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독서모임] 세계의 끝 여자친구

다들 읽으셨나요.. 집으로 도착하기 500미터 전에 자동차 타이어가 유리를 밟고 터져서 길에 서 있습니다; 아이 먼저 집에 데리고 가야해서 마음이 급하네요 ㅜㅡㅜ 일단 글은 올리고;;;;;
    • 보험 아저씨가 5분만에 도착하셨습니다; 세상 좋아요 ㅜㅡㅜ 여하튼 이렇게 시작;;;;
    •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 김연수의 소설은 감성적이다. 시를 읽는 문학 소년, 소녀들의 감성을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감성.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인데 사실 나는 그런 취향은 아니다. 그런 야들야들한 감성 자체를 거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다른 사람이 창조한 야들야들 함을 찾아서 관람하는 것은 나에겐 너무 민망한 일이다. 그럼에도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는 참을 수 있는 야들야들함을 선사한다. 오래전 사랑에 대한 회상 이라는 점, 해피가 가져다주는 현실의 팍팍함이 나에게는 이런 감성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청량제 역할이 되었다. 아니면 자카란다 나무 사진의 힘일지도
    • 기억할만한 지나침- 19살 화자의 나이를 생각하면 사고방식이 너무 올드한 느낌..? 고3인데 중년 여성처럼 생각하는 느낌이다.. 성이나 결혼에대해 지나치게 깊게 생각하는것 같기도하고..(주인공의 엄마가 그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도 있겠지만..) 가족여행중에 낯선, 나이많은 상대와 충동적으로 첫 경험을 한다는 것도 좀 비현실적인것 같고.. 세상을 향한 혼란스러움 죽음이나 고통에 대한 동경, 엄마나 가족에 대한 냉소적 관점 같은 것은 그 나이의 혼란을 잘그려냈다 싶으면서도 부분부분 어색한 느낌..
    • 히히 타이어 갈았어요;; 이런일 처음인데다가 차가 펑!! 하고 덜컥!! 해서 놀랐는데 금방 해결 되었습니다. 다시 집으로 고고~ 타이어 교체 기다리면서 읽으면서 적어둔 짧은 감상 옮겨봤어요~
    •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때 - 서른에 그렇게 큰 의미가 있나? 잘 모르겠다. 나는 이십대 후반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그 시기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서른 살 생일은 나에게 너무나도, 너무나도 사소한 하루일 뿐이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다고 서른 즈음에 자신의 20대에 대해서 돌아보는 것이 이상하다거나 별나다거나, 30이라는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 호들갑 떨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서른즈음엔 누구나, 30이라는 숫자의 무게 앞에서 자신의 20대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반추해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다만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이미 헤어진, 그것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는 옛 애인을 만난다는 것은 30살 생일을 보내는 가장 찌질한 방법이 아닐까.
    • 모두에게 복된 새해 -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 고독하다는 것을 연주하는 이 없는 조율되지 않는, 그래서 죽은, 피아노에 빗댄 이야기다. 진부하지만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항상 나에게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어바웃 어 보이. 하나로는 부족해. 연애를 하면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착각에 사로잡혀 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외로움이란 그런 식으로 지울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 여러 사람들 속에서 조금씩 지워나가는 감정이라는 걸 깨닫고 본 영화가 어바웃 어 보이였다. 혜진은 누군가의 코끼리가 되길 바랐고 그게 그녀가 외로움을 지워나가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었으리라.. 비록 아직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본인은 치지 않겠다던 피아노를 다시 조율하기 시작한것, 그것은 더 이상 외롭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ㅎㅎ
    • 아니.. 많이 읽으신 책 같은데 이렇게 반응이 없다니.. 잠시 게임 한판 하고 오겠습니다 =3=3
    • 제가 추천했는데 지금까지 기절해 있다가 방금 정신을 차렸어요.
      정신은 차렸지만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

      책 얘기를 조금 하자면,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읽는 것인데 느낌이 사뭇 다르네요.
      처음 읽었을 때 감성 넘치는 약간은 오글거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다시 처음부터 후반부까지 읽었는데 아름다운 이야기 안에 인간과 사회에 대한 시선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한 관점을 강조하면서 읽는다면,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는 (연인이든 아기이든) 상실에 대한 이야기,
      '기억할 만한 지나침'은 1980년대 한국 사회에 대한 특히 기형도로 대표되는 시대적 분위기를 보여주고,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용산 사태 등을,
      '모두에게 보관 새해'는 의사소통에 대해,
      '내게 휴가가 필요해'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고향을 잃은 또는 그곳으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김연수 소설은 겉으로 달콤함을 가장하지만, 당의정을 빨아 먹고 나면 전혀 다른 세계에 도달하게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합니다.
    • 게시판에 늦게 들어왔어요.ㅠ 지금이라도..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김연수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서 김연수를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요. 레옴님이 위에 말하신것처럼 문학소년 소녀의 감성을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감성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섬세함이 좋아요.
      작가의 말에서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이 행위 자체가 우리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잇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라고 하는데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들의 대부분에서 우리는 과연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가, 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다고 봤어요.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에서 '나'-케이케이, 해피-남편, '나'-해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나와 해피가 'nak'과 '하이퍼바이터미노우시스에이'가 무엇인지 짐작하며 서로에 대해 어슴푸레하게라도 안것 같아서, 우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도 이런 상황이라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겠구나 생각했지요.
      • Nak과하이퍼바이터미노우시스에이에 대한 이야기는 저도 좋더라구요. 어차피 타인에 대한 이해가 완벽할 수 없다는 자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런식으로 막연하게나마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 나간다는 긍정의 시선이 좋았어요.
    • 책 내용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마음상태가 다음번에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의 마음상태에도 영향을 미치는것 같아요.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처음 읽었을 때 제 상황이/기분이 우울하고 밑으로 가라앉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펼쳐들었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이해'에 너무 집중해서 그런건지. 전남친에게 이 책을 선물했을 때 그 사람은 책 내용이 어렵고 잘 읽히지 않는다고 했는데 마치 제가 이해받지 못한 기분이 들더군요.
    • 저는 이 단편집에서 '달로 간 코미디언'을 가장 좋아합니다. 다른 곳에서 먼저 읽고 강한 감동을 받았었어요.

      약간의 추리 형식을 가지고 전개되는 구성이 주는 흥미+연애의 시작과 헤어짐, 그리고 진짜 이별까지의 화자의 성장과정+여자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저에게 불러오는 공감작용 등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 용산 참사 이야기는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되었을 때를 말씀 하시는 거죠? 화재나 사회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렇다고 용산에 대해 이야기한 소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들이 소통이나 인간 관계에 대한 모티브,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지만 딱 거기까지죠. 용산과 같은 사회적 소통이 핵심 주제고 주인공의 사적인 인간관계가 그런 소통에 대한 은유라고 보기엔 이야기가 너무 사적이고 개인적인 수준이라고 보여지거든요.. 작가가 그런 문제에 관심이 있고 그걸 큰 범위의 소통이라는 문제로 풀어나가려 한다는건 알겠습니다만...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이 단편의 제목은 독서모임에서 예전에 읽었던 김연수 장편 소설의 제목과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이 단편에 더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노을 사진 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사진 작가와 그 작가의 평전을 쓰는 주인공이 감정의 교류를 하는 뭐 그런 이야기죠... 외로움이라는 것이 굳이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으로 만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어떤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설명하지 않아도 그 감정을 이해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받는다는 뭐 그런 이야기겠죠... 한편으로는 반대로... 가장 가까운 사람, 혹은 내 감정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그 한사람 -이 이야기에서는 남편- 이 그 감정을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그만큼 큰 외로움은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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