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연기와 '쌈마이'(?) 역할..

저는 이범수의 팬도 안티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범수 연기가 역할 불문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한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자이언트>의 강모 역할에 이범수는 전혀 안어울렸다고 생각하거든요. 나오는 장면마다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샐러리맨 초한지>에서는 훨씬 어울리는 역할을 맡았고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자이언트>가  용두사미 <대물>보다 더 나은 작품이었고 시청률도 높았음에도, 2010연기대상을 고현정에게 준 게 그렇게 잘못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고현정은 말도 안되는 대본의 <대물>이 끝까지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게 만든 스타파워 그 자체였으니까요. (물론 그 수상소감은 살짝 멘붕이 왔던 거라고 생각합니다ㅋ) <자이언트>에서는 오히려 박상민 연기가 더 낫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범수라는 배우를 인지하기 시작한게 <해가서쪽에서뜬다면>의 어벙한 차승원 비서역할, <태양은 없다>의 사채업자 역할이었고, 가장 인상깊었던 건  <하면 된다>의 '밤새 피X쌌슈~' 역할이었던 것 같네요. 소위 '쌈마이' 역할인 셈인데, 이런 역할에 다소 특화되어 있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깊은 인상을 남긴 <번지점프를 하다>, <오! 브라더스> 에서의 역할도 비슷한 맥락의 연기였죠?

 

그런데 계속되는 비슷한 역할에 질렸는지 가끔 선택하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완벽남 캐릭터 같은 경우 몰입하기가 많이 힘듭니다. <자이언트>에서의 역할도 유머라고는 없는 완벽남에 가까운 역할이라 그랬는지, 이범수가 눈물이 그렁그렁 진지한 표정만 지으면 손발이 오글오글... 저의 고정관념 때문인지, 다소 귀티와는 거리가 있는 외모때문인지 생각해봤는데 확실한 이유를 모르겠어요.

 <슈퍼스타 감사용>이나  <온에어> 정도가 좀 중간에서 균형을 잡은 역할이라고 해야 할지..

 

 

이범수가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자존심이 강하다고 알고 있어요.(<싱글즈>개봉당시 '우정출연'과 관련해 뒷말들이 좀 있었죠?  ) 

 

본인도 자꾸 비슷한 코믹 캐릭터들만 들어오는게 괴로우려나요?

 

 

암튼..

 

(특정 연기를 잘하는 것만 해도 어디입니까만은..)   이범수 연기를 보면 생각이 좀 복잡합니다.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는 태도를 당연히 높이 평가해야하겠지만, 명백히 안어울리는 캐릭터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안보면 그만이긴 합니다만ㅎ)

 

 

저랑 비슷한 생각 하신 분 안계신가요?

 

 

 

 

    • 저는 거꾸로 생각했습니다.
      한창 "웃기는 조역"으로 이범수가 주목받았던 당시,
      '아, 재미있긴 한데 좀 질리는구나. 저렇게 가능성있는 배우가 소진되려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범수라는 배우가 주연 대접을 받기 원한다는 기사들을 보면서도 좀 무리가 아닌가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범수의 선택이 맞았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 "쌈마이" 역할들이 저는 불편했어요. 거꾸로 최근의 몇몇 완벽남 연기는 편하게 볼 수 있었구요.

      자이언트의 역 같은 게 무리수라고 하지만, 그건 어느 대단한 배우가 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비슷한 경우를 억지로 예로 들어보자면 에덴의 동쪽에서 송승헌은 정말 끔찍할 정도로 불편했거든요.

      그리고 "멋있는" 주연에만 집착한다면 아쉬웠겠지만, 최근들어
      "비중은 주역"이면서 예전 조역 시절을 떠올리는 역할도 꾸준히 하고 있으니, 뭐 반가운 일이죠. :-)
    • 역할 불문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팔색조 연기자라는 개념 자체가 사실 불가능한 개념이죠. ㅎㅎ 이범수만 그런 게 아니라 고현정도 모든 배역을 다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는 못 합니다. 이미연이 고현정과 씨네21에서 한 인터뷰에서 지적했듯 <대물> 초반의 고현정은 호소력이 있었지만 뒤의 고현정은 확실히 진심을 다 담은 연기는 아니었어요. 물론 그것은 배우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지만.

      이범수가 코믹한 역을 맡을 때 더 빛난다는 것은 동감하고 <자이언트>나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경우엔 아쉬움이 남긴 하죠. 하지만 정극에서의 연기가 못 봐 줄 수준도 아니고, <닥터 진>은 주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연기로 드라마에 중심을 잡아주더군요. 송승헌과 김재중의 연기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지 않습니까.
    • mithrandir / 말씀들어보니 일리 있네요. 저도 <하면 된다>의 연기가 기억에 오래 남긴 했지만, 좋진 않거든요 ㅎ
      최근 안재욱이 <빛과 그림자>에서 하는 역할이 일종의 <자이언트>강모 류의 역할인데, 훨씬 편안해 보이더라구요.(송승헌은 뭐 ㅎㅎ)
      암튼 말씀하신대로 지나치게 휘발성강한 코믹역할로 소진되지 않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는 생각은 분명 들어요.
    • 화려한해리포터™ / 예. 닥터진 보면서 확실히 내공을 느꼈어요. 정극연기가 절대 '못봐줄'수준이라는 건 아니구요, 그냥 개인적으로 몰입도가 떨어진달까..
      암튼 누가 <자이언트>의 이범수 연기에 대해 극찬하는 글을 봤는데, 저는 좀 다른 생각이라 한 번 올려봤습니다 ㅎ
    • 생각해보면 송승헌도 참 아쉽습니다. 폼잡고 있을 때는 재미없지만 풀어지면 재미있는 배우인데.
      에덴의 동쪽에서 그걸 못한 건 배우탓도 있겠고 연출탓도 있겠죠.
    • mithrandir / <에덴의 동쪽>은 대본부터 최악이었죠. 저는 이연희가 가장 큰 희생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연기의 대명사처럼 된 건 좀 안타까워요.
      송승헌은 뭔가 연기가 '확 치고 나가는'맛이 없달까..(심지어 광고에서의 연기도 그래요ㅋ)
      그래도 경력이 쌓여서인지, 닥터진에서 좀 낫다는 평이 많이 보이네요.
    • 아아... 이연희... 그래요. 저도 그 전설의 플짤들이 100% 배우탓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송승헌의 연기는 남자셋 여자셋 이후로 퇴보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인터뷰를 보니 정작 본인은 그 시절 풀어진 연기만 하면서 멋있는 연기를 못해 아쉽다고 생각했나봅니다.
    • <샐러리맨 초한지>는 이범수가 아니면 안되요. 그 뒤로 <시체가 돌아왔다> 도 잘어울렸어요. 의외로 명석하고, 지혜로운 역할에 참 잘어울리는것 같아요. 샐러리맨 초한지 유방은 정말 이상형..
    • mithrandir / 나연숙의 문어체도 아니고 고어체도 아닌 요상한 대본은 이연희를 집중적으로 괴롭혔죠. 애를 쌩목으로 창을 하게 만들질 않나, 학춤을 안시키나ㅋㅋ
      <그대그리고나>에서 최불암 반항아 아들로 나올 때부터 송승헌의 후까시 연기는 별 재미 없었어요ㅠ 님 말씀대로 매력을 좀 살릴 역할을 만나면 또 어떨른지..

      익염 / 흠.. 맞아요. <온에어>에서도 뭔가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고, 지혜롭게 감싸는 장면에서 매력이 발휘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 유방은 정말 이범수 아니면 못하는 역할이죠. 그런 캐릭터로 장편 드라마를 이끌어가려면 무척 노련한 완급조절이 필요할 거에요ㅋ
    • 저는 자이언트를 정말 재밌게 봤고...이범수뿐만 아니라 정보석 이상민 무려;;황정음까지...다 좋은 연기를 보여줫다고 생각해요
      이범수라는 배우를 진지하게 본게 자이언트고 그래서인지 그의 연기가 좋아요.이번 닥터 진에서도 좋구요 진지한 연기와 코믹연기의
      갭이 별로 없이 무난하게 소화하는 배우도 흔하지 않아서 전 이범수씨 연기가 괜찮은데...
      단 하나 너무 버럭거려서;;;;;;;;;;;;이건 좀
      당신 발성 좋은거 내가 안다고 알아요!!ㅠㅠ
    • 씁쓸익명 / 목소리가 울리니까 부각시키려구 버럭거리는건가 ㅎ 그러고보니 <외과의사 봉달희>에서도 유독 버럭장면이 많았던 것 같네요 ㅋㅋ
    • 고현정 대상이 못 마땅한건 이범수보다는 정보석이 못타서에요. 제 경우는.
    • 이연희는 대본이 좋았어도 못했을 거 같은데요. 많이 못하던 그보단 좀 덜 못하던 못하는 건 못하는 거죠.
    • 이연희가 연기 못하는게 대본 탓이라는 쉴드는 이번 유령으로 답이 나오겠네요.
      최소한 발대본은 아닐테니까요.
    • 아니, 왜 아무도 [짝패]에서의 명연기 "형님, 발가락 좀 움직여봐유."를 언급 안하는 겁니까? ㅜ.ㅜ;
    • sunset, 으하하하, 달빛처럼 / 이연희 SK2 광고 발음듣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ㅋ 이연희가 발음도 안좋고 연기를 못하긴 하죠. 그런데 <에덴의 동쪽>의 대사들의 경우 가뜩이나 못하는 애를 완전 안드로메다로 보냈다는 겁니다 제 말은. 이연희 정도로 못하는 연기자들이 많은데 유독 전설적인 장면들을 탄생시키며 이연희가 발연기의 대명사가 되게 만들었으니까요. 연기 못하는 게 대본탓이라는 쉴드는 절대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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