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이야기는 아닌데 비슷한 경험
이 경험은 제 일생의 첫 기억입니다.
한 4-5살 때였을 거예요. 나른한 오후 (아니면 늦은 오전?)에 낮잠을 자고 일어난 저는
거실로 나오다가 갑자기 멈춰섰어요.
아직도 그 이유는 설명 못해요. 그냥 멈춰섰어요.
집에는 아무도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왜 아무도 없을까 싶었어요.
근데 그 때, 갑자기 제 몸 속에서 제가 빠져나왔습니다.
그 때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해요. 멍해지면서 제 육체가 마치 다른 사람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리고 육체를 빠져나와 거실 건너편 창문 쪽에서 제가 제 육체를 바라보는 게 아닌가요.
그 때 '번쩍' 하는 불빛이 비췄어요.
그냥 이런 썰렁한 경험이 전부인데...
이런 경험을 아련히 간직하고 (제가 기억하는 제 인생의 첫 경험이에요)
머리가 커서 대학교까지 갔는데...
오래전 앨범을 보다가 그 당시 제 모습이 찍힌 사진을 발견했어요.
제 혼이 육체를 빠져나갔을 때의 그 사진이요. 그 당시 제가 제 몸을 보고 있을 때의 구도와 똑같은 사진이었죠.
너무 놀라서 엄마한테 '엄마, 이 사진 누가 찍은 거야?'
당연히 엄마는 기억 못하시고... 아직도 그 사진을 누가 찍었나는 미스테리입니다.
논리적인 설명이라면
누군가가 자다 일어난 어린 저를 찍었는데
그 때 자고 일어나서 정신이 없던 나머지 멍했고
나중에 머릿속에서 기억이 이상하게 뒤엉켜서
마치 제가 스스로 사진을 찍었다고 믿게 된 게 아닐까....
이게 무슨 해괴한 이야기인가 싶지만, 실화입니다.
-------------------------
중학교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전 종종 가만히 몸에 힘을 빼고 멍하게 있기를 즐겼는데
그럴 때마다 (아주 적은 확률로) 제 몸이 제 몸 같지가 않고
갑자기 위에서 제 몸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들어가면서 그런 경험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지만요.
뇌의 작용이 이상하게 꼬이면 이런 해괴한 경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