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님 바낭] 십년이 지나도...

보통 집에서 키우는 소형견들은 태어나자마자 꼬리를 잘라주죠. 그렇지만 반지는 꼬리가 깁니다.

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갈 때 폭 안아주면 그 긴 꼬리를 파닥파닥 흔들면서 제 뺨을 때리긴 하지만

산책나가서 씰룩거리는 엉덩이 위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긴 꼬리를 보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표정과 경쾌한 움직임으로 눈치를 채긴 하지만, 그래도 꼬리로 표현하는 좋아요~ 좋아요~ 너무 좋아요~ 하는

감정은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하거든요.

 

반지가 소형견으로 드물게 꼬리를 안 자른 것은 개님의 탄생설화와 관련 있................을 리가 없죠. ^^;

반지를 분양해주신 아부지 친구분의 말씀에 의하면 반지는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는데 너무 허약해서

금방 죽을 줄 알고 꼬리를 안 잘랐대요. 요크셔테리어처럼 쬐끄만 애들이 한배에 새끼를 6마리나 낳는 경우는

드물다 못해 거의 불가능이라고 봐야하죠. 반지의 어미도 드물게 6마리를 품었지만 그 중 첫째 둘째 이후

3마리가 아예 사산이거나, 낳자마자 죽었대요. 그러니 일단은 숨이 붙은 채로 태어나긴 했지만 서너번째도

아닌 마지막에 나온 녀석에게 희망이 없으셨던 거죠.

 

처음엔 젖도 못 찾던 녀석이 하루이틀 지나면서 앞서 태어난 언니오빠들보단 작아도 씩씩하게 잘 크더래요.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끝까지 분양하지 않고 직접 키우려고 하셨던 반지를 분양보낸 건 그 씩씩함 덕이었어요.

그 분이 시골에 사는 분이어서 집에 소도 있고 큰 개도 있고 닭도 있고 그랬는데 이 녀석이, 누가 하룻강아지

아니랄까봐 소랑 큰 개랑 닭 무서운 줄 모르고 문 조금만 열리면 밖으로 쪼르르, 등치가 작으니까 울타리 쳐놔도

어떻게든 틈을 찾아서 또 밖으로 쪼르르, 시시때때로 집안을 탈출해서 외양간으로 가서 소 발등 물고 도망가고,

낮잠 잘 자고있는 복구(큰 개 이름;)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닭들이 꼬꼬꼬 쫓아와도 놀자는 줄 알고 같이

뛰어다니고 그랬대요. 그쯤 되니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게 확실하고, 괜히 까불다 소에게 밟히기라도 할까봐

급 분양 결정..

 

그리하여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일 때 태어난 반지는 저희 아부지를 거쳐, 반지가 오기 바로 한달 전에

생후 50일짜리 아가를 데려왔다 한달 만에 홍역으로 잃고 상심에 빠져있던 제게로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10번째 생일을 맞았네요. ^0^

 

 

 

 

 

 

기념으로, 처음 분양받아왔을 때... 생후 70일 경 무렵이었던 반지마마!!!

너무 씩씩해서 살던 곳을 떠나야했던 그 명성에 걸맞게, 잠시도 쉬지 않고 집안을 쏘다녔죠.

저땐 목줄이나 몸줄을 제일 작게 줄여도 쑥쑥 빠지는데 밖에만 나가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댕기는 녀석 때문에

(덕분에 물이나 구덩이에 빠진 적도 여러 번;) 산책도 못 나가고, 집안에서 그 넘치는 에너지 발산하느라 고생했죠. ^^;

제 신말에도 쏙 들어가던 저 콩알만하던 녀석이 쑥쑥 자라서, 이제 이렇게↓ 됐네요.

 

 

 

 

 

 

 

이 펑퍼짐한 모습들... 부정할 수 없는 아주머니의 흔적입니다. ^^;;;

얼굴도 동안이다 동안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릴 때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요.

특히나 출산 이후에 회복되지 않는 늘어진 뱃살이라니.....orz

그래도 움직일 때의 에너지만큼은 여전합니다. 여전히 산책만 나가면 기본 2시간.......

 

 

 

 

 

 

요즘은 주인이 차가 생겨서 개님 모시고 차로 이동하는 일이 잦은데요.

차만 타면 운전석에 앉아있는 제 무릎으로 뛰어오려는 통에 꼭 저렇게 운전석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매두죠.

그러면 옆에서 어찌나 앙앙 거리면서 떼를 쓰는지....

그나마 관심을 안 주면 좀 저러다 마는지라 반지마마를 차에 태우면 저는 오직 운전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

 

 

 

 

 

 

나이 먹으니까 만짐만짐을 원하는 손길과 표정도 점점 은근해지는 것 같습니다.

무심한 척 하면서 곁눈으로 제 눈치를 보는 저 눈빛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_<

오늘은 모처럼 집에 일찍 가서 반지랑 놀아주고, (사람은 풀 뜯어먹고) 생일상으로 오리고기도 삶아줄래요.

 

    • 우왕 반지 너무 보고 싶었어요. ㅠㅠ
    • 더위에 쩔어있었는데 마음이 정화되네요.....
    • 아기사슴밤비같아요 쫑긋한 귀가 아주 귀엽네요! 악수하고싶어요
    • 현재 모습을 보는 순간 느껴지는 포스ㅎㅎ 강아지한테도 어떤 위엄이라는게 있군요. 저희집 강아지도 반지처럼 오래오래 제 곁에 있어줬음 좋겠어요~
    • 귀 만져줄 때 개들 표정은 다 저런가봐요.
      더 만져달라능, 계속 안만지고 뭐하냐능 하는듯이 앞발로 손등 건드리는거 너무 귀여워요. 혀까지 내밀고!
      반지, 오리고기 맛있게 먹고 계속 그렇게 건강하렴 :)
    • 반지어머님 여전히 동안이시군영! 소형견은 왜 꼬리를 잘라주나요? 전 모터처럼 뱅뱅 도는 꼬리 너무 사랑스러운데요ㅠ
    • glow/ 호호호 마음껏 보셔용!
      달님달달해요/ 이쁜 거 빼면 시체죠 얘가..
      보리/ 열살 연륜이 무색한 귀여움입니다.ㅎㅎㅎ
      독 짓는 젊은이/ 저도 일에 찌들 때마다 핸드폰 꺼내서 반지마마 사진 보고 마음을 정화합니다.
      삼각김밥/ 애석하지만 악수는 힘드실 겁니다. 앞발 잡는 걸 세상에서 물 다음으로 싫어해서..^^;
      골절소녀/ 반지만큼 오래오래로 만족하면 안되죠! 제 목표는 반지랑 지금까지 산 것만큼 더 같이 사는 것.. 그래서 다음주에 스케일링 예약했어요. ^^;
      서쪽 숲/ 오.. 다른 개들도 귀 만져줄 때 저런 표정인가요? 앞발 지도는 카메라를 들이대면 의식하느라 평소보다 덜 하는 편이에요. 카메라 없을 땐 가끔 아플 정도로 벅벅 긁어대는 자비없는 반지마마..;ㅁ;
      침흘리는글루건/ 꼬리 잘라주는 게 미용 목적이래요. 자르는 게 더 예쁘다고 잘라준다는데... 진짜 그게 예쁜가요? ;ㅁ;
    • 표정은 안 반가운 척 배 안고픈 척 하면서도 꼬리가 좌로우로 뱅뱅 도는거 보면 막 깨물어주고싶어요!!! 개한테 꼬리는 제 2의 견격같은건데ㅠ
    • 으아아아앙♥♥♥♥♥♥ 이 글 보고 득달처럼 남친이(요크셔키움ㅋㅋㅋㅋㅋ)한테 듀게에 요크셔의 탄생 설화가 올라왔으니 보려무나 언질던져주니 "요크셔들한테 그런 게 어딨어...걔네는 다 지옥에서 왔어...다 디아블로야..." 라는 말을ㅋㅋㅋㅋ해놓고 막상 보고서는 아이고 착하게 생겼네! 하더라구요.

      정말 제가 너~무 좋아합니다 반지 :)10년 키우셨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건강하게 키우셨어요? 전 5년차 말티즈 키우는데 소형견들 너무 겁나요 ㅠ.ㅠ 잔탈도 많구...반지는 여태껏 건강했나요? (+저도 우리 멍멍이 꼬리 너무 좋아해요^_^ 꼬리, 귀, 코ㅋㅋ, 눈빛으로 자기 표현 엄청 강력하게들 하시잖아요. 그 중에 표현 갑은 역시 꼬리로 하는 표현인듯 >.< 귀요미들!!)
    • 반지 건강해 보여서 괜히 기분 좋네요.

      키우는 강아지 건강한 것도 복이예요. ㅠㅠ
    • 글루건/ 그럼요. 개님의 신체에서 가장 격렬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게 꼬리잖아요. 꼬리 자르는 악습은 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개미/ 반지는 10살 먹도록 병원 신세진 건 예방접종과 종종 귀에 염증, 출산과 중성화수술 제외하곤 없어요. 아, 다른 개랑 싸우다가 눈 다쳤을 때랑 출산 후 육아 스트레스로 소화불량 걸렸던 것도 있네요. ^^; 비결은... 그냥 타고난 것도 크고, 워낙 운동을 좋아해요. 제가 안 데리고나가도 집안에서 계속 뛰어다니고.. 그리고 제가 이빨 관리에 유별나게 신경을 쓰기도 하고.. 5년차면 한창 때네요. 개미님 댁 개님도 이관리 잘해주세요!
      푸른새벽/ 네. 2년 전에 반지보다 먼저 간 녀석이 종합병원이어서 절실하게 느껴요. ㅠ_ㅠ 푸른새벽님 댁 개님들도 쭈욱 건강 잘 챙겨주시길..
    • 으으 이럴수가 반지같은 강아지 키우고 싶어요 냄새도 엄청 고소하게 좋은 냄새 날듯-_ㅠㅠㅠ

      동영상 봤는데 역시 저기 만져주는거 개들은 좋아하는군요! 저희집 강아지도 저기 만져주면 엄청 눈빛 아련해지고 거의 몽환상태로 들어가는듯해요ㅎㅎ 그리고 만져주다 안 만져주면 앞발로 툭툭 치는것도 똑같네요...아오 귀여워... 근데 요크셔는 귀가 위로 솟아서 귀염증 덜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봐요? 이관리는 매번 그냥 양치질 해주셨어요? *.* 스켈링도 해주셨나요? (폭풍 질문 죄송해요ㅜㅜ;)
    • 아아 보고 있자니 노곤하고, 행복하고, 집에 있는 강아지가 그리워지네요. 반지야 건강해라!
    • 개미/ 귀염증은 곰팡이균이 원인이라 귀가 덮히고 솟고에 상관 없이 한번 감염되고 나면 재발 가능성이 높대요. 게다가 물이라면 질색하는 녀석이라 목욕하면서 날뛰다가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 것 같구요. 이관리는.... 물만큼 이 닦는 것도 싫어해서 양치질은 목욕할 때만 하구요. (평소에도 매일 해주기엔 도망가는 거 붙들고 하다가 온얼굴이 치약범벅;;) 대신 치석관리용 개껌을 꾸준히 챙겨줘요. 이것도 처음엔 안 먹어서 제가 한입 크기로 잘라주는 정성을 보였더니 요즘은 그냥 지가 혼자 잘 먹어요. 스케일링은 1년에 한번씩 꼭 해주고 있어요.
    • a.glance/ 안고 있으면 더 노곤하고 행복하고 그렇습니다.ㅎㅎㅎ 저도 집에 있는 반지가 그립네요. ㅠ_ㅠ
    • 애고 귀여워라;;오늘 티켓팅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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