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를 보다가

2012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가 나왔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112&aid=0002312473 )
찾아보니 이건 매년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내더군요. 심심풀이로 통계청에 들어가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통계 자료를 다운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를 이용해 이것저것 그래프 그리면서 놀았습니다. 그 중 (제 관심사인) 두 가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1) 초혼 연령


1990년 이후로 계속 연령은 상승했습니다. 1990년에 24.8세인 여성의 결혼 평균 연령은 2011년 들어선 29.1세가 되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남성의 연령도 같이 상승해 그 차이가 3살 정도로 일정하다는 사실입니다.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라는 진화심리학 책이 떠올랐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여성이 자기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쓰려는 자원을 획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남성의 능력을 본다. 장기적인 남성 배우자를 고를 때 남성이 가진 자원/능력에 대해 유추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형질은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고 형질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배우자를 찾는 입장에서는 배우자 후보감의 장래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한 남자의 배우자 가치를 총체적으로 평가하려면 그의 현재 위치뿐만 아니라 그가 가진 잠재력까지 두루 살펴야 한다 (p57).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를 언급한 뒤) 나이도 그렇다 (p70). 배우자 선택에 대한 국제 연구가 조사한 37개 문화 모두에서 여성들은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을 선호했다. ... 전 세계적으로 보아 실제로 결혼한 신랑과 신부의 평균 연령 차가 3살이었다는 결과는 여성의 혼인 결정이 배우자에 대한 선호와 잘 맞아떨어짐을 내포한다. 나이 든 배우자의 장점은 자원을 획득하는 능력에 있다. 문화 막론하고 많은 나이, 자원, 그리고 지위는 서로 맞물려 있음. 신체적 힘과 뛰어난 사냥 능력을 보인다. 그렇다고 젊은 여성들이 나이가 많이 차이나는 남성들에게 별로 끌리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늙은 남자는 사망할 위험이 더 커서 앞으로 오랫동안 자식을 양육하고 보호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이다. 반대로 연하의 남성과 결혼하는 이뉴는 앞으로 그가 높은 지위와 많은 자원을 얻으리라는 강력한 단서를 지니고 있으며 실제로 자원을 많이 얻는다는 보장이 있다면, 조금 연상인 남성에 대한 선호는 쉽게 억눌려진다." - (욕망의 진화, 데이비드 버스)

이 자료를 보며 순간적으로 '역시 세 살 차이나는 처자를 찾아야 하는건가? 안 그랬기에 난 없는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편적인 현상이 결코 가장 타당함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얼른 접었죠. 그러면서 왜 그런 나이차가 보편적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진화심리학적 이유 때문일까요?



2) 여성의 출산율


이 표의 y축은 여성 천 명당 여성 출산인구입니다. 예를 들어 위의 그래프에서 1991년 25~29세의 여성을 봤을 때, 천 명 중 183.7명이 출산을 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통계자료에는 90년부터 2011년까지 자료가 연속적으로 있었지만 귀차니즘과 명확한 패턴적 특징만 보려고 10년 단위로 샘플 세 개만 추출해서 그렸습니다.

우선 이 그래프의 1991년과 2001년만 비교해 보겠습니다.  1991년과 2001년은 그 꼭지점이 25~29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략 이 시기에 아이를 낳는 여성이 많다는 이야기지요. 차이점으론 전반적인 출산율이 상당히 낮아졌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고려해 봤을 때,  1991년에 비해 2001년의 출산 연령의 다양성이 증대되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1991년과 2001년은 여성의 출산율을 대표하는 연령대는 같으나 출산 연령의 다양성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2001년과 2011년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그래프의 꼭지점이 30~34세로 옮겨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서 출산의 대표성을 나타내는 나이가 25~29세에서 30~34세로 옮겨졌다는 뜻입니다.
(이 그래프에는 없지만 재밌게도 2001년과 2011년의 딱 중안인 2006년에 25~29세와 30~34세의 출산율이 같았습니다.)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읽어보셨나요? 우리는 단지 유전자들의 셔틀일 뿐이라는 내용말입니다.
이런 주장 아래에선 긴 수명 그 자체에 가치를 두지 않고 단지 미래의 번식을 위하는 측면에서 수명 연장을 평가할 뿐이라죠.
출산 연령이 늦어짐과 장수에 대해 피터 메더워와 조지 윌리엄즈의 주장은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유전적 효과의 세부 사항은 다른 유전자들에 의해 조정된다. 어떤 질병 유전자가 있어 만약 그 유전자가 35세와 55세 사이에 발현된다면 그걸 갖고 있는 사람이 죽기 전에 다음 세대로 그 질병 유전자가 전달 될 기회는 많다. 만약 그 유전자가 20세에 발현되어 활동한다면 다소 어린 나이에 자녀를 갖게 된 사람들에 의해서만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따라서 그 유전자는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좋은 효과가 발현되는 시기는 어린 시절로 옮겨 가는 경향이 있고, 나쁜 효과가 발현되는 시기는 자꾸 뒤로 늦춰지는 경향이 있다." - (에덴의 강-p207~211, 리처드 도킨스)

이 이야기를 출산과 연관지어 다시 말하면 늦게 출산하면 출산할수록 그 출산 나이때까지 나쁜 유전자가 발현 효과가 안 나타날 개체가 자연선택되고 그렇지 못 한 것들은 제거될 것입니다. 이는 노년에 유리한 유전자들이 많아지고 불리한 유전자들을 사라지게 하는 효과를 부를 것입니다. 따라서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겠죠. 늦게 출산을 하면 할수록 자연선택에 의해 후대 개체군은 장수한다. 재밌지 않나요?


3) 그리고.
에고고. 통계 자료를 보다 보니깐 하나 깨닫게 된 점. 저는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극점을 지나 아웃라이어를 향해 간다는 사실. ㅜㅜ
아.. 삶이여. 인생이여. 그리고 내 나이여.
    • 지금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25~28살에 결혼한다는거 진짜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하다는 생각...
    • 대단하죠. 지금은 그게 어후~~ 그러면서 드는 생각 하나. 결혼이 늦어진 그 기간만큼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사는 걸까?
    • 한군 / 대부분은 빚갚거나, 빚지면서 살고 있죠.
    • 직접 엑셀 돌리셨네요 ㅎㅎ 잘 봤습니다. 두 그래프 다 눈에 확 들어오네요.
      2번의 수명연장 효과는 그런 영향이 0은 아니겠지만, 오래전부터 20대 넘어까지 사는 한국의 여성 대부분이 30대 너머까지 살기 때문에 거의거의 효과가 없을 것 같기는 하네요.
    • 호레이쇼 / 사실 저 주장은 극단적인 주장이죠. 그래도 재미는 있잖아요. 호레이쇼님이 지적해 주신 문제는 단순히 그 시점뿐 아니라 더 확장을 해 그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의 보육의 의무기간까지 부모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반박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이유는 여성의 폐경이 남성의 것보다 빠른 이유도 설명한다죠. '섹스의 진화 (제러드 다이아몬드)'를 읽어보시면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한군/ 저도 재밌어서 해본 생각이긴 한데, 말씀하신 요인도 현대 한국에서 부모가 10년 일찍 죽을 확률이 조금 올라간다고 그 자식들의 생존이나 자손을 남길 확률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미하게 클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폐경 같은 건 수렵시대에 셋팅된 거라 이야기가 좀 다르다고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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