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야기

 

계속 마음에 품고 사는게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고양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심장이 꾸욱하고 눌려집니다.

결혼하기 전 같이 살던 고양이, 제 몸 하나도 힘들게 서울생활을 하는 중이었고 친구집을 전전하며 더부살이를 하던 중에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원래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가 낳은 새끼중의 한마리로 홍대에 다니는 미술학도 남자분에게 갔던 애였는데

중간에 그분이 잠시 여행을 간다고 친구에게 맡기러 왔습니다.

친구는 경악을 하며 다시는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직 한살이 채 안된 아기였는데 그 미술학도분이 인간이든 짐승이든 마른게 아름답다고 거의 사료를 굶어 죽지 않을만큼만 줬는지

너무 앙상해서 숨쉴때마다 갈빗골이 부러질것처럼 안스럽게 가라앉았습니다.

당분간은 친구가 데리고 있겠다하고 같이 있었는데,

글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저와 계속 눈을 맞추며 다리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신경쓰이게 하더니

잘때 제 겨드랑이를 파고 들더군요.

네...그애가 선택당한게 아니라 제가 선택을 당했어요.

그리고, 아무것도 책임질 수 없을것 같은 제가 그애랑 친구집에서 몇년을 얹혀 살았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제가 그 아이때문에 많이 위로를...아니 뭐라고 얘기해야 하죠?...많은 선물을 받았더라두요...

그리고...제가 그 아이를 버렸어요...

이유가 뭐든...버린거지요.

흔한 이유, 제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너무 힘든 결혼준비였어요.

게다가 이미 임신까지 한 상태여서 양가어른 눈치 보느라 많이 울고 속상한 일도 너무 많았습니다.

그때 선뜻 친구가 고양이를 맡아준다고 해서 친구에게 5시간씩 기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어쩌면 친구집에 그 아이의 집과 항상 그 아이가 좋아하던 담요와 사료를 내려놓는 순간 저는 알았을거예요.

그 아이는 여기서 살 수 없을거라고...

그 일주일 후 친구가 고양이가 외출을 해서 돌아다니는데 계속 집에 들어오지를 않고 방울소리를 울리며

동네를 배회한다는 거예요.

다시 5시간동안 내려가 친구집옥상에서 딱 한번 그 아이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미야..."

정말 딱 한번 부른 제 작은 소리가 그 아이가 냐옹거리며 한달음에 동네어귀에서 종종 달려와주었습니다.

 

친구가 괜찮다고 등떠밀어 못 이기는척 다시 올라왔습니다.

그게 제가 그 아이를 본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그게 벌써 12년전이네요.

우리 아이들이 커갈수록 그 아이 생각도 많이 나요.

다른 사람이 예쁘다고 올려놓은 고양이 사진도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덤덤히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신랑님이 나중에 고양이 키우자,키우자 하지만 ...전 다시는 고양이와 살고 싶지 않아요.

이유가 뭐든 저는 그 아이를 버렸으니까요...

 

가끔 꿈을 꿔요.

아주 사람이 많은 거리를 걷다가 그 아이를 스치듯 만납니다.

때로 소년일때도 있고 노인일때도 있어요.

그 아인 내 옆을 그냥 지나가요...

꿈을 꾸다 일어나면 조금 울어요.

그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형태로든...

    • 죄송해요...왠지 털어놓고 싶었나봐요.
      글이 너무 어두침침해서 삭제할까 싶네요...
    • 아니에요, 잘 읽었어요. 글 읽으니까 20년도 훨씬 전에 개장수가 훔쳐간 우리 개 생각납니다.
    • 저도 비슷한 마음의 상처가 있어서.. 왠지 울컥해버렸네요...후움..





      ...좀 유치한 얘긴데... 전 죽어서 천국?;; 그런데 가서 그애를 다시만나서 오솔길 같은걸 같이 걷는 상상을 하곤해요.. 음;;
    • 아이고... 마음 아파 어째요..
    • 저두20년전에 키우던우리고양이생각나네요
    • 정말 오래 전 기억도 떠오르고, 글 읽다 보니 마음이 좀 아프네요.
    • 목구멍에 턱 걸려 안 나오니 뭐라 말도 못하겠고 이 글을 그냥 지나치지도 못하겠고 하여간 먼지 이자식, 많이 주고 갔네요. 읽다 생각나서 울적해졌습니다. 그놈이 얼마나 따뜻하고 보드라웠는지는 앞으로도 잊히지 않겠죠 기억이 있어 다행입니다
    • 한달음에 종종 달려나왔다니, 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차라리 무시하고 모른척 했으면 차라리 낫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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