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자에게 '가정적'이라는 말을 대체할 표현이 있을까요?

현재 비혼이고, 결혼에 대해서는 고려해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20대에는 밖에서 지인들과 어울리고 공연이나 락페 등에서 뛰어 노는 걸 좋아했는데, 30대 들어서는 성향이 많이 바뀌었어요.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해서 주말에는 거의 제가 식사를 준비합니다.

주로 한식이예요. 국물을 좋아해서 국이나 찌개는 꼭 있어야 하고, 나물이나 조림류의 반찬을 주로 만듭니다.

주중에도 거의 퇴근하면 바로 귀가를 하는 편이라, 적당한 반찬이 없으면 오징어 채 무침이나 계란말이, 겉절이 같은 간단한 반찬을 만들어서 저녁식사를 합니다.

 

집 꾸미는 것도 제법 즐기는 편이예요.

집 사정으로 본가에서 5분 거리에 동생과 둘이 살고 있는데, 작은 집이라 가구까지는 욕심을 못 내고(다행이죠; ㅎㅎ)

카펫이나 거실에 놓은 쿠션, 대방석은 철 대로 커버를 바꾸고 수납함이나 작은 찻상 같은 것은 종종 들여 놓습니다.

그릇도 좋아해서 찻잔이나 접시는 되도록 세트로 쓰려고 하고요.

 

보통 이런 성향을 '가정적'이라고 하는데... 앞서 얘기한대로 저는 비혼입니다.

그래서인지 지인들은 저에게 '이제 결혼을 하면 된다'면서 잔소리를 하곤 하네요.

 

하지만 이건 취향일 뿐이지 않나요? 혼자 살아도 음식해 먹고, 집 꾸미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이게 다 망할 '가정적'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라는 생각에 이르니, 대체할 만한 표현이 없을 지 궁금해지네요.

 

영험한 듀게님들의 제언을 기다립니다.

방어에 효과적으로 쓰이게 될 겁니다. ㅎㅎㅎ

    • 때되면 결혼해서 애 낳아야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안 먹힙니다..



      저는

      1. 남자들이 저를 안 좋아해요.

      2. 어쩌면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라고 대답합니다. 농담 아님...
    • 살림을 잘한다. 이건 어떠세요?
      • 살림-주부-결혼

        이렇게 이어집니다...
    • 음. 아무래도 살림에 특기가 있는 분에게는 그 재능이 여러 사람에게 돌아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되겠지요?
      1인 가정은 자유롭긴 하지만 덜 경제적이긴 해요. ㅋㅋ
      그냥, 살림이 특기고 취미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림하기는 싫다. 이 정도로 타협하시는 편이.
    • 잠익2 / 저는 '남자에게 관심이 안 생긴다'고 했더니 '그러면 안된다'면서 손을 붙들고 눈물을 글썽이는 분까지 있더군요...; 공감합니다.
      윙윙 / 비슷한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다른 사람 한테도 먹이고 싶지 않니?' 같은 말이요... 나를 위해 살림하고 싶다. 좋네요. 감사합니다. ^^
    • 가정적이신 거 맞네요. 스스로를 위해서뿐 아니라 식구들을 위해 기꺼이 요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건 가정적인 거죠. 그게 꼭 결혼으로 이루어진 집단이어야 하는 건 아닌데, 보통 사람들한테는 가정이라고 하면 결혼과 출산으로 구성된 형태가 가장 익숙하니까 그런 오해가 발생하는 거겠지요.
    • 자두맛사탕 / 좋네요~ +_+ ㅎㅎ
      해삼너구리 / 그런 것 같아요. '주부'도 살림을 하는 사람이지 '엄마'나 '아내'는 아닌데, 성 역할을 지칭하는 단어처럼 쓰이죠. 남자가 주부일 수도 있잖아요~
    • 정확히 대체할 수 있을만한 한 단어는 안 떠오르고요.
      음식을 만들어서 잘 챙겨먹는다-> 30대 되니까 건강관리 차원에서 잘 챙겨먹게 된다/ 혼자 살건데 내가 나를 챙겨야지 누가 챙기겠나
      집 꾸미는 걸 좋아한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이 정도로 풀어서 방어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 자두맛사탕 / 아아~~ 생활의 달인!!!!! +_+
    •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
    • 정독도서관 / 댓글을 나누다 보니 그런 조언(?)을 하는 지인들과 저의 관점 차이가 확실해지는 것 같아요.
      도서관님 말씀처럼 얘기하면 다 핑계래요~ㅎㅎ '결혼 할 때가 되서 그런거다. 닥치고 남자를 만나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roger / 아앗... 그 정돈 아닌데... (블로그를 시작해볼까?)
    • 진로포도주/ 그쵸 결혼 안 해도 주부일 수 있고요.
      사실은 제가 그렇슴.. 어디 가서 주부에요 하면 어 결혼했어요? 하는데 아뇨 그냥 건사할 식구가 좀 많아요 하면 처음에는 안 믿다가 제 생활을 보고는 곧 납득하더라고요. 으흐흐; 그러나 네식구 살림을 도맡아 하는 저는 빼도박도 못하게 주부. 저녁 찬을 안 해놓으면 저녁 약속도 못 잡죠.
    • 근데 주부의 부자가 아내 부자긴 하죠.
    • 촤알리/ 과거에 남자가 바깥양반이고 여자가 안해, 안사람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말이라서 그렇긴 하지만, 사전적 의미는 집안의 살림을 맡아서 하는 안주인 이 정도의 뜻이고, 거기에 성별은 들어가지 않지요. 지금은 스스로를 주부로 칭하는 남자들도 적지 않은 걸로 압니다.
    • 해삼너구리 / 아 그러시군요. 저도 이제 엄마가 '나 주말에 수육 먹고 싶은데~'라며 넌지시 주문을;; 금요일은 퇴근 길에 장보는 날입니다. 비혼 주부 화이팅~ +_+
      촤알리 / 일찌기 퀴즈쇼에 출연하여 활약하신 '미스터 주부퀴즈왕' 한석규님이 계시지요~ ㅎㅎ
    • 윙윙님 댓글 힌트로 '1인 가정적'
      '생활적'에도 1표 투표합니다. 좋군요.
    • sent & rara / 며칠 전에 '1인 가정 가구 수가 2인, 3인 가정 가구수를 추월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본 기억이 있네요. 사회적으로 인정해 줘야 합니다 이거~
    • 해삼너구리 / 남자가 집안 살림을 할 경우 딱히 부를 호칭이 없어서 주부라고 부를 뿐이지 사전적 의미로는 여자를 칭하는 게 맞죠. 주부의 '부'자가 '아내 부'자이고 한자로 계집 여자를 쓰는데 그 '부'자가 여자를 칭하는 게 아니라고 하고, 아내라는 말도 안사람일 뿐 결혼한 여자를 칭하는게 아니라고 하면 뭐 한도 끝도 없긴 하죠.
    • 촤알리/ 주부라는 말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결혼한 여자가 살림을 하는 게 사회적으로 당연시 되었기 때문에 婦자가 들어갔지만, 단어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고 지금에 와서는 주부가 꼭 여성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훗날에는 주부의 사전적 정의에 핵가족이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로 여겨지던 과거에는 가사노동을 주로 결혼한 여성이 도맡아 했기 때문에 블라블라 이런 식의 추가 항목이 붙을 수도 있겠지요.
    • 해삼너구리 / 물론 지금 남자를 주부라고 하는 경우가 꽤 있으니까 그렇게 이상하다거나 잘못된 쓰임이라고 제가 말을 하는 게 아니구요. 주부라는 말에 성을 칭하는 말이 없다고 하니까 사전적으로는 성을 지칭하는 말이 들어가 있다고 하는 거에요.

      운전이 미숙한 사람 중에 여자가 많다 보니 그런 사람을 김여사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남자 중에도 운전 미숙한 사람을 그냥 통칭해서 김여사라고 부를 수는 있죠. 그런데 님의 말은 김여사라는 말 자체에 여자를 칭하는 말이 없다고 하는 거나 똑같은 거죠.

      "사전적 의미는 집안의 살림을 맡아서 하는 안주인 이 정도의 뜻이고, 거기에 성별은 들어가지 않지요." 이게 님이 하신 말이에요. 사전적 의미로는 성별이 들어가요. 사전적 의미가 변용이 되어서 남자도 주부라고 부를 뿐이죠.
    • 저 역시 살림을 잘한다로 뻐뜩 떠올랐어요. 집안일을 좋아한다!는 어떤가요. 암튼 훌륭하십니다 짝짝짞
    • 앗 저랑 비슷한 성향이시군요...전 그릇덕후에요ㅠ저는 당연히 결혼할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을 많이 듣는데 '생활적'이라는 단어 좋아요
    • 촤알리/ 계속 같은 말의 반복인 것 같기는 한데; 최초의 의미에서 이미 성별 중립적(?)으로 변용되었고, 그래서 남자에게도 무리없이 적용될 수 있게 되었다고 보아서 사전적 의미에서 성별은 제외되었다고 한 겁니다. 사전적 의미라는 것도 결국 시대에 따라서 변하는 거니까요. 처음 촤알리님께서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원어적 의미를 말씀하신 줄 알았는데요. 아니었나요?
      • 그냥 지금 사전을 찾아보세요. 사전적으로 여자를 지칭하는지 아닌지. 더해봤자 말꼬리 무는 거 밖에는 안되겠네요.
    • 소녀 가장이 아빠 노릇까지 한다고 아빠가 성별과 관계없는 낱말이 아니듯이
      최근에 일부 사람들이 주부 구실을 하는 남성을 가리킬 때 쓰기도 한다는 것 뿐이지 주부는 사전적으로도 쓰임도 여성만 뜻합니다
    • 촤알리. 쿠융훽/ 제가 표현한 그대로 나와 있어요. 사전에. '집안의 살림을 맡아서 하는 안주인', 물론 두번째 뜻으로 차례 맡은 이의 아내라는 의미도 있더군요. 이 경우에는 분명히 여성을 의미하지요. 그렇지만 전자의 경우 여성적 뉘앙스가 있다 하더라도 굳이 여성으로 한정해서 해석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이미 그렇게 사용되지 않는데 하는 거지요. 소녀가장의 예는 부적절해요. 소녀 가장은 가장의 역할을 하는 거지 아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아 자꾸 하다보나 주부탈트 붕괴... 主婦에는 성별을 구분해서 남녀에게 성역할을 정해주는 의미가 다분하니 한자를 다른 걸로 바꿔달라는 운동이라도 해야할까봐요.
    • 촤알리, 쿠융훽 / 사전적 뜻을 찾아보면 성 역할이 포함된 단어가 꽤 될 겁니다. 한자어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주부 (主夫)-신어-[명사] 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맡아서 꾸려 가는 남자. ‘주부(主婦)’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요즘은 이런 단어도 생겼나봅니다. 말은 변하는거니까요.
    • 해삼너구리 / 네이버 찾아보셨나 보군요. 다음에는 여자라고 지칭이 확실히 돼있죠. 그럼 똑같은 네이버 사전에서 안주인이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 지 찾아보세요. 네이버 사전에서는 안주인을 집안의 여자주인이라고 나옵니다. 님의 해석은 안주인은 여자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고 하는 건데... 똑같은 네이버 사전에서 주부를 안주인이라고 하고, 안주인은 여자 주인이라고 나오면 주부도 여자를 지칭한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 진로포도주 / 主婦가 여성을 지칭하는 거기 때문에 남자를 일컫는 그런 신조어가 나온거겠죠. 그 신조어로 애당초 주부를 말하지는 않았던 것 같구요. 그랬다면 주부는 성별을 지칭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했겠죠.
    • history가 남성적이라고 herstory로 바꾸자던 농담(진담?)이 떠오르는군요
    • 촤알리, 쿠융훽 /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보다 한자의 뜻이 더 앞서는 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그게 다르다보니 主夫 같은 단어도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이 단어가 필요하다는 건 아닙니다.)
      알려주시려고 한 바는 알겠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네요. 통상적인 의미가 먼저인가, 단어를 구성하는 한자의 뜻이 먼저인가의 문제로요. (성 역할에 대한 논쟁은 아니길 바랍니다;)
    •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 역시 주부는 결혼한 여자를 지칭하죠. 그러니 해삼너구리님이 주부라고 하니 결혼했냐고도 하는 거고. 인터넷에서 누가 자신을 주부라고 하면 아직까지는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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