 강아지중에 제일 큰 강아지였지만 아무튼 주인님의 품에 얌전히 안겨있었는데

 

그 푸들을 보고 겁을 먹은 미코는 그 자리에서 오줌을 찔끔했다고 합니다...

 

 

 

 

 

 

 

 

 

2. 본가에 TV를 새로사서 TV설치 아저씨가 TV를 들고 집을 방문했어요.

 

미코는 평소에 도어락 번호키 누르는 소리(식구가 오는 소리)가 나면 조용히 있지만 띵동~소리(손님이 오는 소리)가 나면 부지런히 숨지요.

 

그날은 미코가 무서워하는 남자손님이 커다란 짐까지 들고 왔으니 바로 안방으로 뛰어들어 침에 뒤에 숨는것도 모자라

 

침대 밑 늘어뜨린 시트밑으로 파고들어가서 시트 안쪽에 완전히 숨어버렸어요.

 

 (침대위를 보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가운데 고양이가 들어있는 모양이 불룩했습니다 ㅋㅋ)

 

 

TV설치하는 소리가 나니까 한참이나 거기 숨어있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는지

 

TV 아저씨가 돌아가고도 한참 나오지 않아서 엄마가 안방으로 가서 '미코~ 아저씨 갔어. 이리와' 하고 미코를 안고 나왔는데

 

거실로 나온 미코는 새로 설치된 TV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안방으로 다시 뛰어들어가서 한참 더 숨어있었답니다.

 

네. 우리집 고양이는 새 TV를 무서워했습니다.

 

 

 

 

 

 

 

 

3. 이것은 겁많음+멍청함을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본가의 안방 문은 문고리가 동그랗지 않고 한일자(ㅡ)형태라 아래로 내리기만 하면 문이 열려요.

 

똑똑하고 날렵한 고양이 같았으면 집에온지 3개월만에 문을 열어재꼈을텐데 미코는 2년이 지나도록 문을 못열고 있어요.

 

심지어 안방 문고리 근처에 쇼파가 잇어서, 쇼파 팔걸이에 올라가서 팔을 뻗기만 하면 문고리가 닿는 거리인데도 말입니다.

 

 

보다못한 어머니가 손수 미코를 안고, 팔걸이 위에 앉힌다음 미코의 손을 잡고 문고리를 눌러서 문여는 시범을 보여주신 적도 많대요.

 

그런데 미코는 매번 쇼파 팔걸이에 올라가서 고개를 갸웃갸웃- 거리고,

 

문고리가 없는 문의 반대쪽 편에 가서 팔을 뻗어 문을 벅벅 긁는 시늉을 할 뿐(거긴 대체 왜 긁는지..) 문을 못열어요.

 

 

평소 미코는 높은데서 뛰어내리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예전에 에어컨에서 뛰어내린적이 있긴 한데 한번에 풀쩍 뛰는게 아니라 벽면을 따라 걷듣이 종종 발을 짚으며 뛰어내리더라구요)

 

우리가족들은 문고리를 열려면 체중을 실어서 손잡이를 눌러야하는데, 그러다가 넘어질까바 겁이나서 그러는게 아닐까- 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아.. 나에게만 재밌고 다른사람에게는 무의미한 우리집만의 깨알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조목조목...

 

써놓고 보니 부끄럽지만 고양이 주인은 언제 어디서든 용감하니까, 올려보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주신 여러분들을 위한 짤방. 모두들 고양이 기운이 솟아나는 오후 되세요!

 

 

 

 

이손_놓고_말하시지.jpg

 

 

 

 

 

 

 

 

뜬금없이_새침한척.jpg 

 

 

 

    • 너무 예뻐요 +_+ 목덜미 만지고 싶네요. 쪼쪼쪼쪼
    • 허허허 생긴 건 장군감이건만..ㅎ
    • 까만눈 // 목덜미 흰털이 애교포인트지요 ㅎㅎ
      달진 // 악ㅋㅋㅋ 정답이예요!! 덩치는 산만해가지구..ㅎㅎㅎ
    • 표정을 보면 "내 앞을 가로막는 자 다 캬악~ 해버리겠어!"의 포스를 풍기는데 어째 일화는 모두 귀염귀염 열매를 먹은 냥이입니다~ 아, 사진 넘 귀여워요~~
    • 저희 고양이도 겁 많아요! 특히 걔는 꼬리가 꺾여있어서 균형감각이 현저히 떨어져서 높은곳을 무서워해요ㅠㅠ
    • 모짜렐라 // 순한 표정의 사진도 많아요 ㅎㅎㅎ 아방한 일화는 더 많지요. 헤헤. 감사합니다.
      akrasia // 겁많은 고양이 귀엽지요ㅠㅠ 높은곳을 무서워하는 냥이라니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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