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람의 원한이 귀신이 된다는 아이디어

저는 겁이 꽤 많은 편이고 특히 깜짝깜짝 놀라는 걸 싫어해서 귀신의 집 같은 거 참 많이 싫어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얘긴 좋아해요. 교환학생 시절 그 대학에 미국인 교수님이 일본의 요괴 유령 기타 환상의 존재란 타이틀로 강의를 하셨어요. 파란 눈의 교수님이 유키온나, 갑바, 야맘바 얘기를 정신없이 하셨지요. 특히 자기 친구가 갑바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하실 때는.... 음.


여러 흥미로운 존재 얘기가 나왔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하는 건 "생령"의 개념입니다. 겐지모노가타리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겐지의 아이를 임신한 아오이를 죽이는 귀족여성 로쿠죠의 얘기가 유명한 걸로 알고 있는데 겐지모노가타리를 읽지 못해서 자세한 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원한(의지)이 강하면 살아있는 상태에서도 영혼이 빠져나가 복수를 한다는 개념이 참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 얘기론 원한을 갚아주는 처녀귀신 얘기에도 매료됩니다. 이건 죽어서 귀신이 되는 거지만요. 초자연적인 힘 없이는 복수를 하지 못하는 약자가 갑자기 그 초자연적 힘을 짜잔 하고 획득하는 반전, 인과응보가 좋아요.


... 교훈은 그러니깐 남의 원한을 사지 말고 착하게 살자, 이런 거 아닐까요.

    • 나도 그여자에게 복수할겁니다. 근데 지난 새벽에 옵빠~하는 문자가 왔네
    • 그런 교훈이 그 아이디어의 목적이겠죠 달리 보자면 그 어아디어읲생명력이기도 하겠구요
    • 저도 생령 이야기 쓰려고 왔어요. 겐지이야기나 음양사 같은데 생령이 참 많이 나오죠. 자기도 모르게 밤에 자기 원한만 빠져나가서 복수하고 돌아오고. 나중에 그 생령이 알고보니 누구 거였더라 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풀려요. 그걸 보면 여자의 질투가 제일 무섭게 묘사되어요. 생령 말고 원혼도 강하기 때문에 죽어서 원혼이 되어서 일왕에게 찾아가려고 하는 버림받은 여인도 나오고, 미치자네 같이 정쟁에 실패해서 원혼이 된 경우도 있고, 자기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해서 죽어서 원통해 원혼이 되기도 하고. 참 재밌습니다. ㅎ
    • 작은새/ 저는 어린이용 각색 크리스마스 캐럴 동화책만 읽었다가 재작년 크리스마스 전에 원작 낭독회에 갔는데 이거이거 참 스펙터클하더라고요. 역시 귀신 이야기의 일종이겠군요.
      Virchow/ 와 꽤 여러 이야기가 있군요. 저는 복수 이야기를 일반적으로 좋아해서 언급하신 이야기들 다 흥미로운걸요.
      아낙수나문/ 넵. 교훈 플러스 어떤 사람들에겐 카타르시스 내지는 정신승리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 같아요.
      김전일/ 강한 정신력으로 복수 가능하셔요 탐정님.
    • 앗 작은새님 댓글 잘 읽었는데 지우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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