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을 봤어요. (스포가 있지요..)
이야기가 있는 듯 없는 묘한 영화같아요.
캐릭터도, 사실 이 시점에서는 정작 원하는 건 갖지 못하는 왕의 캐릭터가 좀 식상하지 않나요?
왕의 남자 이후로, 많은 왕들이 그러한 관점에서 그려졌던 것 같아요.
김민준 캐릭터는 아예 끝까지 비정하게 가는 게 좋았다는 생각이예요.
뭔가 완결성있는 이야기를 만드려다보니까 조여정의 마지막 선택까지 간 것 같은데,
마지막 장면도, 비녀를 든 이후부터는 다 사족이었다고 생각돼요.
전혀 임팩트가 없었거든요.
조여정이 김민준에게 뱉은 나름 반전이랍시고 하는 말이나,
그것에 상처받은 김민준이나.
특히 맨 마지막에 조여정이 돌아보는 장면은.. 정말.. 그건 아니라고요..
재미없게 보진 않았는데,
이야기를 짜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갈등을 만들려고 부지런히 사건들을 일으키는 건 좋았는데,
그게 점점 증폭되는 힘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계속 비슷한 힘의 사건들만 툭툭 던져진 것 같달까요.
사실 욕망이라는 건 굉장히 독한 건데,
머리로 쓴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의 욕망의 근원에 닿지 못한 채로,
그냥 막연히 이럴 것이다, 정도랄까요.
그러다보니 기존에 보여졌던 것 이상의 새로운 뭔가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다들 조여정이 예쁘다고들 하던데 전 별 매력을 못 느꼈어요.
연기가 평면적이라 생각해서인지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또, 김민준에 대해서는 별로라고들 하는 것 같은데,
저는 푸르딩딩한 화면에 담긴 나쁜 놈일때의 내시 김민준이 꽤 괜찮았거든요. 그간의 이미지랑 좀 달라보였어요.
김동욱은 목소리가 좋았어요.
그 목소릴 잘 살릴 수 있는 배역을 한 번 꼭 맡았으면 좋겠어요.
조은지 너무 웃기지 않아요?
이 배우도 멋진 역할 하나 맡아서, 전성기를 좀 맞아봤으면 좋겠어요.
매번 조연으로만 나오는데, 달콤살벌한 연인에서도 진짜 웃겼거든요.
마음으로 응원하는 배웁니다.
박철민씨는...
저는 아직 이 분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나름 비장한 씬이 있긴 했는데,
그 씬 자체도 좀 과하게 비장하기도 했고, (너무 힘을 주니까 부담스럽잖아요 이런 연출은..)
잘 모르겠어요.
이경영씨는
조연으로 참 많이 나오시는 것 같아요.
근데 전 다 별로였어요.
왜 계속 나오는지 좀 의문이예요.
이 분도 은근 표정이 한결같은 게 좀 있는데..
재미가 없진 않았는데,
여백의 미를 살렸으면 좀 더 나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