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제, 프런코..기타잡담...

목요일은 가볍게 건너 뛰고 금요일부터 여성영화제를 보러다니는 중입니다.

 

금요일엔 요시코와 유리코, 해피이벤트를 봤고

토요일엔 프라이즈 게으름 부리다 놓치고 톰보이와 퀴어레인보우섹션 단편모음을 보고왔죠.

 

원래 해피이벤트는 신혼부부가 겪는 육아의 괴로움을 보여줄 것이 상상되어서 볼 생각이 없었는데

오전 예매작을 일정상 취소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꽤 잘 만들었더군요.

요시코와 유리코, 해피이벤트 다 괜찮은 수작들이었어요.

 

GV에서 들어보니 요시코 역으로 나온 배우는 신인배우라더군요.

여담이지만 일본어 통역을 해주신 분이 한국어가 아직은 능숙하지 않아서 소통에 5%정도 장애가 있었어요.

나중엔 감독이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위주로 한다는 생각도 들긴 했는데, 그래도 작품에 좀더 공감할 수 있긴 해서 만족.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도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어요. 그녀의 말에 대한 감독의 답변 중 의도치 않게 깨는 부분도 있었지만.

 

흥미로왔던 건, 요시코와 유리코가 실존인물이었다는 것이죠. 근데 정말 유리코의 부모같은 사람들이 그 시대에 가능했을까요?

 

해피이벤트에서 마음속으로 가장 박수를 쳤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어요.

 

"옷이 그거밖에 없어?"

 

"내가 꾸밀 시간이 어딧어?"

 

연인에서 부부가 된 남녀의 성별분업,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야금야금 변해가는 남녀관계, 부부관계, 심리상태와 행동 들...

분명 뻔해질 수 있는 소재잖아요? 근데 그걸 조리있게 잘 풀었어요. 제가 상상했던 구태의연함이나 진부함은 없었죠.

 

여배우의 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명 제가 좋아하는 얼굴타입은 아닌데, 매우 매력적이에요.

아기가 생기기 전과 후,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은 그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더 대조되더군요.

 

톰보이는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줍니다.

여동생 엄청 귀여워요. 보는 내내 배우들의 실제 나이가 궁금해지더군요.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표정을 표현해내는게 과연 어린 나이에 가능했을까... 쟤네들은 진짜 몇 살일까.

 

퀴어단편모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아무래도 마지막에 상영된 디피컬트 러브였습니다.

상영 후 디피컬트러브를 만든  자넬레 무흘리감독이 참석한 시네토크 시간이 있었는데 한시간 넘게 진행되었죠.

 

다큐영상이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다큐의 힘은 바로 그 진실성에 기인하죠.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시간도 시간이고 부분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질문들이 겹치기도 해서 하진 않았어요.

 

남아공의 상황이 궁금했거든요. 특히 펀딩이나 상영 과정의 어려움이 듣고 싶었는데 국영방송에서 제작 지원 및 상영을 했다는 것에 놀랐어요.

우리는 빌리티스의 딸들이나, 인생은 아름다워를 방영하는 데에도 적지않은 난리를 겪었는데 그런 것은 없었는지, 어떻게 이겨냈는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 모두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출연을 수락하진 않았을텐데 어떻게 설득시켰나. 

(커밍아웃일 수도 있는데) 그 후 그녀들은 위험에 처하지 않았는지...

 

여성들끼리 스킨십이나 손잡고 길걷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러운(?) 한국적 상황이라든가,

게이관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그럼으로써 "무시되기 때문에 보호되는(?)" 레즈비언관계의 역설적 현상에 대해서도 깊진 않지만 살짝 언급되었어요.

 

 

프런코4를 집에 와서 봤습니다.

 

전 김혜란 디자이너가 우승한게 더 좋습니다. 이지승 디자이너의 뛰어남을 몰라서가 아니라...

에피소드를 좀 흥미위주로 편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피해를 본 것도 있겠지만 이지승디자이너가 시즌 내내  좀 많이 얄미웠어요.

그에 비해 천사표도 아니지만 "솔직한", 그리고 자기 감정에 충실한 김혜란 디자이너가 조금 더 인간적으로 다가왔거든요.

그리고 약간 서늘하고 에스닉한 무드를 제가 좀 좋아하기도 합니다.

 

 

남쪽여행을 다녀왔는데... 흐드러지는 벚꽃길과 홍매화가 너무 아름다왔어요. 지금 카드리더기가 없어서 사진업로드를 못하는게 아쉽군요.

 

좋은 밤 되시길.

    • 저는 오유경 디자이너 응원했는데...응원하는사람 주위에 저밖에 없더군요..그래도 세 디자이너 모두 실력이 좋은듯해서 아쉽지 않았어요 주말에 비와서 남쪽엔 꽃이 다 떨어졌겠죠.. 월화 휴일이여서 갈까했는데 넘 속상합니다..
    • 넘어져서 이가 박살났다는게 정말입니까
    • 저도 뒤늦게 찾아봤는데요, 이지승이 확실히 잘했지만, 쇼를 다 보고난 느낌은 김혜란이 우승하겠다였어요. 그리고 역시 김혜란이 우승하데요. 그게 이지승은 옷이 이쁜데 반해, 쇼가 심심했어요. 김혜란은 솔직히 디자이너는 별로였고(시즌내내 왜 안떨어지는지 미스테리였어뇨;;;), 모히칸이란 주제도 별로;;;;였지만, 쇼가 재밌더라구요. 오유경씬 훨 더 다듬어야겠단 느낌이 들데요. 그래서 슬프게도 김혜란이 우승하겠구나하고 감이 오더라구요.
    • 그나자나 이지승과 김혜란은 몇키로나 빠진거래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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