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이론을 좀 검색해 보고 개인적 감상

역시 생각했던 것 그대로네요 ㅋㅋㅋ

 

 

 

어떤 종(種)의 수컷이 짝짓기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지금 생각나는 건 학이네요.

 

학은 짝짓기를 할 때, 수컷들이 높게 날아오르는 춤을 추면서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합니다.

암컷은 그런 수컷의 몸짓을 보고 수컷을 평가하죠.

 

모든 수컷이 다 운이 좋으리라는 법도 없습니다. 어떤 학은 쉽게 암컷을 차지하지만, 어떤 학은 그런 운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 여기서 PUA이론을 적용해 봅시다.

 

수컷 학 중에서 호수에서 생선이나 사냥하는 데에 진절머리가 난 몇몇 녀석들이 PUA로 직업을 전환했다고 칩시다.

'암컷에게 잘 보이는 춤은 이런 거다!'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강의를 시작하지요.

 

'암컷이 잘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엉덩이를 30도로 치켜세우고, 최소한 30cm 이상은 뛰어서 남성성을 과시할 것...

...날갯짓은 최대한 크게, 뜀박질은 2초 이하의 간격으로 5분 이상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 하며...'

 

뭐 이런 식의 공식으로 말이에요.

그리고, '진화심리학'적으로(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이론이 맞다고 쳐 봅시다.

 

그러면, 저걸 따라하는 모든 수컷들은 암컷을 차지할 수 있는 걸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습득할 수 없는 조건 역시 짝짓기의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일단 '춤'이라는 외부적 조건을 동일하게 한다 하더라도, 그 '춤'이라는 기능을 수행하는 다른 조건은 바꿀 수가 없습니다.

같은 춤을 춰도 몸집이 더 크고 튼튼한 수컷이 암컷의 마음에 더 들겠죠.

저런 동작을 모든 수컷이 똑같이 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똑같은 결과는 결코 나올 수가 없습니다.

 

 

(2) PUA이론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계속해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

PUA이론이 엄청나게 성공률이 높고, 대단한 이론이라고 칩시다. 이로써 모든 수컷은 이 PUA이론에 따라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모든 수컷 개체가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모든 학이 모든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로봇처럼 똑같은 춤을 추는 불가능한 일이 생겼다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렇다면 춤이라는 것이 아닌 뭔가 다른 것으로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실의 모든 학생이 필기시험에 100점을 맞았다면, 평소의 생활점수나 실기점수로 등수를 가리는 것과 같은 거죠.

수컷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이제는 누가 생선을 더 많이 잡아오느냐, 혹은 누가 목을 더 길게 내빼느냐 등등으로 평가의 전환 역시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정한 발정기가 없는 인간의 경우, 그리고 무든 수컷이 PUA이론에 빠삭하다는 전제 하에 말해 보자면,

PUA이론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개정판이 나와야 합니다. 국가의 연구보조비라도 받지 않고서는 개개인의 경험만으로 이런 게 가능할 리 없습니다.

 

 

(3) 암컷은 바보가 아닙니다.

 

PUA이론이 우스운 이유 중 하나는, 수컷은 자신의 성공적인 짝짓기를 위해 자신의 행동양식에 여러 변화를 가할 수 있는 능동적인 개체로 생각하는 반면

암컷은 마치 '자극-반응'의 수동적인 기계인 것으로 생각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마치 종소리가 울리면 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말이에요.

짝짓기가 그렇게 단순한 거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진심)

 

이상한 것은, PUA이론에는 참 이상하게도 진화심리 어쩌고 이야기가 항상 등장하는데,

바로 이 암컷에 대한 이들의 태도를 보면 진화심리와는 전혀 상반되는 내용이라는 겁니다.

 

'진화'라는 것 자체는 모든 개체는 다 다르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같은 종種이라 하더라도 모든 개체는 조금씩 다르며

자연이 그 조금씩 다른 개체 중에서 더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을 선택한다는 게 바로 '진화'입니다.

특히나 짝짓기라는, 모든 생명체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자 존재의 이유에 이르면, 더이상 우리는 발꿈치에 망치를 내리쳐서 발이 움직이냐 안 움직이냐 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기는 겁니다.

모든 개체가 다 다른데 '종을 울리면 개는 침을 흘릴 것이다'라는 식의 설명은 글쎄요, 정말?

 

 

 

PUA이론이 시사하는 바는,

그만큼 이 사회가 냠성들을 옥죄고 있다는 것. (이런 걸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남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절 슬프게 합니다. 얼마나 절망적이면 저럴까...)

그만큼 여성을 바보로 안다는 것 (도대체 얼마나 여성을 무시(혹은 무지)해야 이런 이론(??)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인지)

 

 

실제로 PUA라는 사람을 한 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하는 말을 들어보면 되게 (여러 가지 의미로) 어리고 귀여울 것 같아요.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요.

    • (머리는 좋은데 하는 방법을 몰라서 공부를 못 하는) 내 아이가 좋은 사교육을 받으면 틀림없이 명문대에 갈 것이다,
      라며 너도 나도 사교육에 큰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에 딱 어울리는 풍습이죠.
    • ... 뭐 그래도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조금 더 세련된 방법을 익힐수 있다는거
      자신을 꾸미고 어필할 수 있는 방법론이라는것에서 전혀 쓸데 없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데요.

      선천적으로 여성들에게 익숙하고 여자가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남중-남고-남대 라던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접근할때 대체 시작을 어떻게 해야될지 오리무중이니까요 ( ..);;
      참조할만한 방법론, 좋아하는사람에게 조금 더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방법 자기수양(;;) 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쓸데없는짓이라는 생각은 안들어요.

      바둑을 둘때도 상대 반응에 따라 두는 방법이 달라지겠지만, 처음 배울때 정석이란것을 배우고, 우선 그걸 따라하면서 시작하게되죠.
      (물론 PUA들의 approach같은 방법론이 정석이란건 아니지만요;)
    • 정말 시작부터 막막한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기야 하겠죠.. 하지만 말 그대로 '사랑의 기술'이라니 좀 웃겨요
    • 그냥 팔아먹기죠. 여성에게 통하냐 안통하냐 이게 중요한게 아닐껄요
      남성 소비자에게는 통하잖아요. PUA라는게 쓸모가 있건 없건 간에,
      여성과의 소통이 어렵다고 느끼는 남성이 존재하는 한 PUA는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쭈욱.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7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0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7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