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니 사소한 다툼거리가 자꾸 생기네요.

게시판에 지인들이 있는지라 잠시 익명 하겠습니다.

 

저는  결혼을 앞둔 처자입니다.  예비 신랑이 외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결혼하면 저또한 외국에서 오래 살아야 될 것 같아서 부모님이 처음엔 걱정이 많아 반대했던 결혼입니다. 수년에 걸친 설득 끝에 겨우 상견례까지는 마쳤네요. ( 저는 제가 부모님이 그렇게 아까워하고 예뻐한 딸인 줄 요때 처음 알았습니다. ㅎ)

 

상견례는 정말 엄청나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제 부모님께서 혹여 섭섭한 말씀 하실까봐) 잘 끝났습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만족해하셨고요. 저와 예비신랑은 한 시름 놓았었죠. 이제부터는 순탄하리라......

 

그런데 상견례를 마치니....;;;

 

 

이게 흔한 경우인지는 모르겠는데, 일이 있을 때마다 예비 시어머니께서 제 어머니께 직접 전화하셔서 이것저것 의논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외국에 오래 사셔서 한국 분을 보면 친밀감이 드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어머니께도 친구하자고 하셨고요.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만 통화하시면 참 좋겠습니다만은,  통화 내용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예비 시어머니께서 어떤 걸 하고 싶으신데, 저희 어머니더러 일방적으로 따르라는 식입니다.

 

예를 들면,

 

예비 신랑 본가가 외국이기 때문에 거기에서도 오래 사귄 지인 분들이 한국 결혼식에 오신답니다.  무척 감사한 일이지요. 그런데, 그러니 전통혼례가 어떠하냐고 제 어머니께 직접 전화하셔서 물으셨답니다. 물론 본식은 따로 있고 한 번 더하자는 말씀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한국에서 무척 더울 즈음이니 아이들이 힘들어할거라며 피하자고 하시고,폐백정도면 좋아하실테니 폐백 하자고 하셨고요.  그런데 계속 강하게 꼭 하자고 주장하셨답니다. 문제는, 이걸 전에 저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어서 한국은 그 즈음 너무 더워서 저는 못하겠다고 말씀드린지 서너달은 넘은 일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의논하시는 줄 저와 예비신랑은 전혀 몰랐고요. 이 때 예비 신랑이 어머니께 강하게 말씀드려서 결혼식 관련 일은 우리와 먼저 상의하시라고 했고 저는 그렇게 받아들이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다음부터도 자꾸 저희집에 이런 저런 일로 직접 전화하셨다는 걸 제가 어제 알았습니다. 저와 예비신랑은 전혀 몰랐고요. 양가 부모님께 한복/양복을 해드리기로 했는데 주로 그런 문제들 입니다.옷을 시어머니께서 하신 곳에서 꼭 하라고 강하게 말씀하신다던가.... 제 어머니는 상당히 언짢으신데 참으시다가 한참 뒤에 저에게 이제는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어제 말씀하신 거고요.

 

 전에 일단 신랑께 언질을 주시고, 신랑이 제게 상황을 설명하고, 제가 제 어머니께 의사를 여쭙고 그렇게 소통하자고 합의하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닌가 봅니다.

 

이게 일반적으로 일어나기는 하는 일입니까? 저는 사실 처음에는 상당히 놀랐고, 이게 예비 시어머님의 성품에서 나오는 일인건지 혹여나 예비 시어머니께서 저희 집을 낮추어 보셔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고 이해가 안됩니다. (제 어머니께서 예비 시어머니보다 한참 어리십니다. 그래서 그런건지...)

 

 

예비 신랑에게 말해 두었고,  이 사람이 저녁에 어머니께 말씀드린다고 하니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결혼 전이고 해서 직접 예비 시어머니께 말씀드리는 건 좀 꺼려지는데, 이런 일이 계속되면 제가 직접 말씀드려야 되는 걸까요?  어떻게 처신하는 게 현명한 일일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사실 예비 시어머니께서는 제가 간혹 방문할 때마다 진수성찬에 참 예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좋은 마음이 갈라지고 그 틈새에 결혼 후에는 어쩌나 걱정만 스며듭니다...

 

 

    • 조정 과정이기 때문에 마찰이 생기는건 불가피합니다.
      '딱 한 번' 말씀드려서 모든게 순탄하게 접수되는 어르신은 흔치 않아요.
      지금 취하신 조치가 가장 합당하다고 봅니다.

      일전에도 한번 어머님께 말씀드렸었다는걸로 봐서 어머님 앞에서 마마보이되는 타입은 아닌 것 같은데요,
      남편되실 분께 좀더 기회를 주어보심이 어떨지요.
      몇 차례 더 이런 일을 겪은 후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때가서 다른 노선을 취하시기를 권합니다.
      일단은 지금 노선 (문제의 근원이 시어머니이므로, 남편이 되실 분에게 조정의 기회와 우선권을 드리는 것) 을 견지하시구요.

      아울러,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나아지는 기미가 보인다면' 그건 더 나아질 가능성도 있는거니까요.
      모두가 만족할 수준까지 조정이 끝나는데에는 수년이 걸리고, 종종 실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방법론을 달리하기엔, 어르신들은 아주 느리게 변하죠.
    • nobody/ 예.. 다행히 신랑될 사람은 마마보이 전혀 아니에요. 제가 곤란해하는 일은 강하게 말씀드리는 타입인데, 시어머님도 고집이 세셔서... 일단 기다려보는 수밖에요. 결혼 한 번 해본 것도 아니고, 큰 일 아니어도 크게 다가오네요. 푸념조로 써본 글이어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 혼주에게 결혼과 관련된 것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려는 경향이 있으면, 이런 류의 갈등은 상견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오리젠/ 저희에게 맡겨주십사 말씀드렸고 그러마 하셨고 대부분 제가 하는대로 두시는데 왜 종종 제 집에 연락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저한테 연락하시면 마음이 훨씬 편하겠어요. 어려운 일입니다. ㅠㅠ
    • 아마도 맡겨주십사가 익스큐즈 된거 같지 않네요.
      예비 사돈에게 서슴없이 전화를 하셔서 자기 주장을 펼치실 정도라면
      '혼사는 당연히 부모가 주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단단히 가지고 계신 분인듯..
    • 사돈 어른에게 직접, 그것도 일방적으로 따르라는 식의 의사소통은 좀 많이 무례하신 것 같습니다.
      (남의 시어머님께 무례하다고 하니 좀 죄송스럽네요..;;;)

      어쨌든 잠시이익명님이 직접 예비 시어머님께 말씀하시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고 신랑이 해결하게 해야합니다.(아마 일반적인 미즈넷 의견일 듯해요.^^)
    • 보통 외국에 오래계신분들일 경우 그분들이 이민가신 80년대나 90년대(남편 되실분이 태어나길 정도면 70년대일 수도 있겠네요)시대의 한국식 사고방식에서 멈춰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2012년의 한국 상황을 납득 못하시죠. 또한 한국 물정을 잘 모르기때문에 한국에 그동안 살아온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들어서 진행하실 경우가 많으실텐데, 그런 분들은 요즘 한국에서는 이렇게해-그러면 잘 납득은 안돼도 한국사람한테 밑져보이기싫다내지는 모르는 것처럼 보이기 싫지는 오기로 잘 아는 것처럼, 즉 주도권을 잃어면 끝이라는 말도 안돼는 고집을 부리실 가능성이 크기도 하죠...
      잠시이익명님이 머리터지시겠지만 신랑이 해결하게 구슬리는게 최고입니다. 답 안나옵니다.
    • 원글의 사안이 아니더라도 이와 유사한 일들로, 혼인 과정중에 열번도 더 때려치운다는 커플들이 아주 많아요.
      잘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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