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국의 <순교자>를 봤습니다.
김은국이나 순교자란 이름을 들은 계기는 어느 블로그였습니다. 그 블로그 주인께서는 근래 조선일보가 한국계 미국 작가인 이창래를 엄청 밀어주고 있는데, 이창래는 김은국의 성취에 비하면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다. 이런 뉘앙스의 포스팅이었지. 그걸 보고 대체 무슨 작품인지 호기심이 들더군요.
2010년도에 김은국의 <순교자>가 문학동네에서 번역 되어 작품을 보게 됐습니다. 제가 좀 더 나이가 어렸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책을 읽을 때 예전만큼은 거리를 가깝게 두질 않고 근래 집중력도 많이 떨어진 터라 3일에 걸쳐 읽었습니다. 예전이라면 하루만에 읽었겠지요.
미스터리적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이 요소가 꽤 약한 편이라 많이 아쉽더군요. 또 작품이 주는 힘이 굉장히 강하고 굵을 줄 알았는데, 앞서 말한 이유에서인지 문체적 특징 때문인지 그렇지가 않아 좀 어리둥절하기도 했습니다. 예, 좀 실망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시대적 배경(한국전쟁 및 60년대)이나 작품의 분위기 자체는 마음에 들었어요. 아무래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에 위치해 있었을 것 같아요.
순교자는 한국 소설이라기보단 영미 소설로 보는게 맞는 거 같습니다. 영어로 쓰여져 그렇다기 보다는, 주제 때문에 이 글을 과연 한국 소설로 분류하는 것이 합당한지 고민되고요. 설령 한국어로 쓰여졌다 해도 김은국의 탄생연도나 도미 시점, 데뷔 시점(1964년)을 고려하면 문체가 한글 세대의 그것에 가깝기 보다는 손창섭과 같은 50년대의 그것에 가까울 것 같아 문체에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울 것 같아요.
김은국 자신이 번역한 판본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한참 시일이 지난터라 한글 세대 작가와 비교하긴 힘들어 아쉽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