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경조사 잡담

*

더워요.

너무 더우면 몸에 열이 나는것 같은 착각이 들죠.

이걸 6월에 느끼게 될 줄은 몰랐네요. 보통 7월 중순은 되야 다가오던 거였건만

근데 너무 더우니 어디 아픈거 아닌가하는 의심까지 찾아옵니다.

 

*

별로 할 맘 없던 애 돌잔치 결국 합니다.ㅡㅡ

회사에서 소리듣게 될 남편 입장 생각하다 보니 그리 가네요.

하긴...남편은 어떻게 이 이쁜거 돌도 안해주냐고 난리긴 하지만요.

식당 잡고 돌잡이 하면 되지 뭘..으이구.ㅡㅡ;

근데 뭐 이리 준비할 거 많나요. 더워 죽겠구마는

돌 사진 찍으러가니...나름 저렴히? 했다지만  30만원이나 주고 찍는데

낯가리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들네미의 표정은 썩소만 간신히 면한 것들뿐이고

그나마 돈 들였다고 사진 때깔만은 최상급이지만

잡아낸 표정은 제 흐릿한 핸드폰 사진의 새끼발가락에도 못미칩니다.

역시 사진은 때깔값인 겐가요. 비싼 dslr 장만해다 직접 찍었어야 했나. 허허.

열심히 찍어준 분들께 죄송하지만 저 표정은 우리아들 안 같아요. 흑.

그렇다고 제가 사진 잘 찍는건 아니에요. 아들녀석 다루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반증이죠 뭐.

 

하긴 카운터에서 담배 뻑뻑 피우는 사진기사에, 돈 더 안주면 데이터 못 준다고 반협박으로 나오던 백일사진 스튜디오 여직원 생각하면 지금 스튜디오분들은 천사죠.

거긴 40만원 뜯겼고요. 헐헐.ㅜㅜ;;

 

아가는 역시 돈고물 위를 구르는 인절미같은 존재?

세상의 아가관련 업체들을 먹여살리기 위한 풍습의 향연은 돌로 그치길 바래요.ㅜㅜ

 

*

돌 지나면 가을에 시아버님 칠순잔치입니다.

칠순잔치에서 정말 맏며느리들은 춤추고 노래해야 하나요?ㅜㅜ

아 정말..노래라면 어캐 하겠지만 정말 춤추는 거 질색팔색인데..벌써 고민이에요.

사회자 은밀히 만나 나 시키지 말라고 뇌물주며 쇼부치면 되나요?

 

게다 노래라......제가 부르기 좋아하는 노래중에 어르신 잔치에 어울리는 노랜 단 한 곡도 없어요.

말 달리자 같은거 부르면서 한복입고 헤드뱅잉하면 다신 어떤 잔치에도 저 안부를까요?(오호 이건 좋다잉)

너의 목소리가 들려어(무한반복)하면 참 춥겠죠?

그타고 제 나이에, 단지  좋아한다는 이유로 아이유 노래 시창하다가 삑사리(전 삼단고음이 안되니깐요) 나서 창피당하기도 글코

그나마 좋아하는 트로트는 장윤정의 첫사랑인가...임작가 기생드라마 보다 필꽂힌  그 곡 한 곡

(이건 어째 장윤정 버전에선 별로 느낌이 없더니 임수향씨가 부르니까 필 꽂히데요)

자칭타칭 천재로 알려지신 심수봉여사의 노래 몇 곡들 정도?

어머님 좋아하신다는 이미자여사 노래 몇 곡 골라 연습할까요?총각선생님? 친정어머님?(아니 이건 패쓰)

아아니 참 시아버님 생신에 웬 시어머님 애창곡타령?....ㅜㅜ

 

그러다 생각해보니 돌아오는 봄엔 저희 친정엄마 칠순이시네요.

잔치같은거 싫어하시는 엄마성향을 고려해 (근데 정말 싫어하시는게 맞을까?,,,,,,ㅡㅡ)

모시고 맛있는 음식점 예약해 가족들 다 모여 식사하는걸로 마무리 되려나요.

엄마 칠순엔 뭘 선물하나? 그것도 고민이네요.

 

결혼하면서 챙기게 되는 여러 경조사들의 무게와 고민

그중에 갑이라면..언젠가는 닥칠 부모님들의 장례식.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무너질 거 같아 얼른 생각의 키를 돌립니다.

어른이 되고 자식을 낳고 그렇게 부모의 뒤를 챙기게 되는 일은 뭔가 슬프다는 생각도 살짝 듭니다.

인생 뭐있어? 라는 말 진짜죠. 별 거 없어요.

근데도 그 하나하나가 별 거 마냥 지치고 고민되고 귀찮고 그렇네요.

더위가 깊어가면 그 더위의 짙음속에 서늘한 죽음같은걸 떠올리곤 하는 제 버릇도 참 갑이에요.ㅡㅡ

근데 더울수록 뭔가...우울감이 장전되있다는 생각이 가끔 들때가 있죠.

늦여름의 그 쓸쓸함 .

여름 복판의 화염같은 정열뒤로 찾아올.

마치 축제 다음날 같은 그 공허하고 쓸쓸한 기분. 그런 거.

 

ㅎㅎ 너무 덥다보니 잡설이 기네요.

아가 자는 틈에 손가락이 근지러워 자판 토닥여 봅니다.

 

ps. 스트레스란 단어 뺍니다. 읽자니 저도 스트레스 받는거 같아서리.

 

푸드덕~!

 

    • 사실 저는 집안 경조사가 별로 없는 환경이라, 글 읽으면서 아휴 힘드시겠다 생각했는데, 막판에 함께 가슴이 서늘해지네요. 그러고보니 정말 늦여름에는 쓸쓸함이 있어요. 괜히 휴가 따위 다녀본 적 없는 나도 함께 들썩이던 휴가철도 다 지나가고 갑자기 다시 바람이 서늘해질 때 말이죠. 또, 인생 뭐 없는데도 그 속의 하나하나가 별 거 마냥 생각되는 것도 엄청 공감합니다.
      여튼, 돌잔치는 모쪼록 유쾌하게 치르시길! 돈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아가들은 다 예쁜데 말이에요 :)
    • 글게요. 안꾸며도 아가들은 이쁘죠. 근데 근 세시간을 식장에서 고생할 아들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예약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싶은거...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눌러 참습니다.ㅡㅡ이건 어른의 허영심이에요. 이혀.
    • 어휴... 마지막 문단 왜 이렇게 쓸쓸한가요. 늦여름의 그 쓸쓸함 이후의 모든 글귀들이 아직 한여름도 오지 않았는데 초가을저녁 길가에 나앉은 요즘 제 마음 같아서 한껏 이입하고 가요. 더운데 모쪼록 돌잔치 잘 치르세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1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3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