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보고 왔습니다. (스포 미약)

오늘 시간을 억지로 내서 봤어요, 이어서 하는 컬러풀도 보고 싶었지만 밥도 먹어야 해서 어쩔 수가 없었네요. 나중에 볼 기회가 있겠죠.

그 전율돋는 포스터도 그렇지만, 50% 종말론자인 저한테 최근 나온 영화중에서 이만하게 제 구미를 당기는 영화가 있었을까 합니다. (어벤저스는 뭐... 다른 이유로 본 거니까..)

 

극의 전체를 감싸고(?) 있는 우울함때문에 1부부터 2부 초반까지는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 1부만 지나면 이제 제가 바라고 있던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물론 제가 우울한 상태였으면 몰입이 잘 됐을 것 같기도 하지만...

오늘 저는 이 영화를 본다는 기대에 가득 차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극의 그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우울함에 적응이 잘 안 되더군요. 뭐랄까, 강 건너 불 구경같은 느낌?

그렇게 우울증이 심한데, 어떻게 결혼식을 한 걸까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화면이 정말 예뻐요. 종말을 저렇게 예쁘게 그릴 수 있나싶기도 하더군요.

초반에 등장하는 요약본(?)스러운 장면부터 시작해서...

멜랑콜리아라는 그 행성, 마지막 장면까지 정말 하나하나 보는 맛이 났어요.

마지막 장면은 예상하고 갔고, 그렇게 끝나리라는 게 애초부터 확실한 영화였지만 결정된 종말을 향해가는 주인공들에 점점 몰입이 되면서....

소름이 돋았죠. ㅋ

 

저는 저스틴보다 클레어에 더 가까운 편이라서 클레어가 더 이입이 잘됐고.

키어스틴 던스트 연기보다, 샬롯 갱스부르의 연기가 더 좋았습니다. (실제로 갱스부르를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ㅡ0ㅡ)

레오도 애가 정말 똘망똘망하니 귀엽더라구요.

 

    • 클레어보다 저스틴에 가까운 사람도 있을까요? 그... 그렇다면 당신은 미친*

      사실 샬롯이랑 키어스틴이랑 역할을 바꿨으면 어떨까 상상했더랬지요. 결혼식 설정은 크리스마스 파티쯤으로 바꾸고요. 샬롯은 이혼 및 유산하고 반쯤 미친 여자로 하고 동생인 키어스틴이 애 데리고 사는 설정으로요. 솔직히 연기 내공에서 둘은 비교가 안되거든요. 그렇게 하면 샬롯이랑 엄마인 샬롯 램플링이랑 겹치려나?

      아니면 스칼렛 요한슨이 낫지 않나 하는 상상도 했어요. 저스틴 팀버레이크 "What goes around" MV 이미지만 잘 끌어와도 키어스틴보다는 간지날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키어스틴은 정신질환이자 각성 상태인 멜랑콜리아보다는 상황을 장악하고 어장관리하는 팜므 파탈에 차라리 어울려요.
      • 키어스틴 말고 다른 배우가 나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어딘가 안 어울렸거든요.



        캐리 멀리건이나....

        카야 스코델라리오(이쪽은 나이가 어리니 내공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같은 배우들이요



        저스틴은 진짜 막판까지 그러니까 그러면 그동안 어떻게 살았니 싶었어요;;
      • imdb 보니 커스턴 던스트 역에 원래 페넬로페크루즈가 캐스팅 되었다고 하는군요.
    • 화면도 좋았지만 영화 전체에 걸쳐 계속 반복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도 너무 좋더라구요. 이런식으로 영화에 쓰일 수 있다고는 생각 못해봤는데 참 똑똑한 감독 같아요.
      • 극장부터 집에 올 때까지 계속 흥얼거렸어요. 바그너 곡이 그렇게 좋고, 잘 어울릴 줄 몰랐어요.



        클라이막스마다 나오는 그 웅장한 악기들이 어찌나 딱 맞아 떨어지든지...
    • 원래 우울증과는 꽤나 거리가 있지만 요즘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른 암울한 상태에서 보니
      이입을 넘어 몰입돼 영화 끝나고 토한 1인입니다;
      다들 엉엉 우는 영화도 멀뚱히 보다 나오는 쪽이라 스스로 좀 당황했달지요 (...)
      • 애초에 극을 이끌어가는 주 감정과 분위기가 우울함이다보니 감상 당시의 분위기에 따라 반응이 다를 것 같더라고요
    • 너무 슬프고 우울했는데 한편으론 정말 아름답더군요.

      저는 잭 바우어 형님 캐릭터도 훙미로왔어요. 잘난 척 쩔지만 비겁한 한낱 인간일 뿐이에요.
      • 맞아요.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는 좀 밋밋하고 그냥 이야기의 진행도구 같은 느낌이었지만



        키퍼 서덜랜드 역할은 불안의 도화선이 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극의 중요한 부분 같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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