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바보일기] 퇴원 8개월만에 다리깁스를 또 했어요. 후방십자인대가 문제인득.



  1년 전 교통사고 당했을 때 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대요. 별로 이해는 안 가지만 부러진 부분이나 다른 부위의 처치가 급해 무릎은 수술 안 하고

경과를 지켜본다나. 그래서 무릎이 가끔 걸을 때마다 뚝뚝 빠지고 뭐, 암튼 좀 불안정함. 왼쪽 다리뼈는 거의 붙었지만 정상 보행 기능은 한 80%쯤

회복한 상태였죠. 


  어제 싸부랑 신사동 왕족발에서 맛난 족발 챱챱챱 하고 맞은편 인디플러스에 <두 개의 문>GV가 있다길래 눈누난나 보러 갔어요. 영화 거의 다 봤는데

화장실이 가고 싶은 검미다. 싸부가 조심하라고 조그만 플래쉬를 줬죠. 어둠속을 더듬더듬 짚어 계단을 올라 출구로 가기 시작했는데! 오르는 것만 있는 줄 

알았던 계단이! 갑자기 푹, 꺼지면서 온 몸이 푹. 차라리 되게 넘어졌더라면 나았을 텐데 순간적으로 다친 왼쪽 다리로 버틴 겁니다. 순간 왼쪽 무릎에서 찌릿하며 

통증이 작렬.


   헐....그 고통이라니.


   무릎이 와. 그냥 막 너무 아픈데 극장이라서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우라질 생리현상이 뭔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일단 화장실에 갔는데 이젠 극장으로

못 돌아가겠는거라요. 걸을 수가 없었죠. 온몸이 땀 범벅이 돼서 한 십분 걸려 자리로 돌아갔어요. 결국 GV는 못 보고 싸부한테 업혀서 극장을 나와 택시를

타고 제가 수술받은 병원 응급실로 갔어요. 택시 안에서  싸부한테 으찌나 욕을 욕을 먹었는지. 너는 매사 인생이 그런 식이다, 대충대충 덜렁덜렁 설렁설렁, 

아니 좀 조심조심, 플래쉬까지 줬는데, 그걸 못 더듬어 가서, 그래서 내가, 앞으로 3개월간은 등산화만 신고 다니라고 하지 않았느냐, 오늘 그것만 신었어도 

이렇게까지 무릎에 충격이 안 갔을거다, 너 그리고 수영이고 자전거고 나발이고, 일단 걷는 연습이 제일 중요하다고 좀, 내가 진즉진즉, 그러고 보니 너 감기

걸려서 오늘 낮에 병원 다녀오기로 한 것도 안 가지 않았느냐, 말을 왜 그렇게 안 들어 처먹고 결국에는 이 사단을!!!!

  무릎은 사과만하게 부풀어 오르고, 저는 굽십굽신 ㅈㅅ ㅇㅇ 그래여 제가 쓰레기라능 조심안해서 미안합니다 흑흑 했지만 뭐....말해봤자 이미 빡이 오를 대로

오르신 그분의 귀에는 늘 말로 처바르는 저의 블라블라따위.


  병원 가서, 진통제 맞고 엑스레이 찍었어요. 뼈에는 이상 없대요. 인대나 뭐 그런 거가 문제인지는 엑스레이로는 잘 알 수 없으니 내일 낮에 내원해서 담당

과장님한테 진료받으라나. 그리더니 저를 눕혀서 허벅지 중간까지 반깁스를 합니다. 헐.................이걸 또.............아니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그냥 발목 삔 거랑 비슷한 거 아닌가.................................'보통 이렇게까지 해요? 깁스를' '아 이거 안 하면 왜 깁스 안했냐고 저희가 혼납니다' 

....으, 응-_-? 스러운 대답이었지만 어쨌든 전혀 걸을 수 없는 상태였고 깁스가 있는 편이 낫긴 하니 가만히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1월에 봉인해뒀던 

목발을.................다시 꺼내는데.....................................와 기분이 너무 구려요. 내가 설마 너를 또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이렇게 빨리.


  이후로 한 두시간 더 싸부한테 혼나고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이상한 꿈만 잔뜩 꾸다 얼마 못 자고 일곱시 반에 눈이 떠졌습니다. 대충 증상 검색 해보니

후방십자인대 불안정, 때문이 맞는 듯해요. 근데 이게 대박. 파열인 경우에는 6주간 깁스라나. 이 여름에, 목발질을, 또?


  이따 병원 가면 인대 파열인지 아니면 단순 늘어남인지 확실해지겠지만, 우리 과장님은 애초에 낙관적 희망적인 뉘앙스의 진단을 내려준 적이 없으니.

육두문자가 막 나옵니다. 엥간해서는 ㅇㅇ그렇지 모 그럴수도 있지 이러고 대충 넘어가는 편인데 이건 안 돼요. 기운빠져라. 나 지난 3개월동안 대체 뭐 한 거니.

제법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게 되니까, 제가 완전 정상인인 줄 알고 몸에 대해 경계를 게을리했어요. 이번 다친 게 낫더라도 앞으로 1~2년은 그렇게 조심히

지내야겠구나, 생각하니 또 축 처집니다.

  그래서 제가 눈을 뜨고 맨 처음 뭘 했냐면 지금.

혹시, 배송올까봐, 배송와서 싸부한테 들켜서 어제 먹은 욕 다시 먹을까봐, 혹시 신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주문한 통굽 플립플랍을 재빨리 주문취소했습니다.

옛날처럼 힐순이는 무리라도, 통굽정도는 지금쯤이면 살살 신어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저 이번에 무릎 나으면 가을까지는 등산화만 신어야 될 듯요.

  아아 쓰면 쓸수록 자괴감에 멘붕.  내가 칸트형 인간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엄마 왜 나를 이 깨진 바가지로 낳으셨나요ㅠㅠㅠㅠㅠ


    • 삼성의료원에 안진환선생님이 계신데 거기가서 진료를 받아보세요. 십자인대 수술의 대가이니...
    • ㅠㅠ 플랍 취소는 아쉽겠지만 잘 했어요! 남은 인생 기니까(라고 생각합니다)최소 1년은 다리에 주의하시면서 지내세요! 귀여운 루이 죠지랑 건강히 잘 지내셔야지요.
    • 저는 7년 전에 무릎뼈가 부서져서 수술하고 잘 아물어가다가 샤워하면서 미끄러지면서 붙어가던 뼈가 다시 부러져 병원에 다시 한달 입원한 적이 있어요. 회복기에는 아무리 멀쩡해 보여도 조심하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냥 인대가 좀 늘어난거면 좋겠네요. 근데 통굽 플립플랍이란게 있군요.
    • 싸부님도 폴님이 아프니까 놀라고 속이 상해서 그런거지 폴님에게 격하게 말할 의도는 아니었지 않나 싶어요. 그래도 속상하셨겠어요.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거 아니니까, 운이 따라주셔서 빨리 회복하시길 바래요~
    • 저와 함께 추나와 필라테스를 하시는 건 어때요? ㅎ 저는 발목을 중학생 때 크게 다치고 그후로 자잘하게 자주 다치다가 올해초에 평지에서 그냥 제가 붕- 날라서 발목이 또 크게 다쳤어요. 발목 인대 문제 생겼다며 깁스했는데 이게 또 한 달 넘게 하고 풀고 나서도 낫지 않아 한참 고생했어요. 한의원, 정형외과 쇼핑중에 추나 받으러 갔는데 발목 인대가 아니라 척추에서 다리쪽 신경 문제라면서 퉁탕퉁탕 맞추면서 요즘 살만해요. 저는 추나 받고 걷는 연습 앉을 때 허리 어디에 힘주는지 바꾸는 연습해요. 남자친구가 아기 걸음마 배우는 거 같다고. 이 나이에 걸음마라니!! 라고 놀리는데 진짜 좋아요.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배우는 거요. 저도 등산화 신고 다니랬는데 안 듣다가 길에서 도저히 걸을 수 없어 바로 택시 타고 집에 기어들어온 적이 있어 남얘기 같지 않아요.
      ;ㅁ; 다리 낫는 거 길~게 길~게 생각하고 힘내세요!
    • 1. 원래 '나아갈 때 즈음'이 더 무서운 법입니다. 그 지점에서 더 다치시면 향후 모든 운동 관련 활동에서 은퇴하실 수도(...)
      2. 뭐 그래도... 어디 사람이 다치고 싶어서 다치겠습니까. 좀 야속하셨을 수도 있겠군요.
      3. 하여간 별일 아니었길 바랍니다. 힘내요.
    • 아이고.........이를 어째요;;;답답하시겠지만 정말 가을까지 조심에 또 조심!!정말 조심하세요.
    • beer inside/ 안 그래도 좀 좋은 병원 가라는 얘길 많이 들어서, 근처 괜찮다는 척병원에 가보려구요. 십자인대는 일단 무사한 듯해요.

      헤일리카/ 네 잘 한 거 같아요. 그거 들켜서 들을 모멸의 눈초리와 쏟아지는 잔소리의 폭풍을 상상하면...오늘 병원 돌아다니느라 애들 쳐다보지도 못했네요.

      푸네스/ 헐, 무릎을 부숴먹으셨군요. 무릎 다친거 되게 불편하네요. 뭐 질을 수가 있어야지. 통굽 플립플랍, 별로 안 예쁜데 일단 굽이 있고 되게 편하다고 해서 눈길이 갔죠. 몸ㅇ에서 캐 히트상품임(소근)

      bytheway/ 네, 다 알아요. 처음에는 ㅇㅇ그래 내가 잘못ㅇㅇ 이러다가 그게 몇 시간이고 계속되니까 듣기 싫어 그런거지. 그치만 우리는 금방 다시 사이가 좋아져요:) 고맙습니다.

      아실랑아실랑/ 필라테스 끊어놨다구요! 바로 어제! 7월부터 시작할 거였는데! 와 추나라니 처음 들어요. 되게 좋아보인다. 함 알아볼게요. 고마워요:D

      BeatWeiser/ 1. 저 이제서야 수영 좀 탄력받고...말씀하셨던 접배평자까지 하고 있는데.......아아 진짜 짜증나요ㅠㅠㅠ
      2. 야속하진 않고, 그냥 전 싫은 말 듣는 걸 못 참는 편인데 워낙 집요하게 계속 하시니까.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는 금방 사이가 좋아져요.
      3.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고마워요:>

      보리/ 이거 나으면 저 등산화만 신고 한 걸음에 사방팔방 다 보며 다닐겁니다. 정신 번쩍 들었어요!
    • 예전에 병원에서 들은 얘긴데, 뼈보다 인대부상이 완치가 더 어렵대요. 뼈는 붙으면 그만인데 인대는 약해진거 쉬이 안 낫고 계속 그 부위 다치고, 겨울되면 혈관이 수축해서 아프고;;; 그래서 물리치료를 잘 해주라고 하더라구요. 십년전에 다친 발목인대는 그 후 몇년동안 물도 차고 겨울되면 아프고 그러더라구요.
    • _lly/ 무릎에 물 차면 병원에서 물 빼주기도 한다는데 이 병원은 그런 거 안 해주고 약도 처방 안 해주고 그냥 일단 지켜보자 그르네요. 영 못마땅+불안해서 다른 병원 가보려구요. 어차피 저는 왼쪽 다리는 평생 문제일 거라 생각하며 지내는데 조심을 안 해서 지금 이렇게ㅠㅠㅠ 반성하고 있어요. 진짜 조심해서 살아야지.
    • 어후... 환자스틱 라이프..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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