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엄마넋두리] 고독한 스파게티

*

애 보다 밥때를 놓치고

아들네미 잠재워놓고 혼자 먹는 저녁식사

남편은 오늘 회사동기끼리 간만에 술 한 잔 기울인다고.

 

입맛은 하나도 없고

창자를 씹어먹을 것처럼 허기가 밀려오는데

피자? 치킨? 족발?...... 다 별로.

회식있는 날이면 남편만 맛난거 먹냐 심통나 시켜먹는 배달음식

그러나 오늘은 것도 안땡기네요

 

그래서 만들어 먹는 알리오올리오

이름은 거창하지만 그냥 마늘을 올리브유에 대따볶아 먹는 초간단 스파게티

설겆이를 못해 면 삶을 냄비가 작아서

면도 두동강 뚝 부러뜨려 대충 삶고- 알덴테가 뭐시냐.

젓지도 않고 작은 냄비에 삶았더니 서로 들러붙어서 어쩔수없이 냉면사리마냥 찬물에 헹굼(싱거워져요. 하지마센)

편썬마늘? 시엄니께서 손수 다듬에 갈아서 팩에 싸 건네주신 해동한지 쫌 된 진노랑색 다진마늘 두 큰술

아가 이유식용 초록색 유리병에 든 좀 비싼 올리브유 겁없이 세 큰술

면을 씻어버려서 간이 달아난 탓에 뿌리는 식탁소금.

그라인더 후추? 노노 그냥 오뚜기후추 팍팍뿌려 완성.

 

 

아따 맛나네요이~^^

가끔 이 단순한 맛이 땡길때가 있네요

이 레시피 처음 알고 만들어 먹었을땐 말린고추도 넣고 난리였지만 별로 맛 없다고 여겼는데

중독성 있는듯. 마늘스파게티 최고.

그나저나 이, 밥 때 놓치는 버릇 참 안 고쳐지네요.

아가는 핑게죠. 먹으려고만 하면 못먹겠어요.

이것저것 신경쓰다보니 귀찮아 패쓰하는거죠.

 

자기 입 공양이 젤 힘들다는 말, 처녀때도 지금도 여전히 뼈저립니다.

듀게 아가엄마들은 식사 잘 챙겨 드셔요.

 

*

살이 쪄 입을 옷이 없어요.

다이어트 해야되는거 아닌가 싶은데

아가낳고 달라진 가장 큰 변화중의 하나가

끼니를 거르면 허기가 너무 무섭게 심하다는 거에요

그리고 배가 아주 부를때까지 먹는 버릇이 생겨버렸어요.

 

처녀때 가장 살쪘을 때 입던 옷 안 버리고 챙겨둔게 있는데

실은 나중에 리폼해서 아가옷이나 만들려고 모아둔 건데 그게 딱 맞습니다.ㅡ,.;;ㅡ;;

안 버리길 잘했어요.으흑.

 

아가가 크면 좀 더 활동반경이나 시간이 여유있어질 줄 알았는데

이녀석 기기 시작하니 종일 녀석 뒤꽁무니 쫓아다니다 하루가 끝나네요.

바느질이라도 하고싶은데....스트레스 해소할 양으로 시도했다가

몸이 축나서 관뒀어요. 하루 한 시간만 취미활동이라고 하는 것도 몸에 무리를 주대요

요샌 청소도 거의 포기.....몸이 아파지느니 그게 낫지만

점점 돼지우리가 돼가요. 휴일에 겨우 치우는 정도

 

쓰다보니 이런거 왜 쓰나 싶네요.ㅡ,.ㅡ;;뭐 재밌는 거도 아니고

그냥....고독해서 써 봅니다.

아가는 예쁘고 귀엽지만 말이 안통해선지

적적하진 않지만, 곁을 지켜주지만? 전 고독하네요.

외로운 건 아닙니다. 그냥 고독해요.

이게 엄마의 길? ㅎㅎㅎ

 

남편은 회식으로 뭐 먹을려나

맛나는 거 많이 먹어. 반찬도 잘 못해주는데.

남편도 불쌍해요. 남편은 더 말랐어요.

저는 뚱뚱 살찌고....에혀.

 

적적한 저녁이네요.

간만에 홀가분한 혼자만의 시간. 근데 별로 할 건 없네요.

쟤는 뭘 아는건지. 이젠 잘도 자주네. 고맙구나.ㅎㅎ

 

남은 스파게티 마저 먹으러 갑니다.

아까 애가 깨서 먹다가 달려갓댔죠.

후라이데이나잇이네 그러고보니? 오호.

 

 

 

푸드덕~!

 

 

 

    • 저는 밤중수유중이에요. 자주 깨서... 알리오올리오라니! 호화로운 메뉴에요 ^^ 저도 해먹고 싶으나 현실은........ 빵하고 우유로 때우기 일쑤. 아기가 기기 시작하니 바닥청소 하느라 하루 다 가요. 빨래며, 이유식 설거지는 또... 이러니 어른 요리가 제일 뒷전이죠 -_- 친정엄마의 반찬이 없었으면 제 남편은 매일 비참한 식사를 했을거에요.
    • 신랑분은 밖에서 잘 드시니까 괜찮아요. ^^
    • 바닥청소요...그게 뭐죠 먹는건가효(지난 농담을..)
      전 바닥매트 위만 열심히 닦습니다..그러기위한 알집매트인거 같아요.ㅜㅜ;;애는 그 위에서 못 벗어납니;;
      아아 그래서 시어머니께서 저희만 보면 냉장고반찬을 그렇게 바리바리 털어 내주시는 거로군요! 이 둔한 며느리는 인제야 까닭을 아네요. 흑.(하긴 빼빼말라가는 아들얼굴에 모든걸 아셨을테죠. 헐)
      잘 드셔요. 빵과 우유라니. 그치만 정말 어른거 챙겨먹기 힘든건 맞아요.휴우.
    • 쇠부엉이님 아기가 많이 컸겠어요. 사진 보고 싶어요. ^^
    • 사진 올리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엉엉.ㅡㅜ;;;
      시간나면 남편 도움받아 시도는 해볼려고요 ㅎㅎ
    • 듀게 아기엄마들 다 모이세요. 여기 고독한 애엄마 추가요. 애는 자고 오늘 저녁은 그래도 새로한밥에 찌개해먹었으니 호화롭게 먹었네요. 점심을 굶어서 두그릇이나 먹었어요. 우리애는 얼마전부터 걸어요. 하루에도 몇번을 꽈당~하니까 계속 쫓아다니느라 마라톤을 한 기분이에요.
    • 새 밥에 찌개면 성찬이죠^^ 정말 끼니걸러서 다음 끼니에 과식하게 되는거 피하기 너무 어려워요. 으윽.
      기어도 매번 체포해 오느라 진땀인데(꼭, 제일 지저분한 곳으로 기어가서 제일 드러운 것만 만져요ㅜㅜ)걸어다니면...으음 상상 안하는게 나을듯.
      • 멀리있던 아이가 갑자기 내앞에 있는 상황이 아직도 적응이 않되네요ㅎㅎ얼마나 넘어지는지 계속 긴장하고 쫓아다녀서 ...오늘은 새벽에 깨지말고 아침까지 푹 자줬음 좋겠습니다.
    • 엄청 피곤하시겠네요. 저도 쫌 힘드네요^^;;
      근데..자는 시간이 아깝죠. ㅎㅎ 전 무엇이든 안자고 하고싶어져서 죽겠어요. 그러면 담날 즈질체력 증명하게 되는데.
    • 와.. 엄청 피곤하실텐데 아무렇지 않은 듯 산뜻하고 쿨하게 하루 일과를 적어두셨네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전혀 몰랐을 행간에 묻어있는 피로.. 번잡함. 전 이제야 알겠답니다. 눈에 보이는걸요, 아기가 이제 뒤집기 시작하느라.. ^^ 신랑 퇴근이 늦어진다 그럴 때마다 기운이 쭉 빠지고 밖에서 식사한다 그러면 부럽기까지. (..) 고독이라는 단어, 공감해요. 힘내세요 모두!
    • 오오 다진마늘로 해도 되나요? 전 통마늘로 해야되는 거라는 강박에 시달려서;; 다진마늘밖에 없어서 안해 먹었어요. 알리오 올리오 맛나는데 ㅠㅠ 아힝 먹고프다.
      전 딸을 키워서 그런지 남들이 기느라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혹은 걸어다녀서 쳐다보느라 바쁘다 이런 말을 뼈져리게 느껴본 적이 없네요.
      그냥 전 쳐다보고 있어요-_-;;
      어디 가서 목 부러질 정도만 아니면 걍 내비러 뒀었어요......허 둔한 애미 ㅋㅋ
      아들내미는 확실히 활달하지요???
    • 제가 쓴 글인가 했네요. 폭식하고 후회하는 것까지 똑같아요 ㅠㅠ 살이 많이 쩠는데 이상하게 뺄 생각이 안 드네 ㅎㅎ 더 찌지나 말아야지.
    • 에구.. 제 삶도 그리 차이나진 않아요. 먹을 때를 놓치고, 있는 거 그냥 먹고, 새로 음식하는 거 그게 뭔가요?
      오로지 잘 하는 거라곤 밥 하는 거 밖에 없어요. 그나마 엄마가 반찬 갖다줘서 그거 먹는데 없어서 못먹죠.
      다른 점이라면 살이 엄청 빠졌다는 거? 다행히도 과자나 인스턴트 음식이 땡기진 않아요. 그리고 밥은 현미를 먹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울 딸내미도 이유식으로 현미밥 먹어요. 따로 해주기 귀찮..)
      뭔가 할 일은 많은데 진짜 다 귀찮아요. 저도 청소는 거의 포기했어요. 딸내미가 이제 소파 밑에 굴러들어가려고 해서 치우긴 해야하는데 치우는 거 보다 뭘로 막아놓을지 궁리하고 있어요. 이제 기기 시작하면 더 심하겠죠.
      듀게의 모든 엄마들 힘내세요!! 그리고 쇠붕님, 전 아기가 알아듣든 못알아듣든 계속 떠들어요. 그럼 그 고독감이 좀 사라지더라구요.
      참 사진 올리는 건 [scr img="사진주소"] 하시면 되어요. [] 대신에 < > 넣으시면 되구요.
    • 전 미혼이지만 이 글 좋네요. 경험해 본 적도 없으면서 그 고독감이 뭔지 알 것 같아요. 글을 잘 쓰셔서 그런가봐요.
      역시, 애기가 절로 쑥쑥 자라는 게 아니라 뒤에서 엄마가 이렇게 24시간 고생하면서 뒷바라지를 하는 거군요. 끼니도 놓치신다니.ㅜㅜ
      엄마 보고 싶어요.

      + 알리오올리오는 좋은 기름 쓰는 게 관건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비싼 올리브유 세 스푼 팍팍!! 쓰셔용.
    • 마늘 스파게리 시도해봐야겠네요. 양식을 추구하지만 현실은 한식 중 저질이라능.
      정말 다른 입 신경쓰고 나면 내 입에 뭐 넣는 것도 일이에요. 시리얼 세 통 샀어요. 우유에 말아서 아침 해결하려고! ㅎㅎ 애엄마라는 말머리에 자동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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