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하소연

나이 많은 남자 동기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여자들은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따라서 발전도 없다.

 어차피 그래서 회사에서도 여자들을 싫어한다.

 여자들은 공부 잘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남자들도 다들 속으로는 나처럼 생각하지만 자신처럼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 뿐이다."


그를 듣고 있던 여자 동기들 수 명은 저게 과연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뭔지 정말 황당해서 멍하니 있다가

그 순간을 보내버렸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로 몇몇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 남자 동기와 어울리고

저와 몇몇은 그냥 그 인간과 말을 섞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회식 자리에서 한 사람 한 사람 각자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기독교인이 아니라 무슨 소리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다윗이 자신을 괴롭힌? 적을 용서했다나 어쨌다나 하면서

"자신이 얼마 전에 여자 동기들에게 쓴 소리를 해서,

 몇몇 여자 동기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 같은데,

 다 동기들의 발전을 위해서 말한 것이니,

 다윗처럼 아량을 발휘해 잊어주기 바란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 얘길 들으니 더 열이 뻗치더군요.


자신이 한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를 스스로는 합리적인 비판이지만, 기분이 안 좋을만한 얘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구요.

마음의 상처를 받은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헛소리 한게 문제입니다.

몇몇 여자애들이 옳은 소리 듣고도 삐졌다는 식으로 생각하는게 정말 무섭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여자 동기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한다면

가해자가 피해자보고 아량을 발휘해 용서하라느니 하는 헛소리는 더더욱 할 수가 없죠.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하다못해 동기들 모인 자리에서 공개사과라도 받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직장내 성폭력상담소라든지에 고발이라도 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일단 그 일을 생각할수록 내 짜증만 더 할 뿐,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들을 무개념 상대할 일이 깝깝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헛소리의 발단은, 

뭐든지 "내가 그거 해봤는데~ 그거 별로야" "내가 아는데, 그건 아니야" 라고

항상 남의 말에 딴지만 거는 그 사람을 비꼬느라

동기들 사이에서 "내가 해봤는데~ 별로야" 이 말을 유행어처럼 사용해왔고,

그 말에 평소 상처를 받았는지 어쨌는지 자신의 독선에 대해선 무감각하던 그 동기가

수박을 먹다가, 사람들이 수박 맛있다고 칭찬을 하자,

"내 고향이 수박 특산지인데 이 수박은 맛이 없는거다."라고 여느때처럼 빈정대기 시작했고,

"내가 먹어봐서 아는데~ 별로야" 라면서 유행어로 사람들이 놀려대니,

갑자기 "여자들은 남의 말을 안 듣는다 -" 라며 헛소리가 시작된 거였습니다.

수박 먹다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죠.

남자들은 다들 자신을 좋아하는데, 자기는 어느 집단에 가도 항상 여자들과 사이가 안 좋았다며,

그건 여자들이 남의 말을 안 듣고 발전이 없어서라고 얘기하더라구요.

그 사람의 "내가 해봤는데-별로야" 이 유행어를 여자들만 가지고 놀려댄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갑자기 여자들을 싸잡아서 수박 먹다 말고 회사에서도 싫어한다느니 헛소리를 해대는데 정말 황당하더군요.

여자들이 만만했던게지요.


그래놓고서는 강모 의원 얘기가 나오니

"아무리 그래도 여자들 앞에서는 그런 얘기 하면 안되는건데 조심성이 없었다"느니 하면서 또 잘난 척 해대더군요.


이전에는 사람들끼리 김치찌개 끓여먹는 얘기가 나오자,

그 사람이 앞전지살을 김치찌개에 넣어먹어야 맛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건 넣어본 적이 없고, 항정살 넣어 끓여먹으니 맛있더라는 얘기를 누군가가 했습니다.

그랬더니 항정살 말고 앞전지살을 넣어야 '진짜로' 맛있는거라면서,

앞전지살을 넣어서 김치찌개를 먹어본 적이 없으면 말을 하지 말라고, 

앞전지살을 넣어서 끓여야 진짜 맛있는거고 다른 사람들은 그 맛을 모르는거라고 또 한참 우기더군요.


전 진심으로 이 사람이 좀 미친 것 같습니다.


    • 진지한 하소연 글에 죄송합니다만.... 오히려 너무 명료해서요. 아주 전형적인 사람이네요. 그냥 개짖는다치고 무시해버리면 됩니다. 만약 일관계에서 실질적인 피해가 오가는 수준이 된다면 직언으로 눌러버리면 되지만, 그 대처방안이야 개인차가 있으니 강권할 수는 없겠네요.

      엉뚱하고 죄송한 질문인데.... 과연 몇 살이나 X먹은 사람인가요? 그냥 궁금해서요.
    • 79년생입니다. 자신이 남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고, 남자들 사이에서 항상 진지한 정치 토론을 즐겨한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본 바로는 자기가 먹은 수박과 앞전지살을 넣은 김치찌개가 맛있고 다른 사람들이 먹은건 절대로 그보다 맛있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만 뚜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Jade님 말대로 뭘 하신다기 보다, 그냥 단체로 그 분 무시하는게 가장 좋을듯해요. 상대하는 것도, 고쳐보려는 시도도 모두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무시가 상책. 아무도 상대를 안해 본인 스스로가 껄끄러워지면 입좀 다물겠죠.
    • 그런가요?; 그런데 막상 그 얘기를 직접 들은 남자 동기는 몇 안 되고, 여자 동기들도 짜증은 내면서도 좋은 게 좋은거지 하면서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그 말 직접 들은 남자 동기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그래서 왠지 그냥 억울한 기분이네요.

      그나마 몇몇이 상대 안 하고 분위기 싸하니까 그나마 고개 숙였답시고 한 말이, 쓴소리 듣고 상처 받았더라도 잊어달라-는 거였습니다. 참내.
    • 79가 나이많........? 왠지 슬퍼지는군요....
    • 79년생입니다. 자신이 남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고, 남자들 사이에서 항상 진지한 정치 토론을 즐겨한다고 말하더군요. <---- 절대로 그러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남자와 여자가 결코 같지 않지만, 뻘짓에 대한 가늠의 보편성이란건 있겠죠. 그사람과 함께 정치토론을 즐기는 남자들이 똑같은 부류이면 몰라도... 대부분 양상은 그 사람 혼자 떠들고 나머지는 속으로 쯔쯔거리는 분위기일 겁니다.
    • 맞아요. 그정도 정신구조 상태를 가진 분이면 다들 속으로는 쯧쯧거리며 비웃을거에요. 그 행동 그대로 계속 된다면 아오안 되는건 시간문제일텐데요.. 그러니 그냥 님이라도 먼저 한시빨리 무시하시고 안정을 되찾는 편이 최고에요. / 그나마 몇몇이 상대 안 하고 분위기 싸하니까 그나마 고개 숙였답시고 한 말이, 쓴소리 듣고 상처 받았더라도 잊어달라-는 거였습니다. 참내. / 제 속이 다 뒤집어지는군요.
    • 진짜 뻥안까고 59년생이 그러면 몰라도 79년생이 그러는건 마누라도 지 얘기를 안 들어주니 여기서 찌질대는구만 하고 잊어버리면 되는 수준입니다. 그 분이 하버드 출신 법의국장쯤 되는 게 아니라면...
    • 필요하면 부모, 필요하면 어른, 필요하면 상사..가까운 사람이 저런 패턴이라서 잘 알거든요.(그러나 가까운 사람일뿐 친하지는 않는다능..ㅋㅋ) 그전에 니가 솔선수범하셔야 제대로 된 존경을 얻을텐데..윽박질러야 겨우 하나 받으니 그저 히릿 하게 불쌍한 인생일수 밖에ㅋㅋㅋ 저런 타입일 수록 아부에 정말 너무할정도로
      취약합니다.(그러다가 자기 인생 망치는거 순식간..ㅋㅋ) 감정적인 '반응'보다 '대응'식으로 대처하는게 제일 좋지요..(라고는 하나
      나도 쉽지가 않..ㅠㅠ) 굳이 직접적으로 부딪히지않는다면 가끔 상대방 말 김빠지게 하며 상대나 해주기..or 완죠니 무시하는게
      좋아요....
      또 이런말 하기 싫은데 가족드립, 희생드립 하는 인간치고 지가 그러는 인간 한 명도 없다는...(아 지겨워랔)
      그냥 심심하면 말 받아쳐주면서 여고딩애들이 은따시키듯 무시하세요..
    • 그거 나이 문제 아니고 인격 문제에요. 저는 이십대이고, 제 또래인 동기가 자주 그러는데
      내가 해 본 경험 > 넘사벽 > 객관적인 사실 이에요 미칠것 같습니다 -_-;
    • phthon//맞습니다. 나이있다고 다 저러나요. 인격이 문제지..
    • python/ 그 기분 아시는군요! ㅠㅠ 사실 앞전지살 김치찌개 가지고 끝까지 그것만 맛있다고 얘기할 때 진짜 충격받았는데;;
      그런데 지금 먹는 수박은 맛이 없고, 자기가 먹어 본 수박만 맛있다 에서 여자들은 발전이 없다로 휙 건너뛰는 그 사고 과정이 정말 이해 불가입니다. 훨씬 더 충격적일 뿐더러 이건 뭐 어이도 없고... 진짜 속 터져요.
    • 타보/ 뭐 그건 그렇죠. 동기들 중에도 그 보다 더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많고, 그 분들은 정말 훌륭하시거든요.
      다만 대부분의 여자 동기들보다 자기가 나이가 많으니까 '니들이 곱게 자라서 그런걸 안 해봐서 모르는데' 라든지 '니네가 아직 어려서 뭘 모르나본데'라든지, 어린 여자애들에 대한 편견에 가득차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 differin//그런사람들이 곱게 자란사람들이죠. 함 제 친구가 다녔던 핸드폰공장(친구가 집안사정상 1년 다녔는데 다시하라 그럼 진짜 안해!! 하면서 손사래를 치던..) 여자애들 보여주면 아주 gg선언하실텐데..얘네들(성격이 독해서가 아니고..12시간 일하고 잔업때문에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굳이 맡아서 하고->형편상and돈 때문에..) 그런다고 정말 독해독해~하면서 얘기하던게 좀 됐군요..아무튼
    • 사람은 잘난 척을 하는게 어느정도 필요하니까요,
      잘난 척 할 건덕지가 없으니 자기 경험 앞세우는건 이해할 수 있는데요. 거기까진 넘어갈 수 있어요.

      근데 자기가 한 말이 정말 레알 누가봐도 -,.- 틀린 것이라도 '응 알겠어,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이랬는걸'
      이라면서 끝까지 자기 맞다고 우기고 어떻게든 0.1 g 이라도 남 깎아내리고 정신승리로 끝내는게 진짜 속터져요
      좀 심각한 수준이어서 전 그냥 일 때문에 정말 필요할 때 말곤 말 안겁니다. 아예 대화를 안하니까 훨씬 낫더군요
      상대를 해주지 마세요
    • 그냥 정신 건강을 위해 더 이상 생각 말고 계속 상대 안 하는게 나을 듯 싶네요...
      직장 내에서 자연 도태되길 기다려볼게요;
    • 뻘질문이지만 진심으로 궁금해서 질문 드리는 건데요. 요즘은 저런 공적인 권력관계가 결합되지 않은 성차별 발언만으로도 '성폭력 상담소'에 고발이 됩니까? 읽다가 갸우뚱하게 되네요.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론, 마땅친 않더라도 일단 사과의 제스추어가 나온 상태에서 집단적인 대응은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을거 같습니다. 평소 비호감 인물이었다 하더라도 상습적인 성차별 발언이 아니었다면 개인차원의 분명한 지적/전달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잘못을 저지른 개인에 대한 집단적인 응징'은 맥락을 따지기도 전에 피로감부터 먼저 드는 요즘이라서 이런 입장이 되나 봅니다.
    • 좀 비뚤어진 사람 같네요. 평소 집안에서 자기 말 무시하는 마누라나 엄마라도 있나 보죠...;;
      +
      체감상 이상하게 저런 분들은 학부 시절에는 사회 인맥 쪽에서도 눈에 잘 안 보이다가
      제가 사회 나오니까 갑자기 두더지처럼 튀어들 나오던데, 것도 좀 희한하고...
    • 듀게 여성분들 주변에는 왜 이렇게 이상한 남자들이 많은 겁니까? 그것도 아주 전형적으로 이상한 것들요.
    • 에너지 낭비. 일단은 무시. 실제로 성차별적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이상, 철저하게 무시하세요. 그게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
    • 성별 떠나서 농담 아니고 진심으로 '닥치고 00' '00쵝오'를 외치는 인간들은 어디나 있죠. 항상 자기가 옳아요. 제 여자 후배가 바로 떠오르는데 모든 것에 대해서 (같쟎은) 견해를 가지고 있고, 반론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나이도 직급도 저보다 아래라 밟아주면 바로 깨갱하지만 다른 데 가서는 또 그래요. 자기 아버지가 그런 성격이래요. 저야 뭐 밟을 위치니까 털기가 더 쉽겠지만 '00가 최고' 훈장질 화법을 접할 때마다 불쾌지수 상승하는 건 사실입니다. 나이나 직급 기타 등등으로 윗사람이 그모양이면 스트레스 더 받겠죠.
      아무튼 모자라서 그런 거니 그냥 무시하세요. 그 사람이랑 친한 사람들이 참 피곤할 것 같네요.

      주절주절 쓰다가 제일 중요한 걸 안 썼군요. 이런 타입 어설프게 밟으면 더욱 자기 방어를 튼튼히 하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주워섬깁니다. 확실하게 힘으로 밟아줄 게 아니면 건드리지 마세요. 여자 동기들이 똘똘 뭉쳐서요? '허, 역시 여자들이란~' 이런 결론에 이르고 계속 신경 긁을 걸요? 불법적으로 해결 볼 거 아니면 그냥 두세요.
    • 이마트에서 앞전지살 사왔는데 김치찌개 기대됩니다.ㅋ 저런 사람은 되려 불쌍하군요. 평생 그거 모르고 못 고칠 확률이 높으니까요.
    • 근래에 들어 본 가장 해괴망측한 주장 중의 하나군요.
    • 다윗드립 멋지네요
    • 그런데 내가 해봤는데 별로야~ 를 유행어처럼 사용하는건 직장 내 왕따 아닌가요. 그 남자가 찌질한 건 사실이지만 왜 그 정도까지 찌질해졌는지는 생각이 필요한 듯 싶습니다.
    • 미친X 맞네요. 멀쩡한 남자들 욕먹게 만드는 미꾸라지
    • 그냥 상종을 하지마세요.
      왕따를 한번 당해봐야 될 사람 같아요.
      말로 설명해준다고 들을 사람도 아닌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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