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주변이 없어 슬퍼요

기말고사를 보고 교실에서 마지막으로 나가는데 아무 말도 생각 안나 멍하게 목례만 하고 나갔어요.

 

제가 엄청 늦게 냈거든요.

 

뒤에 나가는 사람들은 다들 인사치레로 다음 학기에수업 뭐하세요? 이런 거 물어보는데.. 전 할말이 없어요..

 

어차피 다음학기 못 듣고 괜히 이상한 말 했다가 더 이상해질까봐ㅋㅋㅋ.. 막 저 늦게 내서 점수 깎여요? 이런 거나 생각나고

 

교수님 수업 잘들습니다 이건 낯 간지러워서 못 하겠어요 크흐흐ㅠ

 

시험 끝나고 나가면서는 다른 교수님 마주쳤는데 이번엔 못 본 척 했어요 저번에 교수님이 먼저 인사하셨는데

 

안녕하세요 한 다음에 둘다 아무 말 안해서 뻘쭘했어요ㅎㅎㅎ 교수님이 바삐 가시면서 저녁 수업 때 보자 라고 하셨지요..

 

 

저는 아무 말도 못하거나 뜬금없이 사적인 얘기를 물어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해요ㅋㅋㅋ (이제 졸업하는데 어쩌나..학생도 아닌데)

 

게다가 위의 두 교수님 두분 다 제가 정말로 좋아하거든요.. 얼굴만 봐도 공부할 힘이 나는 교수님들인데..이제 누구 얼굴 보고 살지?? 음 죄송합니다.

    • 하하 알아요 인사말을 막 해보려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모르겠습니다.
    • 참 그리고 읽지 못하는 닉네임이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은 뭐라고 읽나 몰라요.
      • dlraud 익명님이시네요 ㅎㅎ
    • 저도 완전 공감... 저도 말주변이 없어서 스트레스 받고 그러네요.. 아직 학생인데 이래서야 사회생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되구요. 근데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되더군요. 이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성격인 것 같아요. 별 말 아닌데 자연스럽고 friendly하게 할 수 있는거. 참 부러운 능력이네요.
    • 저도 말주변 없어서...친구는 저보고 첨보는 사람하고 말 싹싹하게 잘한다면서 부럽다던데 선생님들껜 안되네요. 딱히 하고 싶은 말이 생각 나는 것도 아니고 마음은 있지만 혓바닥이 안돌아가요. 나이 많으신 선생님이나 여자 선생님과는 예쁘게 말할 수 있는데 장년남성 선생님들과는 할 말도 없고 소재도 없고 거리설정자체가 어려워요. 자주 그런 상황이 있다보면 나아지겠죠.
    • 저도.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들에게 사근사근하게 제 호감을 표현하는 기술이 없어서, 그게 슬픕니다. Ti님처럼 상대 당황하게 만드는 이야기 툭 던지다가 그걸 상대방이 잘못 알아듣고 화를 내서 저를 미워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고 -_ㅠ 제가 생각해도 제가 멍청한 소리를 했어요. 그런 식으로 말을 던지면 오해하기 딱 좋은데. 말투도 좀 거칠었고..(좋아하는 사람 앞이라 너무 긴장해서;)

      지금은 얼굴이라도 웃는 얼굴을 잔뜩 지어보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여전히 제가 정서적으로 애착이 없는 사람에게만 잘 됩니다. 제가 좋아하거나 호감이 강한 상대에게는 이런 것도 잘 못해요. 에잇ㅠㅠ

      고마움이나 감사함이나 애정이나 존경을 부드럽고 상대방이 좋게 받아들일 수 있게 잘 전달하는 능력은 정말 굉장한 능력이라고 언제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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