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사건에 대한 우려되는 반응
오원춘 사건이 인육을 공급하기 위한 점이 인정된다는 법원의 판결에 이어 그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지네요.
심지어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짜집기해서 쓴 이런 기사까지 포털의 상위에 랭크되었어요.
http://news.nate.com/view/20120615n16030
정말 심각한 사건이에요. 국제공조 하에 이 사람과 관련된 자들에 대한 범죄행위를 샅샅히 밝혀내고, 혹시라도 추가 범죄가 있는지도 더 조사해서 투명하게 처리해야 하는 문제에요.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 우려할만한 반응들이 포털을 장악하고 있어서 두려운 마음까지 드네요.
저 위에 인용한 기사처럼 중국의 문화와 역사까지 인용하면서 마치 중국사람들이 모두 인육을 먹는다는 듯한 인상을 주려는 선동적인 반응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어요.
저 기자는 저런 기사를 쓰고 싶다면,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인용할 것이 아니라 현재 중국에 인육이 유통되는 시장에 대해 취재하고 그게 한국 시장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밝혔어야 해요.
저렇게 역사를 가지고 한 문화를 본질화(essentialization의 한국어 번역이 뭔지 잘 모르겠군요)하는 건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되는 개소리에 불과해요.
저런 식으로 말하려면, 그리고 댓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조선족과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제한하려면, 한국은 유럽인들과 미국인, 캐나다인들도 모두 입국을 제한해야 하지요.
식민지 시기의 식민지에서 유럽인들이 자행했던 일들을 나열하자면 그 끔찍함이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비슷한 일들이 미국에서도 몇 백년 전까지 (몇 백년이면 긴 것 같지만, 저 위의 기사에 나오는 은주시대, 춘추전국시대 보다는 훨씬 가까운 과거지요) 자행되어 온 수많은 기록들이 있어요.
최근에 벌어진 마이애미의 식인사건이라든지, 캐나다 포르노 배우의 식인 사건이라든지, 끔찍함으로 치면 그에 못지 않은 사건들이 아주 최근에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벌여졌기도 하구요.
제가 40년대 후반 한국 신문 자료를 읽다가 읽은 기사에는 문둥병에 걸린 사람이 아이를 먹으면 낫는다는 풍문을 듣고 실제로 아이를 납치해서 잡아 먹은 사건도 있었구요.
최근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나왔던 태아 분말은 조선족뿐 아니라 한국인들도 구매자로 유통을 시키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사건들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해요. 우리는 그러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항상 각성하고 철저하게 대응해야 해요.
그렇지만 어떤 인종이나, 국적을 가진 사람이 그러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러한 인종 전체, 나라 전체, 문화전체가 그런 문화라고 이야기하는 건 논리적으로 전혀 말이 안되지요.
예를 들면,
지금 아틀란타에서 매매춘과의 전쟁을 하면서 한국 매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한국에도 알려졌어요.
사실 아틀란타 뿐 아니라 미국의 대도시의 대부분의 불법 마사지 업소와 호스테스 바는 대부분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곳이지요.
제가 사는 하와이에도 마사지 업소와 호스티스바의 90프로 이상이 한국인이 영업하는 곳으로 보여요.
이건 팩트에요. 미국의 매 매춘 업소의 많은 부분이 한국인이다.
그리고 이것도 팩트에요. 한국 사회에는 매춘이 성행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과연 이 팩트 두 가지를 가지고 한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을까요? 지금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현재 많은 제한이 이루어지기는 해요. 비자가 없어지면서 상황이 바뀌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는 미혼의 직업이 불명한 20-30대의 여성이 비자를 받는 게 무지 힘들었지요.
그렇다고 해도 그런 것을 근거로 한국인 전체를 거부할 수는 없어요.
미국에는 라티노들의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이들이 대부분의 싼 노동시장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지요.
대도시의 베드타운에는 백인 중산층 가정과 함께 하층 라티노 인구가 동시에 늘어나고 있어요.
미국 안에서도 이들을 몰아내자는 움직임이 당연히 있어요.
그러한 근거는 주로 이들이 각종 범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남미의 마약 카르텔과 연결이 되어 있거나 이들 역시 인신매매를 기반으로 하는 매매춘과 연관되어 있지요.
그리고 미국 내에서도 이들은 갱단을 형성하거나 각종 크고 작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어요.
그러나 불법으로 밀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이외에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지요.
이미 어떠한 사회도 어떠한 특정 국가나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라진지 오래 되었어요.
포털에 이런 선동적인 기사들이 난립하고 거기에 베스트 댓글들이 보여주는 전체주의적, 인종주의적 반응들에 등골이 서늘해져서 몇 자 적어요.
우리 게시판에도 그런 분들이 몇몇 계신데, 그나마 많은 다른 분들이 제어를 해주시고 계신 것 같아서 조금은 안심이 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