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죄와 모욕죄를 없애자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제 해당 주제로 홍성수 교수가 트윗한 내용들입니다.

 

1.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명예훼손죄는 ‘사실’에 대한 진술이고, 모욕죄는 사실과 무관한 욕설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A동은 인간쓰레기다”(모욕죄), “A은 공금을 횡령했다”(명예훼손죄)

 

2. 모욕죄 유죄사례: 해고당한 후 메신저 대화명을 '사장 **끼로 바꿈"; "그는 출판비나 제작비 명목이라고 거짓말하며 내 돈을 가로챈 사기꾼"; “너 공무원 맞아? 또라이 아냐?” “거짓말 공장.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인간쓰레기들”

 

3. 모욕죄 무죄사례: “(학생에게) 부모가 그런 식이니 자식도 그런 것”, “(우익단체에 대해) 정치깡패다. 테러행위다”; “너는 아비어미도 없느냐”; "스스로 흑사리 껍데기라 생각되어서 기분이 나쁜것인가요?" "뻘소리 지껄이면서 실실 쪼개기나하고"

 

4. 모욕죄의 성립여부는 해당 발언의 맥락을 살펴서 따지는 것이긴 하지만, 그 판단이 모호해서, 유무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죠. 예측이 어려우면 항상 발언을 조심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5. <표현의 자유 연대>는 모욕죄 폐지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은 총선 공약에서 ‘모욕죄 폐지’ 공약. 욕설에 대한 가치판단이 아니라, 욕설을 검찰이 수사하고 법관이 판단하는 것은 그 폐해가 더 크다는 입장입니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표현을 위축시킨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서 심각하게 악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특히 본인에 대한 공격에 충분히 반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힘있는 이들이 그런 해결책은 외면하고 곧바로 고소장부터 날리고 보는 건 심각한 부작용입니다. 가만 보면 이들은 '명예'를 훼손당했을 때 고소하는 게 아니라, '체면'을 훼손당했을 때 고소를 하더군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찬성하기엔 좀 망설여집니다. 본인에게 비판적인 의견을 무조건 틀어막으려는 시도가 아닌, 진짜 참다 참다 못해 고소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거든요. 게다가 사실을 적시해도 걸릴 수 있는 명예훼손과 달리, 모욕은 그 표현에서 상스러운 표현을 써서 걸린 거라 과연 그런 표현까지 보호하는 것이 그런 표현으로 마음을 다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보다 더 중대한 가치인지 좀 헛갈릴 때가 있습니다. 물론 '다소 격한 표현'까지 유죄 범주에 넣는 것은 자제해야겠지만, 노골적인 쌍욕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보호할 내용인지는 좀...

 

물론 이런 염려에 대해 홍성수 교수도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민사상 배상도 가능하고, 징계할 수도 있고, 기타 사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거죠. 원론적으로 맞는 답변이긴 한데, 형사처벌을 대체할 수 있는 '사회적 제재'가 현실적으로 있는지는 좀 의문입니다. 돈 없는 사람이 날 모욕하면 민사소송 제기해서 이겨봤자 건져낼 돈도 없고, 법원이 그닥 큰 금액의 배상을 명령해주지도 않을 것 같고, 결정적으로 배상금이 변호사비용보다 더 적을 가능성이 큽니다. 같은 회사 사람이라면 사내에서 징계 절차를 밟아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런 수단도 안먹히죠. 홍성수 교수는 "근거없이 욕하는 사람은 사회에 설 자리가 없도록 사회적 제재를 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게 형사처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극단적으로 "모욕도 하나의 표현이니 그냥 수인하고 넘기는 게 표현의 자유가 있는 사회를 지키기 위한 사회성원으로서의 의무다. 꼬우면 너도 같이 욕해. 너도 잡혀갈 우려 없으니까." 라는 태도라면 찬반을 떠나 이해는 갑니다만... 형사처벌은 안된다고 하면서도 제재는 가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이게 과연 현실적인 건가 궁금하네요. 표현의 자유를 넓히는 쪽으로의 사회 변화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인데, 이건 어떻게 태도를 정해야 할지 아리까리 합니다.

    • 표현의 자유에 한 표 던집니다. 현실적으로 그런 법 적용이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억누르는 수단으로 더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 모욕죄는 있어야 될 것 같은데요. 다만 모욕을 하게된 이유와 표현의 수위, 횟수, 지속성 등에 따라 적용이 되어야 하겠죠. 그냥 말싸움 하다가 순간 욱해서 욕 한번 한 거 가지고 법적 처벌을 하는 건 과하겠지만,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별 이유없이 욕을 하고 모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도 법적 처벌이 아닌 사회적 제재로 가능할까요. 그렇게 따지면 스토커도 사회적 제재를 하면 되지 법적으로 처벌을 하기 더 어려워질 듯. 누군가를 사랑해서 따라다니든 미워해서 따라다니든 그것도 표현의 한 방법이니까요.
    •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되 스토커에 관한 법률 등을 제정해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막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는 것 같아요.
    • 박근혜가 인혁당 사건에 대해 정치공세라고 쌍욕 하나 없이 말할 때 수많은 사람들이 명예훼손을 당하고 모욕을 느끼겠지만 현실적으로 법은 그 앞에서 눈꼽만큼의 힘도 돼주지 못할 겁니다. 오히려 그런 박근혜에 대해 쌍욕이라도 하면 그게 법망에 걸릴지도 모르겠네요.
    • http://ko.wikipedia.org/wiki/%EB%AA%A8%EC%9A%95%EC%A3%84 <- 여기 개요에 있는 나라들처럼 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한국은 가뜩이나 이런걸 잘 악용해서요.
    • 모욕죄가 형사상 처벌이 불가능하고, 민사상 처벌은 가능하도록 놔둔다면 오히려 사회적 강자들에게 훨씬 더 유리하죠.
    • 민사상 처벌도 아주 힘들게 되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함부로 처벌해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걸 막도록 말이죠.
    • scape / 원래 민사 소송 자체가 굉장히 서로에게 힘듭니다. 근데 사회적 강자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서 맡길 수 있지만, 약자나 일반인 입장에서는 그게 불가능하죠. 결국 판결의 문제가 아니라 민사 소송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는 이미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죠. 그리고 판사를 믿지 못한다면 결국 민사 소송 결과도 사회적 약자에게 유리하게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힘들테구요.

      고무줄 판결이 문제라면 판사 내부의 지침이나 패널티 등 판사를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보완을 해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또 그 자체가 악용될 수 있기도 하죠. 결국 판사를 믿지 못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문제는 발생할 수 밖에 없죠.
    • 모욕죄보다는 언어폭력을 처벌하는 방법을 찾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런건 애매할 수 밖에 없긴 한데, 뭐 국민배심원제를 하면 좀 나은가요? 모르겠네요.
    • 민법상 불법행위로 가는게 맞다고 봅니다만, 그 이전에 일수벌금제와 징벌적 배상 등 계급간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장치의 도입이 필요하다 봅니다.
      모욕죄가 1년 이하 징역 200만원 이하 벌금이라죠? 빳따로 사람 치고, 조폭 시켜 땅에 묻고, 탈세와 편법증여를 일삼으며 멀쩡하게 잘 사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그분들께 벌금 200만원으로 기별이나 가겠느냐 말입니다.
    • 촤알리 / 모욕죄만 말하려 한 것은 아니고 명예훼손죄랑 묶어서 그런건 서구권을 따라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니 미국의 명예훼손죄를 예로 들면요.
      공직자나 공인의 경우 명예훼손죄로 소송을 걸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피해자가 가해자의 현실적 악의를 증명해야 하거든요. 이건 불가능하고 사실상의 면책이나 마찬가죠.
      단순히 형사 처벌 대상에서는 빠지고 민사만 가능하게 하는게 아니라 법 취지 자체가 전반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쪽으로 짜여져 있다는 겁니다. 사회적 강자 좋으라고 그렇게 법을 만든게 아니니까요. 따라가려면 당연히 그런 것도 뒷받침 되야 하는건데 흠, 뭐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지만요.
    • 욕한다고 형사처벌 하는게 말이 되나 싶습니다. 형사로 쉽게 가는 방식때문에 사회의 자정능력이 더 뭉툭해지는 감도크고요. 실제로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때문에 약한 사람들이 더 보호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것도 믿음일 뿐이지, 실증적 결과가 있는 근거는 아니고요.
    • 지속적으로 절 모욕하는 분이 계셔서 일단 그분 처벌부터....(욕 잘하는 사람 정말 있거등요)
    • 모욕죄는 일단 존치 의견으로 두고 보고요, 명예훼손죄는 폐지 방향으로 일단 두고 보고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오늘 오후에라도 없애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당장 폐지해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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