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 유머 자작시

참... 소시적에 별 부끄러운 짓을 다 했습니다.

대학원 다니던 시절 어디에 웃기려고 기고 해야 해서 짜서 쓴 것인 듯 한데, 오랫만에 발견해서 한번 되돌아 봅니다.

그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스스로 바보질 하면서 잘난척 하는 게 농담이랍시고 이런게 참 많이 유행했지 싶습니다.

(한 번 웃고 넘어가면 쪽팔림 방지 차원에서 24시간 후 이 포스팅은 수동폭파될 예정입니다.)



제목: Wissenschaftliche Liebe


하루 하루 바쁘게 보내면서
너를 떠올리는 때마다 내 시계 위에
점으로 찍으면,
그 그림은 미분 가능하다.

미분 가능 지점마다 생각나는,
너의 따뜻한 손
가느다란 팔
바쁘게 뛰어갈 때면 숨에 차 떨리던
너의 조그마한 어깨

그 몇몇 모습들이 베이시스 셋이 되어
내 마음속에 가득 스팬되는
너와의
추억의 공간

우리 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같은 별에서 같은 항성에서 오는 가시 광선에
눈부신 빛을 함께 받고 있고.
포화 수증기압을 넘어선 새하얀 구름들이
저 파란색으로 빛이 산란된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을
같이 보고 있고.

그리하여 대류하는 공기의 이쪽은 너의 숨결을 싣고
저쪽은 내 뺨을 스치니

항상 내 마음은 벤젠 고리의 비편재화된 전자
나의 가슴에도 너의 가슴에도
그 파동함수의 떨림은 동시에 중첩되어 있다.

내 심장에 가득찬 효소의 기질 특이성은
다른 많은 사람들과는 반응하지 않으나
너를 그리워하며, 심작 박동을 뛰게하는 촉매 반응으로
가득하여.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고 또 그리워하는지,
너는 알지 못하건만
그 마음 네가 내 변하지 않는 마음을 의심할때,
그 상상의 열 배만큼, 백 배 만큼,
거기에 엑스포넨셜을 취하고, 또 취하여
델타 함수의 꼭대기로 치솟을만큼
나는 오히려 너를 믿으니.

내가 맥스웰 방정식의 앙페르 방정식을 풀 때
너는 또 가우스 자기장 방정식 풀었던 것 처럼.
나는 오히려 너를 믿으니,

너는 분명히 지금 나처럼 나를 떠올리며
가슴시려하며,
너는 나 없이는 외로워서 살 수 없음을
다시 떠올리며,
여름날 같이 걸었던 길과 같이 나누었던 이야기를
또 기억하며,

이 세상 많은 좋은 일들과
필즈 메달의 영광과
노벨상의 명예와
실리콘 밸리의 부유함과
네이처, 사이언스, 왕립학회의 화려함들을 모두 합쳐,
그래도
너와 나,
세상에 그 둘이 있어야만 그것으로 나이키스트 조건으로,
난 그 기쁨을 같이 할 수 있다.

그러니,
나의 가장 사랑하는 이여.
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만날때마다
꼭 이것 두 가지는 기억하기를.
F = ma,
나는 너를 사랑한다.



해설: 1연의 내용은 자세히 읽어 보면 나는 너를 24시간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다는 뜻
    • 아 욱겨 하나도 못알아듣겠네
    • 교육과정에 미적분이 없었던 불운한 세대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미분 가능하면 연속이다. 미적분에 관해서는 이거 하나만 알고 있어요.
    • 주안/ 이게 90년대 말에 간미연 삼행시라는 이름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적이 있었던 것 기억 납니다.

      간: 간단히 말해서
      미: 미분가능하면
      연: 연속이다.

      삼행시 한 번 해보라고 할 때 이거 나오면 썰렁하면서도 굉장히 이상하게 웃기고, 그랬는데...
    • 그러고보니 처음 볼 땐 몰랐는데 제목부터 ... ㅋㅋㅋ 맞아요. 독일어는 왠지 모르게 외국어 중에서 제일 공대생 느낌이 나요.
    • 요즘은 미적분 안배우나요!
    • sunset/ 요즘은 다시 배워요. 2005~2011학년도 수능을 본 학생들의 교육과정에만 수학1에서 미적분이 빠져있죠ㅠㅠ
    • 로그인 하게 만드시네요. ㅋㅋㅋㅋㅋ 펑 금지! 폭파물 해체반 출동시킵니다. F=ma 참으로 적절. 한 줄 더 넣어볼까봐요.
      Bessel function 처럼 출렁거리는 뱃살을 안고 뛰어가던 너의 방 창문 앞
    • 아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3연에서 울뻔했습니다.
    • 이렇게 쓰시던 분 어디선가 본것 같아요 그분은 물리학에 특화되셨지만 말이에요
    • 전부 이해하다 못해 절절함이 전달되어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다는 게 슬퍼요...
    • 으흑 감동ㅠㅠ 퍼가도 되나요
    • 어디서 본거 같은데 곽공 작품이었군요 과학 용어는 모릅니다.
    • 제목부터 '학문적인 사랑'ㅡ맞나요? 독일어는 가물가물합니다ㅡ이라니ㄷㄷ...
    • <은교>의 공대생 드립 쓰신 분께 바치고 싶습니닷.
    • 공대생이 이렇게 낭만적일 수 있다니 ㅠㅠ 완전 반하겠어요!
    • 정말 그리워하는 느낌은 잘 전달되네요... 단어는 이해가 안되네요.... 고등학교 때는 이과였는데...;;
    • 3연. 좋네요, 로맨틱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8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8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6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