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자격 재밌네요.

게시판에서 종종 거론되었던 것 같은데, 저는 사실 하는 줄도 몰랐거든요.

어제 일찍 퇴근해서 iptv로 대충 다 봤어요. 16부작이라 짧기도 하고, 심심했기도 하고.

하나하나 다 인상 깊었습니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다들 연기를 잘하셔서 정말 좋았어요. 특히 김희애 남편 역할 하신 분(이름은 모르지만...)이랑 혁권더그레이트가 참 좋았어요.

김희애 남편 역 배우분은 얼굴은 눈에 익은데 한번도 이렇게 인상적인 역할을 하신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런 대단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데, 늘 고만고만 비슷비슷한 역할을 했으니 그 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습니다. 꼰대(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군요)의 집합체, 정수 같은 느낌이었어요. 주변에 보이는 꼰대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한 느낌. 당분간 그 분 얼굴보면 본능적인 분노가 남아있을 듯 합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도우미 껴안고 김희애에게 전화걸어 임재범을 고해를 불러재끼던 장면은 잊지 못할 거 같아요. ㅋㅋ

혁권더그레이트는 마지막 회에서 두집살림하는 약간 소심한 남편에서 어느순간 수퍼갑으로 변신하는데 이야~했습니다. 갑자기 어두운 오오라가 뭉게뭉게 ㅋㅋㅋ

또 인상적이었던게 강남 학원가에 대한 묘사 부분이었어요. 잠깐 저런 학원에서 일을 해 본 적이 있는데 엄마들 대화나 학원 분위기, 시스템까지 굉장히 리얼해서 감탄하면서 봤어요.

대본도 연출도 다 좋았어요. 아무리 미니라고 해도 이토록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이고 균질하게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 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나마 꼽자면 김수현의 인생은 아름다워 정도? 종편에 기본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입니다만 최근 케이블 드라마들도 그렇고 기존 공중파 중심의 (여러문제를 안고 있는) 드라마 시장을 생각해보면 이런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는 게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좋은 드라마인데 종편에서 방영해 잘 안알려지고 묻히는 게 좀 안타깝네요. 이걸 종편에서 방영하게 되어 좋은 드라마에 더 가까워졌다는 건 또 아이러니지만요.
    • 저는 그 조선족 가정도우미 아줌마 연기가 좋았어요.
      결이네 집, 결이 할머니네 집, 결이 고모네님... 무려 세 군데 집을 살림을 책임지면서 드라마 전체의 진행을 감시하는 능력자(?) 분위기가 느껴졌거든요.
    • 달빛처럼/ 저도 그 분 캐릭터도 연기도 좋았어요. 사실 다들 연기를 잘하고 어디하나 어설프게 놓이거나 소모되는 캐릭터가 없어서 정말 감탄하면서 봤어요.
    • 저도 이번주에 재방송을 몰아보고 글을 올렸었습니다 ㅠ_ㅜ 재미있는것도 재미있는거지만... 듀게에 글을 올려서 마구 칭찬해주고 싶은 드라마에요! 제 글엔 안 썼었지만 다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보통 드라마에선 김태오 캐릭터가 신데렐라의 왕자님같은 '능력자'여야하는데, 이 드라마에선 결이 이모 캐릭터가 은근 능력자같더라구요. 부자는 아니지만 젊은나이에 자기 사업하고 소문도 물어오고 반찬이나 이불해주며 도와주고 마지막엔 애인도 사귀고!... 암튼 좋았어요 아내의 자격 ㅠ_ㅜ
    • 전직 아나운서 둘이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는 장면이 충격적이었어요.
      진짜 화끈하게 찍었더라고요..
    • 나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입감 장난 아니였어요. 아 저 두분 진짜 배우가 되셨구나 했죠. (응?)
    • Nari/ 아마 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고 봐야겠다 결심했던 것 같아요. 감사드려요, 좋은 드라마 만나게 해 주셔서. 근데 진짜 동생분 너무 멋지더라구요, 정말 능력자.



      나쁜/ 아 진짜 그 장면들도 정말 대단했어요. 특히 임성민이 본처 패대기칠 때요. ㄷㄷㄷ 사실 권혁권이 집에 있는데 본처가 벨눌렀던 순간부터 임성민이 본처 패대기치고 응급차에 오르는 장면까지 정말 몰입해서 봤어요. 어쩜 그렇게 긴장과 해학을 다 담아내는지 ㅋㅋㅋ



      달빛처럼/ 아닌게 아니라 그 두 분 지금껏 봤던 연기 중 가장 물오른 연기였던 거 같아요. 꼭 싸우는 장면 아니더라도 말이죠. 강남학원가에서 엄마들 바로 캐스팅해 온 것 같았어요.
    • 저도 장현성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배우는 최은경씨랑 임성민씨예요. 특히 최은경씨;; 너무 실감나서 진짜 저런 사람같아!! ;ㅁ;
    • 이 드라마는 안봤지만 장현성은 나중에 정말 만개할꺼에요. 모든 지식인을 수식할 수있는 연기가 가능해요.

      반듯한, 권태로운, 변태같은, 비열한, 찌질한, 동성애자인, 수줍은, 괴로워하는, 돈없는 또는 부유한 지식인.
    • gandy/ 맞아요, 최은경씨. 왜 그리 이름이 생각나지 않던지... 일요일 아침 해피타임에서만 봐서 그런지 그렇게 잘하는 사람인 줄 정말 몰랐어요.



      따숩/ 작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이성재씨도 요 몇년 작품운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좋은 작품 만나서 좋더라구요. 인삼 음료 광고 보면 안타까워 했었는데, 앞으로는 더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살구/ 그 분 정말 나중에 잘 되시길! 이 드라마에서는 변태같은, 비열한, 찌질한 지식인(이라기는 좀 그렇지만, 운동물 살짝 먹은 고학력 기자니까 그럭저럭 지식인) 역할을 정말 잘 소화했죠. 앞으로 나머지 역할들을 맡을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어요.
    • 조선족 도우미 역할하신 분은 길해연 씨라고 연극계에서 이미 유명하신 분입니다.
      옛날에 영화 마파도에도 섬 할머니 무리 중 한 명으로 나오셨었죠.

      그나저나 저도 챙겨봐야겠군요. 드라마 아줌마 팀이 다시 모였다니!
      아줌마에서의 강석우와 심혜진 캐릭터가 떠오르네요. 정말이지 찌질 지식인의 정석을 보여주죠.
      2012년 판은 어떻게 업그레이드됐을지 기대돼요.
    • 대치동 사는 제 친구가 1편 보고 관뒀대더군요. 그 동네 학부형들을 소름끼칠만큼 잘 묘사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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