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공동성명이 이행되면 한반도는 반드시 적화통일된다?

아침 출근하다가 라디오에서 들은 인터뷰예요.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아니었는데 새누리당 인사와 인터뷰를 한 것 같더라고요. 먼저 이석기의 애국가 부정에 대한 비판이 나왔는데 그건 제 생각도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요 이상한건 그 다음에 나온 발언이었어요. 김대중 정부 때 6.15남북공동성명을 비판하면서 그것이 그대로 이행되면 한반도는 필연적으로 적화통일이 된다는것이었어요. 그래서 점심시간 때 6.15 남북공동성명 합의문을 찾아봤죠.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6. 총 5개 조항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이 합의문에 반대할 수도, 비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합의문대로 이행되면 한반도는 필연적으로 적화통일된다는건 뭔 뚱딴지같은 소린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우리 체제에 대해 자신감이 없던가요? 이건 북 체제가 더 강력하고 우월하다는걸 인정하는 소리 아닌가요? 왜 남북이 교류를 하면 남쪽이 북쪽에 흡수된다는 생각을 할까요?

    • (매카시스트적 측면은 일단 제하고) 논리 논거로 작용하는 걸 찾아보면 1.과 3.이 문제인 것 같더군요.
      1 관련해서는 "그러니까 주한미군 철수" 라고 주장하는 쪽이 있고 (존재하긴 합니다. NL)
      3 관련해서는 "그러니까 조선노동당 남한 내 원내진입 보장 ㄱㄱ" (존재하긴 합니다. NL)

      사견으로는 우익이나 좌익이나 서로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기고 있는 듯요.상호신뢰가 있다면 저 정도 수준에서 발끈하진 않겠죠.
    • 01410/ NL이 존재하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주류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요?
    • amenic//소위 '진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세력 중에서 소수라고 보기도 어렵죠.
    • 이건 제 사견입니다만 2002년 즈음해서 보수 쪽 성향 사람들은 일종의 위기감을 느꼈던 것 같더군요. 주한미군 철수 논의가 최고조에 이르는 것과 (효선-미순양 사고 건에다 그 전에는 아폴로 안톤 오노까지 있었죠) 때를 같이한 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언론의 선정적 여론형성도 한몫 했겠지요. 지금이야 '경기동부연합' 같은 부분까지 언론에 회자되고 치부가 드러나는 세상이지만 그 전만 해도 (NL이 전면으로 안 나섬에도 불구하고 NL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민족통일=해방세상의 실제 내용이 사회적으로 많이 전파가 되었고. 어르신들은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듯하고. (* 제가 이거 판단 척도로 삼는 게 중앙일보 쪽 칼럼 수위입니다. 조선 동아는 확실하게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데 비해 중앙은 좀 왔다갔다합니다. 특히 이원복씨가 중앙일보에 싣는 만화칼럼을 읽어보면 2002~2004가 최고로 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은 외려 그쪽 물이 좀 빠졌습니다.)

      정리하면 어르신 세대는 (월남 망하는 거 보고 남북대치를 겪은 등을 감안하더라도)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기초체력을 예전처럼 약하게 보고 있는 거고,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을 보고 자라난 세대는 더 이상 그렇게 여기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뭐 70년대만 해도 정말 약소국이긴 했지만서도...)
    • 6ㆍ15 공동선언은 그 내용만 보자면 1972년 박정희와 김일성이 공동으로 발표한 7ㆍ4 남북공동성명보다 덜 (우파 어르신들 판단 기준을 적용하자면) '종북'적입니다.

      그래서 당시 NL 내에서도 정통 주사 쪽에서는 탐탁찮아 했던 분위기도 있었습니다만 90년대 후반 북한의 위기 이후 독자적 발전경로를 추구하던 NL들에게 방향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기도 하죠.

      우파들에게 문제는 그 주체가 '박정희'냐 '김대중'이느냐는 것이겠죠. 북한과 더 많은 것을 합의했던 7ㆍ4남북공동성명이지만 우리의 박정희 가카는 그럴리 없고, 빨갱이 김대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음에 틀림 없지... 와 같은 마음인 것이죠. 대북송금특검 결과는 그러한 의심을 강화시켜줍니다.

      어쨌든 결론은... 6ㆍ15 선언은 사실 좋은 말들의 잔치일 뿐이라는 겁니다.
    • 6.15 남북 공동선언에는 5개 조항뿐만 아니라, 김정일 서울 방문 내용도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김정일 서울 방문 건도 포함시키면 사실상 6개조항인 셈이죠.

      6.15 남북 공동선언 이행을 일방적으로 한국에서 훼손시켰다는 북한의 공세는 그래서 의미가 없습니다.
      김정일 자신도 서울 방문 합의 사항을 결국 이행하지 못했으므로 북한에도 책임이 있는 것이죠.

      '닥치고 서울 언제 방문할래?'라고 대꾸하면 북쪽도 할말이 없어집니다.
    • 6.15의 화해정신을 바탕으로 북을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행되기를 기대합니다. 평화공세와 다각적 외교 노력 미국과의 불가원 불가근 등을 유지하며 새시대를 만들어가야죠.
    • 박정희/김일성 식의 기존 체제 지키기 노선이냐 평화공존을 바탕으로 양측의 체제가 모두 진화하는 길을 찾아갈것이냐는 앞으로 선택에 달려있겠죠..
    • ㄴ지난 12년간의 행태로 봐서 북의 지도층이 진심으로 남측을 대한다고는 생각이 안 들더군요. 어떤 의미로는 정권이 바뀌어도 한결같습니다. 평화공존이건 뭐건 손바닥이 부딪쳐야 소리가 나죠.
      그리고 남북통일의 가장 큰 외부적 걸림돌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7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2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5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5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