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한테 ‘미안하다’라고 하는 게 효과가 있을까요

저는 스물일곱 살 남자이고 제 바로 밑 동생은 열한살짜리 사내아이입니다
동생은 또래들 사이에서도 중간 체구이고
저는 보통 성인 남자들보다 몸 자체가 큽니다 키 백팔십이에 체중도 팔십 넘고

 

 

문제는요

이 아이랑 저랑 관계가
정말 나이차이도 많이나고 체구 차이도 큼에도 불구하고
그냥 형동생지간이랑 크게 다를 게 없다는거에요
서로 장난치고 놀고 리모컨가지고 싸우고 그래요

 

그러다보면 가끔 정말 제가 진지하게 제 동생한테 화가 날때가있는데
멋도 모르고 꽥 화를 내고 나면 동생이 거의 공황상태가 돼버립니다

 

저희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애가 거의 경기를 한대요 제가 한번 화내고 나면
무슨 전쟁의 참상이라도 본 사람처럼 식음을 전폐하고 막 그런다네요
심할땐 막 설사도 하고 밤새 무섭다며 울기도하고 그러나봐요

 

애를 때린다거나 그런건 절대절대절대 아닌데요
그래도 그렇네요

 

 

 

 

무엇보다 전 학대 가해자 아버지를 둔 놈이라 그게 어떤 심리인지
애가 어떤 마음가짐이 되는지 잘 알아요

그래서 안그래야지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너무 심하면 뭐라고 한마디 하게되고
한마디 해도 계속 그러면 급기야 감정표현이 나가게되고 그렇습니다

 

 

 

하여 제 질문은
일단 일차적으로는 화 자체를 내지 않아야겠습니다만
(화가 나더라도 천천히 풀어서 아이를 달래야겠습니다만)
사후에…말이죠

 

형이 화가 나서 그랬는데 정말 미안하다고
형이 혹시 널 때리거나 할까봐 무서워하는거라면 널 절대로 때리거나 하진 않을거라고
형아도 어릴때 아빠가 무서운 표정으로 얘기하면 배도 아프고 잠도 안 오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많이 힘들었었는데 너한테 그러니까 정말 바보같다고
용서해줄수 있냐고 한번만 봐달라고 마다가스카 보여준다고

하면

애가 좀 나아질까요

 

 

착해서 너무 쉽게 용서해주긴 할텐데
진짜 상처 안남고 그렇게 될까요

 

 

아 너무 무서워요
제가 동생한테 저희 아버지처럼 될까봐

 

뭐 아이 키워보셨거나 아동학하셨거나…저 좀 도와주세요

    • 말씀 그렇게 하시고 앞으로 지키는 모습 보여주시면 돼요. 화내고 풀어주고 화내고 풀어주지 마시고 이참에 수련한다치고 일관성있게 조곤조곤 설명모드로 가세요. 그리고 형님의 체통을 위해 바보같다 봐달라는 말은 빼도 무방하겠네요.
    • 11살 아이면 진심으로 사과하시고 님의 상황을 이야기하면 잘 알아들을꺼예요
      꼭 안아주세요.
      스킨쉽이 별거 아닌거 같아도 사람사이를 친밀하게 만들어주더라구요
      제가 울 아이한테 그런 경험이 있어요
      저는 아이한테 도와달라고 했어요.
      제가 감정을 나타내는 부분에서 서툴어서 상처를 주는거 같아 미안하고 고치려고 한다고.
      그때 울 아이 방법은 절 안아주는거였어요
      제가 큰 소리를 내면 무조건 안아주기
    • 용서해줄수 있냐 한번만 봐달라는 말은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그게 반복이 되면 애가 '에- 또 그러면서'하고 생각할 거 같아요.
      그냥 내가 화냈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게 그게 나한테 중요한 문제고...정말 지나가는 말로 하셔도 진심이 느껴지면 꼭 받아들여질 것 같아요.
    • 저도 탄누투바님 말씀에 얹어서 친밀한 스킨십을 권유합니다.
      남자분들은 아무래도 그런 스킨십을 좀 덜 하시는 것 같은데 부끄러워하지 마시고요. 아이에게 무조건 사과하시거나 하는 것 보다 조근조근 내가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났으며 내가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하게 되는데 그건 너가 정말 싫거나 너를 때리려거나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형이 너무 화나서 그런 건데 형도 앞으로는 안그러려고 할 테니까 너도 ~~한 잘못한 일은 하지 말고 '서로' 조심하자. 하면서 서로 주의하자고 쌍방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하도록 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구요. 마지막에는 꼬옥 하고 안아주세요. 스킨십이 한 번 할 때는 쑥스럽기도 하고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상대와 나를 정서적으로 친밀하게 만들어 주고 마음에 위안을 주고 저 사람이 나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겠구나? 이런 안정감을 주지요. 저도 고 나이 정도 때 어머니 우울하실 때 많이 안아드렸더니 편애 받고 자랐...

      그리고 열 한 살이면 누가 소리 지르고 해도 맞대응 할 나인데 반응이 저 정도라면 어릴 때 트라우마가 있지 싶은데 자주 안아주시고 집에서 너에게 위해를 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자주 인식시켜 주세요.
    • 학대받던 아이가 자라 학대하는 부모가 된다고 하지요. 내면의 상처들이 피유가 되지않고 적절한 롤모델이 없었어서 그렇다고...

      저도 육아서에서만 주워들어 조언 드리긴 조심스러우나..밀리터리님의 inner child도 돌아보는것도 좋지않을까요?

      동생뿐 아니라 본인과 나중에 생길 아이들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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