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우울증 글 쓰신 분께

댓글 달았더니 글이 없어져 있어서... 닉네임도 못 봐서 누구신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남에게 조언을 드릴 처지는 못 되지만 그래도 말씀이라도 드리고파서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음... 저도 우울증 때문에 병원도 가고 하는 사람이지만요. 하지만 테스트 결과에 또 너무 속상해하시진 마셔요. 사실 그런 류의 테스트 같은 자가진단류는 크게 신빙성이 없어요. 저도 여기저기 찾아보고는 했지만... 결국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건 의사선생님 뿐이에요. 우울증의 모든 증상(?)을 가지고 있어도 우울증이 아닌 사람도 있어요. 어찌됐든 뇌의 화학작용하고 관련이 있는 거니까요. 요즘 사회가 많이 침체되어 있어서 우울증이 아니어도 우울한 사람들도 꽤 있구요. 물론 우울증이 맞으실 수도 있지만 일단 너무 상심하시지는 마시라고 적어봅니다. 토닥토닥. 
우울증은 자기 자신이 나빠서 걸리는 것은 아니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어서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답니다. 저도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조금이나마 자기 자신을 사랑하려 애쓰고 있어요. 글쓴님도 그러셨으면 좋겠네요.

부디 속상해하지 마세요. 
좋은 밤 되시길.... 
    • 저도 댓글을 썼는데 글이 없어졌어요...그래서 여기다 댓글을 달아요.

      곧 펑하신다니 마음 놓고 씁니다. " 즉시 상담을 받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되어있군요" <== 제발 꼭 전문가한테 상담을 받아보세요. 그 전문가가 지금 상황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어떤 생각이 드는지 잘 살펴보세요.

      전 지금도 막 20살이 되었 던 그 날, '정신과에 한번 가보라'던 정신과 교수님의 말을 듣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어요. 그때 전문가와 접촉을 했더라면 과연 내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내가 날려 먹은 그 수많은 기회는 내 인생에 착 달라 붙어서 나를 좀 더 높은 곳으로 끌고 가 줄 수 있었을까. 학교 생활이 망가져서 학칙에 의해 질질 끌려 마지못해 상담실에 갔던 그 날, 좀 더 마음의 가시를 접고 상담사와 함께 진정한 변화를 도모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신적 고통에 과거를 후회하는 것이 가장 나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가끔은 이런 후회를 하곤 합니다.

      대학생(맞죠?)에게 흔하디 흔한 미래에 대한 현재에 대한 불안과 불만족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우울증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우울증은 뇌에 상처를 남겨요. 평생 내 삶을 이끌어가고 조정하고 관리하는 그 뇌에 말이죠.일이 진행되기 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응책이에요. 가서 한 번 전문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어 보세요. 지금은 아직 어려서 병이 진행되었더라도 별로 심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막상 가보니 그냥 일시적인 기분 다운이거나 주변 상황 상 기가 꺾이지 않으면 이상한 그런 답답한 상황에 대한 당연한 반응으로, 딱히 우울증이랑은 상관도 없는 일로 밝혀질 수도 있지요. 하지만 본인은 이 두 가지를 제대로 구분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비슷한 사례를 수백차례 봐 온 사람 이야기도 한 번 들어봐주세요.
    • 저두 의사선생님하고 상담해봤어요. 상담한다는 그 자체가 힘이 되더라구요. 힘들겠지만 글 올리셨던 분도 용기를 내시면 좋겠어요. 응원할게요.
    • 그리고 노파심에 또 적으면..보통 우울증이나 이런 병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그런 병에 걸렸을 가능성에 대해 상상하기만 해도 '인생루저클럽' '자기의지박약자들의 모임' '실패자들의 그룹'에 내가 포함되는 것 같은, 더러운(?) 기분을 느끼시는 분들이 종종 계세요. 우울증이라는 병 자체가 이런 편견을 내포하고 있고요. 제가 이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닐 때도 저런 경멸을 담은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의식적인 절제보다 무의식적인 반응이 먼저 나오더군요.) 떨떠름해하시던 지식인들도 기억 나고요. 머리 좋고 자의식 강한 사람들일 수록 혐오감이 심한 듯 해요. 하도 이런 편견이 심해서 독일인지 어디에서는 소진증후군이라는, 희안한 질병명칭까지 새로 만들었을 정도였지요. 이 단어를 접했던 기사에서는 그러더라고요. '소진 증후준은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쓰러졌다는 남성적인 느낌이 담겨있다.'고. 나약하게 쓰러진 희생자가 아니라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다 장렬하게 산화한 전사 같은 느낌을 주는 저 병명이, 자존심 강한 일부 우울증 환자들에게 '나도 환자다'라는 인정을 쉽게 했나봐요.

      무슨 소리를 쓰고 싶은건지..

      음..그러니까...지금 정말 병에 걸리셨는데 그걸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면 저런 편견이 현실이 된답니다. 드림컴트루 가 아니라 나이트메어컴트루 에요.

      그러니까..전문가에게 꼭 가보세요. 실제 우울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보통은 실제 우울증은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 아는 분도 좋아하던 사람이 자살을 해서 너무 괴롭고 슬퍼서 병원 가서 항우울제 내놓으라며 떼를 썼는데 정신과 의사샘이 '그런 경우는 우울증이 아닙니다.'라며 난색을 표하시며 몇 마디 해주고 돌려보냈다고 하더군요. 네..이런건 우울증이 아니죠.) 찝찝하게 긴가민가하게 냅두지 마시고, 그런 종이쪽지를 접하게 된 것도 인연(?)이라 생각하고, 한 번 가보세요. 자기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알아야 뭔가를 해도 하죠.

      그런데 정말 우울증이면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이 자꾸 바닥으로만 빨려 들어가서, 주변 사람들이 끌어올려줘야 해요. 이렇게 끌어올려줘도 막상 환자 본인은 마뜩찮아 하지만..(그래서 병이지..)

      상담소나 병원 한번 가보세요~
    • 뭐얔ㅋㅋㅋ 나의 렌딜냥이 이런 타인사모보호게시물 ㅠㅠ

      고마워요 힘내요 함께해요

      으와아앙~!!
    • 으허허 being님도 나오셨는데 참 제가 이런 글 남기기 뻘하네요.... 저도 자기 못 챙기면서 말이죠. 쪽팔립니다만 그래도 아까 글 쓰셨던 분 힘내시라고...ㅠㅠ
      이인// 헉 설마 이인님이 올리셨던 건 아니죠? 근데 제가 아는 이인님이 아닌 거 같은데 님 누구세여...
    • 에아렌딜 / 아니 왜 글 남기기 뻘하세요. 직접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러명이 때려야(?) 치료 받을까 말까 하는 사람들이 움직일랑 말랑 한다고요. 최대한 여러명이 이야기를 해줘야 해요..
    • 이런~ 다정다감한 사람들!ㅋ 훈훈~~~
    • being님 같은 전문가(?)가 말씀하시는데 왠지 저같은 비전문가... (?;;)가 경험이랍시고 뻘소리를... 그것도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소리를 태연하게 남한테 하는 게 참 쪽팔리고 민망스럽군요. 아무튼 그래도... 글쓰셨던 분 부디 기운내시고 병원에 들러서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세요. 우리들의 성원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 전문가는 듀게에 상주하시는 정신과의사분들과 상담사 심리치료사 분들이죠. 저나 에아렌딜님이나 그냥 환자 ㅋㅋㅋ 전 연식이 좀 오래된 환자라는게..쿨렄..
    • 에아렌딜님 비잉님 서로 자꾸 추켜주시면 제가 확 신고할거에용.

      +지워진 글은 못봤지만 그 글 쓰신 분도 두 분 얘기로 힘 얻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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